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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생각해서 저희가 9월 8일 직접 가서 마음을 전달하고 왔어요
▲ 세월호 분향소에 도착한 아이들 지금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생각해서 저희가 9월 8일 직접 가서 마음을 전달하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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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세월호 광장’을 찾아 유가족들과 이야기하는 ㅅ초 4학년 아이들
▲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방문 광화문 ‘세월호 광장’을 찾아 유가족들과 이야기하는 ㅅ초 4학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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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세월호 광장 다녀왔어요!"
"세월호 분향소에서 향도 피우고 묵념도 했어요!"
"저희가 정성껏 쓴 시와 편지들도 전달했어요!"
"저희도 특별법 만드는 것에 서명했어요!"

오는 10월 1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900일이 된다. 최근 바자회를 열어 모은 성금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는 서울 ㅅ초를 21일 방문했다. 초등학생들은 세월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4학년 2반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앞 다투어 이야기하기 바빴다.

어떻게 바자회를 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최여울 어린이는 "사회과목 경제단원 공부하면서, 생산활동과 소비활동을 체험하자는 뜻에서 학급회의를 통해 알뜰시장을 열었어요"라고 입을 뗀 뒤, "저는 생일선물로 받은 책과 초콜릿 등을 내놓았고, 현서는 딱지와 연필 등을, 승현이는 젤리를, 정원이는 필통과 컬러비즈를 내놓았어요. 그렇게 모인 수익금에 저와 채영이는 용돈 5천 원을 보탰고, 또 누군가 3천 원을 보탰고, 담임 선생님도 2만 원 정도 보태서, 거의 10만 원 가까운 돈이 모아졌어요"라고 말했다.

특히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선물로 받았다는 브리우니 인형을 서슴없이 바자회에 내놓았다는 표희현 어린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짠했다.

그렇게 어렵게 번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전달할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남리연 어린이는 "바자회 열어 모은 돈을 어떻게 쓸까 저희도 고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생각해서 저희가 9월 8일 직접 가서 마음을 전달하고 왔어요"라고 설명했다.

남리연 어린이의 "먼저 간 세월호 천사들"
▲ 어린이의 시 남리연 어린이의 "먼저 간 세월호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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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훈 어린이의 '세월호'
▲ 어린이의 시 오지훈 어린이의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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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초 4학년 2반 아이들은 정성껏 쓴 시와 편지들도 전달했다고 했다.

아이들이 세월호 희생자 및 가족들에게 쓴 편지

세월호 침몰 사고... 그 때 해경과 정부가 대처만 잘하고 골든타임만 놓치지 않았더라도 몇 백 명의 목숨을 앗기진 않았을 텐데... 지금 일부가 들통 났는데도...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저도 정말 답답하네요... 저도 도와 드릴게요. 아름다운 별과 나비가 된 언니오빠들 꼭 진실이 밝혀지길 빌게요... 겁내지 마요!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 허희령 올림

즐거운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사망한 상태로 돌아오니 너무 억울하고 슬플 것 같아요. 그리고 가족을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언니 오빠들!! 하늘에서도 힘! 힘내요!! 제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게요. - 우정원 올림

저도 얼마 전에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도 부모님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제가 할아버지가 보고 싶은 것처럼 부모님들도 사망한 딸, 아들이 보고 싶으시죠? 그리고 세월호는 일본에서 15년을 쓴 배를 싸게 사들여 와서 페인트로 칠하고 고장 난 곳은 대충 고쳤기 때문에 부서져서 언니오빠들이 사망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해요. 그래도 다른 비밀이 있을 거예요. 그 비밀을 꼭! 꼭! 알아내기 바랍니다. 파이팅!  - 최여울 올림

아름다운 별과 나비가 된 언니오빠들 꼭 진실이 밝혀지길 빌게요... 겁내지 마요!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 허희영 어린이의 편지 아름다운 별과 나비가 된 언니오빠들 꼭 진실이 밝혀지길 빌게요... 겁내지 마요!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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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편지 중에서 강민서 어린이가 쓴 편지와 표희현 어린이가 쓴 편지가 심금을 울렸다. 민서 어린이는 단원고 담비 언니에게 편지를 썼다. "언니의 꿈은 변호사라 했지요. 살아서 돌아왔으면 억울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변호사가 되었을 텐데... 하지만 언니는 동생들을 살리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언니의 모습에 감동했어요. 저는 제 동생한테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그랬는데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게요"라고 적었다

희현 어린이는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희생한 선생님들께 편지를 썼는데,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어떻게 제자들을 구할 생각을 하셨나요? 저도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살리는 꿈을 꾸고 있어요"라고 적었다.

이밖에도 김주은 어린이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저도 세월호의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꼭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썼고, "이채영 어린이는 "언니오빠들의 부모님은 지금 슬프게 울면서 지내고 있어요. 저도 많이 슬퍼요 어서 세월호를 꺼내야 할 텐데... 제 친구들도 다 응원하고 잊지 않을게요"라고 적었다.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다녀와 느낀 점을 쓰고 있는 학생들
▲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다녀와서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다녀와 느낀 점을 쓰고 있는 학생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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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잊지 않고 함께 하겠습니다

세월호 광장에 다녀와 무엇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배민준 어린이는 "아직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희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라고 했고, 남리연 어린이는 "세월호 문제를 무겁게 여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아직 기대와 희망을 갖고 애쓰는 유가족들과 응원하는 분들을 보고 너무 안쓰러웠어요"라고 했다.

또한 강준성 어린이는 "간절한 마음으로 말합니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라고... 세월호의 진실이 영영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고, 허희령 어린이는 "세월호 그때 당시 있었던 일들을 조금이마나 알 수 있었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꼭 밝혀졌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이채영 어린이를 비롯하여 많은 어린이들이 한 목소리로 "영원히 잊지 않고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이들의 방문을 받은 유가족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렇게 어린 초등학생들이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기쁘고 특별하다"고 말했다. 특히 눈물 흘리며 읽었다는 준영엄마(임영애씨)는 "아들 글씨체와 같은 아이들의 편지를 보니 가슴 뭉클하다. 마치 아들에게 받은 편지 같아 힘이 솟고 고맙다"며 울컥했다.

또한 "아이들의 예쁜 마음과 행동을 보면서 미안한 생각도 든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놀라고 아팠을까? 우리들의 희망인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들을 지키지 못한 엄마이지만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월호 관련 교육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정영훈 선생님의 세월호 관련 시
▲ ㅅ초 4학년 2반 아이들 담임교사 세월호 관련 교육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정영훈 선생님의 세월호 관련 시
ⓒ 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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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초 4학년 2반 아이들 담임교사인 정영훈 선생님은 "세월호 참사는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는 이 시대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집약한 사건이기에 특별하게 다룰 수밖에 없고, 세월호 문제 해결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고, 우리나라 교육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운을 뗀 뒤,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고 올바른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것이 교사에게 주어진 일이니 만큼, 교사로서 교육적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세월호 문제 등 알아야 할 기본정보를 주면 아이들도 생명의 소중함을 알기에 자발적으로 공감하고 행동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관련 글과 시로 꽉 채운 교실 게시판
▲ 아이들이 쓴 시와 글 세월호 관련 글과 시로 꽉 채운 교실 게시판
ⓒ 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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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초 4학년 2반 아이들처럼 세월호 유가족들도 환하게 웃는 날이 속히 오기를...
▲ 한가위 보름달 같은 어린이들 ㅅ초 4학년 2반 아이들처럼 세월호 유가족들도 환하게 웃는 날이 속히 오기를...
ⓒ 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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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세월호 ,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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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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