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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구로의 한 갤러리에는 '반짝쑈'라는 이름의 특별한 형태의 전시가 열렸었다. 당시 인터넷 카페인 "아티스트팬클럽"의 운영자 정지연(여, 39, 현 에이컴퍼니 대표)씨가 기획한 이 전시는 10명의 작가와 팬이 직접 만나는 전시였고, 2시간여 동안 함께 전시공간에 머물며 음악을 듣고 다과를 나누는 네트워크 파티 형 미술 전시였다.

작가와 팬들이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되는, 기존 미술 전시의 격식을 가볍게 들어낸 친밀하고 새로운 형태였다. 전시 명처럼 그야말로 '반짝'이는 시간이었다.

그 후 6년, 서울 한강진 블루스퀘어 네모에서는 그 때의 분위기와 닮은, 하지만 이제 50명의 작가와 250점의 작품이라는 규모를 가진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다.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열리고 있는 2016 브리즈 아트페어.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열리고 있는 2016 브리즈 아트페어.
ⓒ 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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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품이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만드는 일

2012년 시작된 브리즈 아트페어는 '신진작가의 발굴' 과 '누구나 쉽게 만나고 가지는 미술작품'이라는 큰 방향 아래 서류와 면접을 거치는 엄격한 작가 선정에서부터 이들과 함께 공정한 계약과정을 통해 작품의 전시와 페어의 큐레이션을 같이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정한 금액을 받고 부스를 판매하는 방식의 페어와는 확실히 다른 지점이다.

 올해는 50명의 작가, 250점의 작품이 선정되어 전시되었다.
 올해는 50명의 작가, 250점의 작품이 선정되어 전시되었다.
ⓒ 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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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의 퀄리티예요. '신진작가의 작품이니까, 다른 미술작품보다 저렴하니까 사자' 이런 이유가 아니라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구매한다라는 소리가 나오게 하는 거죠."

전시 공식 오픈 하루 전인 21일 프리뷰 오픈 자리에서 만난 정지연 대표는 말했다.

올해는 작가 선정의 경쟁률이 4대 1로 높았던 만큼 다양하고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며 "가장 잘 하고 싶은 것은 많은 작품 판매(웃음)이지만 가장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은 작품 선정"이라고 한번 더 강조했다. 구매할 작품 선택이 취향에 의해 달라지는 것이지 퀄리티 차이가 아니도록 전체 작품의 기본 수준을 맞추어 '좋은 것들로 잘 차려진 아트페어'가 되게 하는 것이 브리즈 아트페어의 자부심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작가와 관객간의 만남과 소통의 기회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브리즈 아트페어에 참여한다는 김지혜 작가는 화투를 모티브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포르투갈의 플레잉 카드와 17세기 조선의 전통게임 수투가 일본 에도시대에 전해서 발전한 것이 화투예요. 다시 말하면 그 당시의 팝아트라 할 수 있죠. 제가 이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었어요. 어머니와 화투를 같이 쳐드리면서 어머니가 화투 안의 다양한 이야기를 해준 것이 모티브가 되었죠."

작품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꽤나 진지하게 하나하나 직접 설명을 하고 있는 김 작가. 화투를 새롭게 이미지화 한 작업뿐 아니라 흰색의 전통도자기 위에 재미있는 화투 캐릭터를 활용한 영상을 쏘는 방식의 전시를 했고, 곁들여 아트화투 상품도 준비했다.

 작가들이 직접 자리를 지키며 관객을 만난다. 김지혜작가
 작가들이 직접 자리를 지키며 관객을 만난다. 김지혜작가
ⓒ 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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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기간 뿐 아니라 전시기간에서 다른 작가분들과 만나기 때문에 다양한 네트워크 기회가 있어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처럼 오신 분들을 만나서 꼼꼼히 제 작품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의견을 현장에서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기회죠"라고 김 작가는 말했다.

단순히 부스형태로 참여하는 페어와는 달리 밀착된 분위기와 소통의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기다리는, 모두가 즐기는 축제

"참 지겹도록 같구나.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내가 하려고 하고, 하고 싶어하는 것이 한결같구나 하는 생각이요. 1회 반짝쑈 때도, 그리고 올해로 4회를 맞는 브리즈 아트페어도 매년 저는 작가와 관객을 직접 만나게 하고 싶고, 그들이 오래도록 머무르는 축제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정지연 대표는 첫 반짝쇼와 지금의 브리즈 아트페어에서 뭔가 성장하거나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녀가 말하는 '지겨움'이란 다른 의미에서는 거의 7년여 꾸준히 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녀가 하고 싶은 것이 여전히 그 안에 있기 때문이고 그 하고자 하는 것의 최고의 지점을 여전히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되겠다.

 작가와 팬이 만나는 최고의 아트축제를 만드는 꿈을 꾸는 정지연 대표.
 작가와 팬이 만나는 최고의 아트축제를 만드는 꿈을 꾸는 정지연 대표.
ⓒ 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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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고, 맥주와 함께 하는 아트마켓'이라는 타이틀을 단 올해 브리즈 아트페어의 메인 라운지에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참여자들에게는 무료로 맥주도 제공한다.

"머물게 하고 싶어요. 보통 미술 갤러리에서 그냥 한번 둘러보고 저건 내 것이 아닌 양 지나가는 구경꾼이 아니라,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스스로 예비 미술작품의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작품과 공간을 즐기는 자리면 좋겠다는 것이죠."

아직도 미술작품은 일반인들이 쉽게 구매하는 품목은 아니다. 에이컴퍼니는 그런 고정관념을 조금씩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개월 무이자 할부판매, 작품 대여 등 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누구나 쉽게 자신의 작품을 가져보는 경험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 과정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을, 꾸준히 시간을 들여 만들어낼 문화일 것이다.

"해외의 유명한 페어들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먼저 기다려주는 축제죠. 브리즈 아트페어도 앞으로는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작가들까지 포함된 국제 페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기다림이 되는 축제가 되면 좋겠다는 것이 꿈이에요."

 브리즈아트페어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브리즈아트페어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 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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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쑈에서 브리즈아트페어까지 꾸준히 걸어온 그녀의 바람이 또 훌쩍 6년쯤이 지났을 때 어떤 모습으로 그 꿈에 가까워져 있을지 기대를 해본다. 브리즈 아트페어는 22일부터 25일까지 한강진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진행된다. 특히 직장인을 위해 밤 10시까지 열려있으니 '내가 주인이 될 작품'들을 만나러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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