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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가 지난 해 10월 <역사> 국정교과서 진행을 위해 몰래 운영하다 들통이 난 청와대 옆 비밀TF사무실.
 현정부가 지난 해 10월 <역사> 국정교과서 진행을 위해 몰래 운영하다 들통이 난 청와대 옆 비밀TF사무실.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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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복면집필' 중인 중고교<역사> 국정교과서에 대한 주문을 학교에 요구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주문 거부운동을 선언했다. 일부 학부모단체도 국정교과서 구입거부운동을 검토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편찬기준·집필진·내용도 모르는데 주문하라고?"

7일 전교조는 논평을 내어 "편찬기준도 모르고 집필진도 모르고 구경도 하지 못한 중등<역사> 교과서를 주문부터 하라는 지시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무시한 엉터리 행정"이라면서 "학교에서 <역사>교과서를 주문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검인정과 국정 교과서를 포함해 교과서의 집필, 검토, 선정, 주문 과정에서 이러한 파행은 일찍이 없었다"면서 "현 시점에서 중등 국정<역사> 교과서를 '닥치고 주문'하라니, 교육자라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단호한 거부가 답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주문 거부운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오마이뉴스>는 <'화난' 교사들 "'듣보잡' 국정교과서 당장 주문하라니"> 기사에서 "교육부가 중학<역사> ①②와 고교<한국사> 교과서 등을 선정해 '10월 10일까지 주문하라'고 전국 학교에 공문으로 요구했다"고 첫 보도한 바 있다.

최근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에 보낸 교과서 주문 지시 공문(붉은 글씨는 기자가 강조).
 최근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에 보낸 교과서 주문 지시 공문(붉은 글씨는 기자가 강조).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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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는 또 "교육부가 내년 3월 선보일 중고교<역사> 국정교과서에 대해 값을 매긴 뒤 판매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면서 "의무교육기관이 아닌 고교의 경우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값을 학부모가 부담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보도는 "이번에 국정으로 나올 고교<한국사> 교과서의 가격은 40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교과서 경쟁체제를 독점체제로 바꾼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판매에 나선다면 한 개 학년 60여만 명에게 해마다 24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단체 "학부모 강매는 '날강도'식 행동... 구입 거부운동 검토"

이와 관련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의 박준영 회장은 "기존 8종의 교과서에 대한 학교의 선택권을 빼앗고 제멋대로 하나의 교과서를 만든 것도 억울한 데 학부모한테 강매까지 하려는 것이냐"면서 "이런 교육부의 '날강도'식 행동에 대해 전국 학부모 차원의 구입거부운동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교육관계법규는 수익자(학부모) 부담경비를 통한 물품과 교재구입은 학부모 찬반 의사를 묻고 학교운영위에서 의결수준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일선 중·고교는 내용을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역사교과서를 주문하게 됐다"고 우려한 뒤 "'묻지 마 집필진 비공개', '묻지 마 원고 비공개'에 이어 이번엔 '묻지 마 주문 지시'까지 정당한 절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박근혜 정부의 독단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질의를 통해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를 과거 유명가수처럼 '선주문 후발매' 하는 꼴인데, 이 때문에 학교 현장의 혼란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교사의 주문거부와 학부모의 구입거부 움직임에 대해 교육부의 김대원 교과서정책과 과장은 "국정교과서는 한 권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이를 주문 거부하는 것은 관련 규정 위반"이라면서도 "학부모들도 국정교과서를 당연히 사야 한다. 하지만 구입을 거부하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더 (법규) 검토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과장은 "국정교과서 판매를 통해 교육부가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며, 인쇄공급 책임을 맡은 출판사에 판매대금이 전액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중고교<역사> 교과서 인쇄와 발행을 총괄하는 곳은 도서출판<지학사>이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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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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