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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사측이 결국 진해 경제를 바닥으로 내팽개치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앗아가는 무리수를 던졌다. 회생은 노동자 총고용만이 담보한다."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에 들어간 가운데,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생존권을 앗아가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사측은 19일 사내 소식지를 통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희망퇴직 안내문'을 일부 노동자들한테 보내기도 했다. 회사는 23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3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희망퇴직을 수용하지 않으면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과 규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고 했다. 이후 회사는 권고사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진해 STX조선해양.
 진해 STX조선해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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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의 회생법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김정만 부장판사)다. 회사는 지난 달 '1차 관계인 집회' 때 전체 2000여명 직원 가운데 35%(740여명, 사무직․생산직)을 줄이는 구조조정 방안을 보고했다.

회사는 지난달까지 대부분 희망퇴직으로 440여명을 감원했고, 추가로 300여명을 줄일 예정이다. 또 STX조선은 해외 자회사인 STX프랑스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STX조선의 회생은 노동자 총고용만이 담보"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는 20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회사의 희망퇴직 안내와 관련해, 이들은 "회사가 임의적으로 선정한 권고사직 대상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선택하라'고 강요된 안내문을 전달하고, 각 팀의 팀장 등을 통해 노동자가 노동자에게 '나가라'고 권고해야 하는 악몽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회사는 권고사직 대상자를 결정한 뒤 마치 선심이라는 듯, 23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말이 좋아 희망퇴직 권유이지, 대상자는 선정한 정리해고이자 노동자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살인예고다"고 덧붙였다.

STX조선지회는 "STX조선의 위기를 누가 만들었는가. 이는 명백히 노동자로부터 초래된 것이 아니라 경영진과 채권단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회생을 이야기하며 오로지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회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어떻게 노동자를 잘라내는 것이 선택지로 올라갈 수 있단 말인가"라며 "회사는 노동조합의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인적 구조조정이라는 칼날을 선택했고, 이제 그 칼날에 노동자의 핏물을 묻히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들은 "2013년 자율협약 이후 낮은 기본급으로 생활을 이어가며, 울고 보채는 자식과 힘들어하는 가족을 두고 그래도 회사로 출근했다"며 "하지만 해고의 칼바람이 노동자의 목젖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STX조선지회는 "노동자를 향한 해고의 칼바람은 투쟁으로 멈춰 세울 것"이라며 "공동파업 등 다양한 전술 방향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10월 내 총고용 보장을 위한 투쟁을 펼쳐나갈 것"이라 밝혔다.


태그:#STX조선해양,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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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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