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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파주건가다가 ‘비정상회담, 다문화 워킹맘 이야기’
 2016.09.28. 파주건가다가 ‘비정상회담, 다문화 워킹맘 이야기’
ⓒ 송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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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일과 가정 양립의 문제는 여성들의 취업, 출산과 직결되는 문제라 매우 민감하다. 엄마들이 아무 문제없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만족스러워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베트남, 캄보디아, 일본, 브라질 등 다른 나라는 어떨까? 이주여성 엄마들의 직장생활에 대한 시각과 모국의 사회적 지원은 어떤지 궁금하다.

파주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조순일)는 지난달 28일 오전 센터 교육실에서 '비정상회담, 다문화 워킹맘 이야기'를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사회문제에 대한 이주여성들의 생각을 들어봄으로써 사회 이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센터 사업을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대표까지 7명의 여성들은 워킹맘과 전업맘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먼저 시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나눴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석한 이주여성들은 대부분 자녀가 3명 이상으로 다자녀 가정이다.

나라마다 다른 육아환경

자녀가 1명인 한국대표 신승희 사무국장은 "결혼하고 대부분의 기간을 직장생활을 했지만 아이가 학교행사에 엄마만 안 왔다고 했을 때 너무 미안했다"며 "한국에서는 엄마와 아내의 역할 또 직장인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자녀가 3명인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은 "베트남에서는 하루가 7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7시까지 등교한다"며 "그리고 11시 30분까지 집에 돌아가면 엄마들이 점심을 차려주고 오후 2시부터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시에 출근한 엄마는 6시까지 돌아와 집안일을 한다.

역시 자녀가 3명인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은 "캄보디아에서는 어린이집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아서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 일을 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캄보디아도 오전 7시에 하루를 시작하는데 오후 4시에 일과가 끝난다"고 말했다.

자녀가 6명인 일본 출신 이주여성은 "워킹맘은 일본과 한국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다만 일본 모든 어린이집은 간호사 등 의료 서비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프면 일부러 어린이집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최소한 한국처럼 아이가 아프니까 엄마가 일을 하다말고 퇴근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자녀가 3명인 몽골 출신 이주여성은 "시대에 따라 워킹맘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지만 (몽골도) 1990년대 전후로 여자도 밖에 나가 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여자들이 집에서 살림만 하는 경우를 보고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출산을 준비 중인 브라질 출신 이주여성은 "브라질에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커서 결혼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싱글족이 많다"며 "결혼을 하는 여성들도 대부분 다시 일을 한다"고 말했다.

한국 다자녀 지원 인색하다

2016.09.28. 파주건가다가 ‘비정상회담, 다문화 워킹맘 이야기’
 2016.09.28. 파주건가다가 ‘비정상회담, 다문화 워킹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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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다른 환경에서 생활했던 이주여성들도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며 워킹맘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영유아기 때는 전업맘으로 있다가 아이들이 커서 중학교에 들어가면 취업을 해도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일가정 양립과 출산을 강조하는 한국이 관련 지원은 너무 인색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은 "엄마가 일을 하면 그 시간에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야 하니 그 돈이 그 돈이어서 전업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 취업을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애를 많이 낳으라고 하면서 피부로 느껴지는 지원은 거의 없어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몽골 출신 이주여성은 "한국에서 생활하니 한국 엄마들을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며 "다만 몽골에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100% 무료인데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문제가 있다. 국가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육아에 대한 인식도 한국 엄마들과 차이를 보였다. 브라질 출신 이주여성은 "항상 엄마가 아이들과 붙어 있어야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직장 끝나고 집에 와서도 아이들과 대화하고 가르칠 수 있으며 필요사항도 채워줄 수 있다. 옆에 붙어서 다 해주면 나중에 스스로 하는 것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에 소극적인 한국 남자들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은 "남편이 집안일과 육아를 거의 도와주지 않는다"며 "힘들다고 하면 '직장 다니지 말라'고 하고 육아도 나한테 다 떠넘긴다. 그래놓고 아이들이 문제 있는 것 같으면 엄마 탓을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프로그램에 대해 신승희 사무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어떤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결국 개인의 생각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주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각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삶에 큰 기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태그:#파주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워킹맘, #비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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