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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의 올해 주요 핵심사업은?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 교육이다. 참학력 진로진학은 성적보다는 배움 중심 수업과 성장을 중시한다.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 수집, 분석 능력을 키우기 위해 힘쓴다. 도 교육청이 지향하는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 걸까? <오마이뉴스>가 학교 현장에서 수업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이들이 꿈과 끼를 어떻게 진로진학으로 연계하고 있는지를 현장 취재했다. [편집자말]
연무대기계공고의 한 한생이 전공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연무대기계공고의 한 한생이 전공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 연무대기계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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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마이스터의 나라'로 불린다.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대다수 독일 청소년들은 '마이스터'(전문가)라는 칭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전문 능력과 인격, 현장 리더의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독일과는 달리 대다수 학생이 취업보다는 대학으로 향한다. 고등학교만 나와서는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짙다. 현실 또한 그렇다.

"누구나 관심받고 존중받아요"

충남 논산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연무대기계공고' (충남 논산시 연무읍, 교장 이진구)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90%가 직업 전선으로 나선다. 6개월 후 취업률은 80%다. 이직률이 매우 낮다. 정착해 그 분야 마이스터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 학교 학생들에게 '마이스터'는 존경의 칭호다. 모든 학생은 '마이스터'를 꿈꾼다. 3년 내내 자발적으로 실력을 쌓는데 몰두한다. 이경미 진로진학상담 부장은 기자에게 "지나가는 아이들 누구나 붙잡고 물어보라"며 "한결같이 만족감이 높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모든 학생이 교사와 동료들로부터 누구나 인정받고 관심을 받아요. 저마다 존중 받을 이유가 모두 있으니까요. 인성이 좋은 아이, 역사를 잘 아는 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성적이 좋은 아이, 전공 실습을 잘하는 아이... 아이들이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할 줄 알아요"

공부도 여러 재능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생활 속에서 느낀다. 학교 성적으로 학생을, 친구들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선배와 친구들은 서로를 돕는 존재다.

이 학교에서는 입학과 함께 아이들의 '꿈길' 개발을 위해 힘쓴다. 주로 진로 시간을 통해서지만 모든 교사가 교육 방향을 공유하고 협력한다.

1학년 때에는 자기탐색과 개인별 맞춤형 진로설계에 치중한다. 자신만의 강점과 특성을 찾아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개별상담에 투자한다. 이밖에 자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대인 관계 형성과 사회성을 높이는 방법 등도 실습한다.

연무대기계공고의 한국사 프로젝트 수업 모습
 연무대기계공고의 한국사 프로젝트 수업 모습
ⓒ 연무대기계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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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없어요" 연무대기계공고
 "학교폭력 없어요" 연무대기계공고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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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진로 설계'에서 '관리"까지


2학년이 되면 리더십 캠프 등을 통해 자기 주도적 삶을 살기 위한 방도를 배운다. 또 면접 방법, 자기소개서 쓰기 등은 필수 과정이다. 학생들끼리 면접관과 면접생으로 역할을 나눠 모의면접을 하기도 한다. 3학년 때는 자기 인생을 설계하고 '경제 금융교육', '남편의 역할', '가장의 역할',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토론한다.

'여자친구와 대화하는 법'도 배운다.
"아이들과 여자친구가 '나 바뀐 데 없어?' 하고 물을 때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도 익혀요. 아이들도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이 실생활에 유용하다는 걸 알고 적극적이에요" (이경미 진로진학상담 부장)

전 학년 공통으로, 민주시민으로 살기 위한 '손바닥 헌법'과 '인권' 교육도 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공동체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농촌 봉사활동, 나라사랑 캠프, 계룡산 종주 등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직장 적응을 위한 체력강화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또 '학교폭력 0%'로 나타났다. 이경미 부장은 "진로 교육에는 반드시 행복 교육이 포함돼 있다"며 "인성, 성실. 책임을 토대로 돈을 목적으로 한 '취업'이 아닌 자기만의 적성과 흥미를 찾고 가꾸는 데 힘쓰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이후 취미 활동 등으로 일과 자신의 삶을 병행할 줄 아는 방법과 인식을 키워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무대기계공고의 '걸어서 내고향 문화탐방' 수업 장면
 연무대기계공고의 '걸어서 내고향 문화탐방' 수업 장면
ⓒ 연무대기계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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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 진로체험 박람회에 참여한 연무대기계공고 학생들
 논산시 진로체험 박람회에 참여한 연무대기계공고 학생들
ⓒ 연무대기계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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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사 "출근이 싫은 날, 없어요.."


"이 학교로 온 후 학교에 출근하는 일이 싫은 날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소통이 잘 돼요. 특히 입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인지 아이들이 사회적 이슈와 관심 분야에 대해 참 재미있어 해요"

이 학교에서 역사 과목을 가르치는, 진로진학 담당 교사와 같은 이름을 가진 이경미 교사(역사,교육과정운영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교사지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걸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수업 평가는 단순 지식보다는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과정 중심 평가로 이뤄진다, 조선시대 왕인 '정조'를 주제로 한 역사 수업의 경우 정조의 생애와 근대성, 리더십, 학문적 태도 등을 놓고 조별로 자료를 제작해 발표하는 형식을 취한다.

자동차 부품 제조 분야와 관련된 전공과목 또한 부품설계, 가공, 측정 등 통합 능력을 키우는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된다. 3학년이 되면 전 학생이 각자 졸업작품 성격의 실습제품을 만들어 100인 100색의 실력을 뽐낸다.

이 학교의 교장과 교감은 지시하는 직위가 아니다. 앞의 이경미 교사는 "교감 선생님은 관리하거나 통제하는 분이 아니라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분"이라며 "교사와 교장, 교감이 서로 눈치를 보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없다"고 말했다.

"자율과 창의,열정, 행복은 한 몸"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도 매우 자유로웠다. 팀 프로젝트 수업의 경우 한 학생은 정보를 검색하고 또 다른 학생은 교사와 아이디어를 놓고 논의 중이다. 또 다른 학생은 잠깐 게임을 하고 있다. 진로담당 부장은 말한다.

이경미 연무대기계공고 진로진학 전담교사
 이경미 연무대기계공고 진로진학 전담교사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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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군대식으로 일사불란하게 통제하고 제어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복장과 두발 길이와 모양을 통제한다고 창의력이 길러지겠어요? 자율과 창의, 열정, 행복은 한 몸이라고 생각해요."

교사들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는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충남교육청의 인성과 창의력을 중심으로 한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 방향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진구 교장은 "학생들에게 사회생활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우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습득할 수 있게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 스스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아이들 대다수가 자존감이 높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명장을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무대 기계공고는?

연무대기계공고 학교 전경
 연무대기계공고 학교 전경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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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 제조분야 마이스터고다. 1967년 연무공고로 개교해 지난해 46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난 2012년 3월, 자동차부품제조분야 마이스터고로 전환했다. 졸업생 대부분이 자동차제조분야 중견 우량기업체로 취업했다. 자동차소재가공과 자동차금형과, 자동차전장제어과 등에서 매년 과별로 20명을 (전교생 약 300명)뽑고 있다.



태그:#참학력 , #충남형, #진로진학교육, #연무대기계공고, #충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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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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