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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가 파편화되고 있다. 진솔한 속내를 나누고 싶지만 쉽지 않다. 허세와 기만으로 꽉 채워진 SNS도 신물이 난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익명 SNS를 기획한 청년사업가들이 있다.

'익명으로 이야기하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단상에서 출발했다. MBC의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개발하고 있던 익명 SNS에 시간이 지나면 댓글이 지워지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거기에 추천과 비추천 기능을 추가해, 비추천이 많은 댓글은 더 빨리 지워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나쁜 기억지우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9월 28일 코툰 이준호 대표를 만났다. 현장 인터뷰에 아쉬움을 느껴 14일 서면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다음은 이준호 대표와 나눈 서면 인터뷰를 정리한 것.

현재를 괴롭히는 기억, 지워드립니다

코툰 이준호 대표와 미상경 총괄의 인터뷰 모습 코툰 이준호 대표와 미상경 총괄의 인터뷰 모습
▲ 코툰 이준호 대표와 미상경 총괄의 인터뷰 모습 코툰 이준호 대표와 미상경 총괄의 인터뷰 모습
ⓒ 이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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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기억은 지나고 나서 교훈으로 남기도 한다. 어째서 지워져야만 할까.
"교훈으로 간직할 수 있는 건 이미 '나쁜 기억'이 치유되었다는 말이다. 우리가 말하는 나쁜 기억은 현재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트라우마처럼 말이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쁜 기억 때문에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쁜 기억은 지워져야 한다."

- '나쁜 기억지우개'라는 모바일 앱을 만들었다. 이 앱에서 구현한 것과 앞으로 구현할 것은 어떤 게 있나.
"우리가 생각한 나쁜 기억은 트라우마와 같은 의미였다. 하지만 막상 앱 서비스를 시작하고 보니 유저들은 가벼운 고민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고민 지우개'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이제 유저들은 이곳에서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며 조언해준다. 즉, 현재 '나쁜 기억 지우개' 앱에는 트라우마를 털어놓음으로 '해소'에 초점을 맞춘 '기억 지우개', 고민을 털어놓음으로 타인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고민 지우개' 두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고민에 대한 글들이 늘어나며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 고민이 해결되는 단계를 세 단계로 나누었다. '나와의 대화', '친구와의 대화', '상담사와의 대화'가 그것이다. 현재 '기억 지우개'는 '나와의 대화', '고민 지우개'는 '친구와의 대화'와 같이 작용한다. 추후 '상담사와의 대화'에 해당하는 모바일 상담 서비스를 넣을 예정이다. 현재는 유저가 늘어나며 '친구와의 대화'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져서, 이 부분을 먼저 가다듬을 예정이다."

- 앱을 통해 도움을 받았던 사례나 보람을 느꼈던 사례는?
"'나쁜 기억 지우개' 앱에 '운영자님에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20대 여자분이었는데, 여러 가지 힘든 상황 때문에 앱을 이용하고 있던 초창기 유저였다. 그러다가 집 근처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그때 상담을 해준 분이 나의 지인이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그 후 실제로 만나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막막할 때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위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외에도 '구글 플레이'에 올라온 앱 리뷰, 앱을 통해 보내온 유저들의 피드백을 보면, 60~70%가 이 앱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다.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보람 이상의 것을 느낀다."

고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앱

나쁜기억지우개 나쁜기억지우개 앱의 유저가 남긴 글.
▲ 나쁜기억지우개 나쁜기억지우개 앱의 유저가 남긴 글.
ⓒ 이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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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 상담이라는 것은 전문가의 1:1 대면으로도 쉽지 않다. 또 대중이 상담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있을 텐데.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실 나는 상담을 잘 모른다. 상담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상담을 받아본 적도 없다. 다른 사람처럼 적당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래서 '상담'에 대해 확실히 정의 내릴 수 없다. 다만 책이나 주위 상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해 본 바로 상담은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현재 자신의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나쁜 상황에 지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 상담사는 내담자가 자신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대중이 상담에 참여한다는 점에 대해 상담 전공자 열에 아홉은 부정적이다. 정신력이 약해진 내담자에게 상담은 큰 영향을 미치는데, 상담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상담을 진행하면 내담자의 삶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감한다. '나쁜 기억 지우개'에서 현재 '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담'이라기보다는 고민을 주제로 한 타인과의 '소통'에 가깝다.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 고민에 대한 경험이 있는 유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준다. 같은 고민이라도 다양한 방식의 경험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듣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객관화가 일어난다. 쉽게 말해 가벼운 고민이 있을 때 친구와 술 한잔하며 대화하듯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단 오프라인 친구는 한정되어있지만.

'나쁜 기억 지우개'에서는 전 세계 각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경험의 범위가 늘어나기 때문에 더 다양한 경험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집단지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유저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 유저를 정확히 찾아내 고민을 노출해주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다. 이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를 참고했다. 우리는 고민 '큐레이션'이라 이름 지었고, 현재 개발팀이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 앱이 구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라면?
"서비스를 진행하며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다 보면 목표가 조금씩 수정된다. 현재도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언제, 어느 때 고민을 올려도 그에 대한 경험이 있는 유저에게 정확히 노출되어 빠르고 진정성 있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또한 이 단순한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서비스적 목표다. 알고리즘만 정확하다면 유저가 늘수록 좋은 조언을 받게 될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그에 대한 피드백(공감, 조언 모두 포함)이 고민을 올린 당사자에게 의미 있게 다가와서 부정적인 감정(나쁜 기억, 고민 모두 포함) 때문에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현장 인터뷰를 나눈 후, 추가 서면 인터뷰를 나눈 내용을 바탕으로 쓴 기사입니다. 현장 인터뷰 내용은 기업경제신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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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터넷 언론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사건에 함구하고 오보를 일삼는 주류언론을 보고 기자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로 찾아가는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으며 취재를 위한 기반을 스스로 마련 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정치, 사회를 접목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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