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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19일 구미시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19일 구미시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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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뮤지컬을 제작하려다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취소했다. 하지만 100주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기념사업 구미시민추진위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 추진에는 남유진 구미시장의 의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남 시장은 민선 시장으로 3선을 하며 박 전 대통령 생가 보존과 주변 공원화사업,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조성, 대통령 역사자료관 건립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남 시장은 이런 사업에 대해 "우리나라 각 지자체에서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고민과 함께 지역자원의 전국화, 세계화를 통한 문화관광콘텐츠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구미의 대표적 예가 '박정희 대통령'과 '새마을운동' 콘텐츠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이룩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민주화를 후퇴시키고 자신의 정적을 탄압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남 시장은 "그분의 업적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있는 사실 그대로를 돌이켜 보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미래를 찾자는 것이지 절대 한 인물을 영웅시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업 명칭을 '탄신'이 아닌 '탄생 100돌 기념사업'이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 시장,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강한 의지 보여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으로 일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반면에, 남유진 시장은 10년 동안 구미시를 이끌면서 '공업도시'에서 '녹색도시'로 바꾸었다는 평도 받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1000만 그루 나무심기를 추진해 10년 만인 지난해 11월 102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9월 불산 사고로 인해 사고도시로 오명을 받기도 했지만 전국 최초로 안전재난과와 환경안전과를 신설하고 화학물질 전문가를 채용해 화학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안전도시로 거듭나기도 했다.

남 시장은 "불산사고가 난 이후인 2013년 5월 25일 당시 유정복 장관 및 시민 1만여 명이 참여해 범시민안전실천결의대회 선포식을 개최했다"며 "이 자리에서 '상기하자 9.27'을 외치는 심정으로 재발발지를 다짐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구미시청에서 남 시장을 만나, 박 전 대통령 추모사업에 대한 구미시민들의 우려와 더불어, 남유진 시장의 임기 10년과 구미시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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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생가는 구미의 대표적 관광명소 중 하나

- 구미시장 3선을 했고 벌써 임기 10년이 지났다. 남 시장이 취임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구미는 오랫동안 공업도시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녹색도시로 만들기 위해 1년에 100만 그루씩 10년 동안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했다. 또 산업경제는 기본이고 교육과 문화, 복지 등 정주여건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내륙 최대 산업단지이면서 풍광이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 요즘 구미 하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 박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한 많은 사업을 했는데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구미의 발전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 구미는 우리나라 새마을운동 정신과 근대 산업발전의 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현장으로서 이는 구미시만의 차별화된 문화관광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현재 박정희 대통령 생가는 금오산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구미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되었다.

최근 박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입장은 그분의 업적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있는 사실 그대로를 돌이켜 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온고지신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한 인물을 영웅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업명도 박정희대통령 '탄신'이 아닌 '탄생 100돌 기념사업'으로 정했다. 머지않아 김대중 대통령도 탄생 100주년이 되고 역대 많은 대통령들을 기념할 때도 올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구미시는 목포에서 기념사업을 하면 대부대를 이끌고 축하사절단으로 참석해 함께 박수를 쳐줄 것이다.

박 대통령 기념사업은 각계각층 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박정희대통령 탄생100돌 기념사업 구미시민추진위원회'를 통해 진행하고 시민 제안 공모를 접수해 마련할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지역정서와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업발굴과 추진을 통해 국민이 화합하고 통합해 나가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추석맞이 직거래장터에서 장을 보고 있는 남유진 구미시장.
 지난 13일 추석맞이 직거래장터에서 장을 보고 있는 남유진 구미시장.
ⓒ 구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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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도시 이미지 탈피 위해 나무심기운동 전개

- 구미는 삼성, 엘지(LG) 등 반도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전자도시 구미가 지금은 어떻게 변모하고 있나?
"구미는 10년 단위로 주력사업이 변화해왔다. 70~80년대에는 섬유와 전자산업이 주력이었다면 90년대에는 전자와 가전사업이 주력사업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주력사업이다. 전자사업이 특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취약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자산업이 무너지면 구미시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산업다각화로 대비하고 있다. 전자의료기기, 3D프린팅, 자동차부품, 탄소섬유, 태양광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을 확보하고 서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그런데 공업도시로 인식되다보니 사고가 많은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불산 사고로 인해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지난 2012년 9월 27일 산동면에 있는 한 공장에서 불산 이송 작업 중 8톤 가량의 불산이 누출돼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후 '상기하자 9.27'을 외치는 심정으로 재발방지를 다짐하고 전국 최초로 안전 전담부서인 '안전재난과'와 '환경안전과'를 신설했다. 또 화학물질 전문가를 채용하고 첨단 측정장비와 방재장비를 확충해 재난 안전에 대비하고 있다. 구미에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를 유치하고 화학사고에 완벽하게 대응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 공업도시를 탈피하기 위해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했다는데 목표를 달성하고 2차 운동에도 들어갔다. 왜 나무심기 운동을 했나?
"사람이 아프면 약을 먹고 치료하듯이 구미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동안 구미 하면 굴뚝, 회색, 연기 등의 부정적 이미지들이 강했지만 이를 탈피하기 위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환경과 시민들을 위한 푸른 녹지, 쾌적한 쉼터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나무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사마천의 '사기' 중 <화식열전>에 '1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곡식을 심고 10년을 위해서는 나무를 심고 100년을 위해서는 덕을 베풀어라'는 명언이 있는데 우리는 우선 나무심기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 2006년 7월 시작해 매년 100만 그루씩 나무를 심었고 지난해 11월 당초 목표치를 초과한 102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시민 약속 사업을 마무리하는 데 역량 집중"

- 구미에 기업이 많은 만큼 노사분규도 있고 기업에서 쫓겨나는 노동자들도 상당수 있다.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들이 대표적인데 구미시가 노사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노사문제는 없을 수 없는 문제이고 시대적 흐름도 있다고 본다. 과거 20~30년 전에는 노사분규 문제가 극에 달했을 때 누가 해결할 수 있었겠나? 최근에는 그런 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기업을 유치하고 근로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만 변질되지 않는다면 해결하는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노·사·민·정 위원회를 통해 사측도 만나고 노동조합도 만나는 등 제도적 범위 내에서 타협과 대화로 해결하도록 중재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때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대구시가 낙동강 취수원 이전을 위해 구미시에 대화와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해결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구미시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상·하수도 문제는 자치단체의 책임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체 개선 및 발전 계획에 따라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강을 유지관리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구미시민들에게 하고 한 말씀 한다면?
"구미는 지난해 한국지방자치경쟁력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해 인구 100만 규모의 도시보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민선 6기 선거에서 '지난 8년 동안 꽃을 피웠다면 이제 나머지 4년은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 시민들에게 골고루 나눠 드리겠다'고 했는데 마지막까지 주요 현안사업과 시민 약속사업의 마무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태그:#남유진, #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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