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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다가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이 1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 해경은 불법조업 중국어선 2척(106t급)을 나포했으며 이들 어선에는 까나리와 잡어 등 어획물 60t이 실려 있었다. 2016.10.12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다가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이 1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전용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 해경은 불법조업 중국어선 2척(106t급)을 나포했으며 이들 어선에는 까나리와 잡어 등 어획물 60t이 실려 있었다.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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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을 단속하던 우리 해양경비안전본부(아래 해경본부) 고속단정이 침몰한 사건을 계기로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해양경찰청(아래 해경) 부활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천 여야 정치권에 해경 부활과 독립 필요성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해경본부 세종시 이전을 강하게 반대했던 인천에서는 여야 국회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가 해경 부활을 넘어, 해경을 인천에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을 모으고 있다.

우선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난 12일 "해경 해체는 박근혜 대통령의 실책"이라며 "해경 부활이 정도(正道)"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해경 부활은 국민의당 당론이나 다름없다.

해경 부활에 부정적이었던 새누리당 안에서도 '해경 부활론'이 등장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군예산군)은 "삼면이 바다고 해양국가가 돼야할 상황에서 이제는 과거에 있었던 해경을 부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국회의원은 더 적극적이다.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은 "(해경이 해체되고) 해경본부가 국민안전처로 편입돼 세종시로 간 것은 배가 산으로 간 것이다. 해양경찰의 사기 진작과 신속한 임무수행을 위해 해경을 부활시켜 인천에 다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구을)은 "해경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독립시켜야 하고, 서해 5도 인근에서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만큼 신속한 대응을 위해 인천에 재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 긋는 이정현 "정부기관 부침개처럼 뒤집으면 안 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2일 오전 인천시 동구 만석부두를 방문해 해경이 나포한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 어선은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등으로 혐의로 해경에 나포돼 법원 판결 등을 앞두고 있다. 2016.10.12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2일 오전 인천시 동구 만석부두를 방문해 해경이 나포한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 어선은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등으로 혐의로 해경에 나포돼 법원 판결 등을 앞두고 있다.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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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을 방문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해경 부활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나포해 정박해놓은 만석부두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효율성을 감안해 개편(=해경을 국민안전처로)한 것"이라며 "정부기관을 부침개 부치듯이 이리 엎고 저리 엎고 하면 조직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경 부활과 인천 존치를 촉구하는 인천지역 정치인의 목소리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모두 "해경을 부활해 인천에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유섭 새누리당 인천시당위원장(부평구갑)은 <인천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해경은 반드시 독립돼야 한다. 다만, 과거 해경이 아닌 현장대응능력이 강화된 해경으로 재편돼야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를 거쳐 자연스럽게 독립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밝혔다.

박남춘 더민주 인천시당위원장(남동구갑)은 "부활한 해경의 컨트롤타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둬야한다"고 했으며 "해경을 부활시켜 인천으로 원상 복귀시키는 것을 시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당 윤관석 의원(남동구을) 또한 지난 13일 해경 부활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경 해체 후 대응력 떨어지고 중국어선 더욱 기승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박남춘 의원이 지난 7월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아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박근혜 정부가 2014년 해경을 해체한 이후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북방한계선(NLL) 주변에 출몰하는 중국어선 수는 2015년 기준 월 평균 4300척으로, 이는 2014년보다 월 평균 500척 늘어난 수치다. 올해(6월 기준) 또한 월 평균 4238척이 출몰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중국어선 단속 건수는 지난해 5월 기준 199건에서 올해 5월 기준 106건으로 46%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해경을 부활시켜 독립성과 단속 작전권한을 확대하고, 조직과 장비를 충원해 단속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현실은 해경 해체 후 해경본부가 국민안전처로 귀속되면서 사기는 저하됐고, 현장대응능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게다가 서해 5도 해역을 지키는 해경본부 인천해양서 기동전단은 적은 인원으로 교대근무를 하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해경본부 고속단정 침몰 사고 때도 현장대응능력은 떨어졌다. 박남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고속단정은 15시 8분에 침몰했는데, 48분 뒤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문자메시지로 보고됐다. 그리고 침몰 2시간 5분 뒤 청와대에 이메일로 보고됐다.

작전에 효율성을 살리겠다고 국민안전처로 귀속했지만, 과거 해양경찰청장으로 끝났을 보고체계와 지휘체계가 해양경비안전본부장 위에 국민안전처 장관까지로 하나 더 늘어나 조직을 위한 조직이 돼버리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해경에 단속 작전권 부여해야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서 발견된 칼과 망치 등 무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6.10.14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서 발견된 칼과 망치 등 무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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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부활과 더불어 중요한 과제는 단속 작전권 부여와 사기진작이다. 서해 5도 주변 해역은 군사작전상 작전 권한을 군이 지니고 있어, 해경 또한 군의 지휘를 받는다. 지금이라도 해경에 단속 작전권을 부여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서해 5도 해역을 지키고 있는 해경본부 인천해양서 기동전단을 서해5도 경비 전담서로 격상시킨 뒤 단속 인력과 장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지난 6월 연평도 어민들이 중국어선을 나포했을 때 유정복 인천시장이 정부에 건의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현재 서해 5도 기동전단은 고속단정을 포함해 함정 8척에, 헬기 1대, 특공대 12명으로 구성돼있다. 특공대 12명이 3교대로 일하다가 이번 사태처럼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2교대로 전환한다.

심지어 조타실을 걸어 잠그고 달아나는 중국어선을 잡기 위해 특공대는 산소통을 등에 매고 용접기를 들고 배에 오르거나, 예초기 날 끝에 그라인더를 장착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낙후돼있다. 인력과 장비 충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해경에 단속 작전권을 부여하는 것은 군사적 충돌을 완화하는 일이다. 서해는 남북 갈등에 중국과 갈등까지 더해진 곳이다. 최근에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중·미 간 갈등까지 더해지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직접 나서면 군사문제로 확대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해경의 단속을 북한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해경에 단속 작전권을 부여한다고 해도 과제는 남는다. 남한이 서해 5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국제법(=해양법에 관한 유엔협약)상 '서해'를 두고 남·북·중 간 서로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남는다.

해경에 단속 작전권을 주더라도, 우리 해경이 북방한계선 남쪽 수역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게 북한 쪽에 군사적 적대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북한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북한과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서해 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남북 간에도 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간 '남중국해 우발적 충돌방지 행동강령(CUES)'처럼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행동강령에 합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UES'는 각국 함정이 해상에서 타국 함정과 조우할 때 무기를 상대에 겨누거나 사격 관제 레이더를 조사(照射: 비추어 쬠)하지 않기로 하는 행동수칙과 무선약어, 불꽃신호 등을 담고 있는 행동강령이다.

중국과 아세안은 지난 8월 이 행동강령을 채택해 영해분쟁이 심한 남중국 해상에서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외교당국 간 핫라인을 개설해 대처방안을 서로 협의하기로 했다. 남중국해 해역에서 각국 함정이 해상 돌발 사태에 대처하는 행동기준을 통일함으로써 군사적 충돌을 방지한 것이다.

'서해 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해경 부활과 서해 5도 해양경비안전서 신설은 서해 5도 어민들이 지난 6월 연평도 어민들의 중국어선 나포 사건 때부터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안이다. 삼면이 바다인 나라에 바다를 지킬 독립된 해양경찰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해경 부활과 함께 후속대책까지 정부가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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