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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는 "국토교통부의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연구'는 총체적이고 명백한 부실 용역이기에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주민과 전문가, 지역의 시민단체 등의 참여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는 과정을 밟아야"한다고 요구하였다.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이 부실 용역이라며 설명회의 취지를 설명하는 성산읍반대대책위. 왼쪽부터 김상근 공동대표, 한영길 공동대표, 김석범 공동대표.
▲ 제주공항 인프라 반대 대책위 입장 표명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이 부실 용역이라며 설명회의 취지를 설명하는 성산읍반대대책위. 왼쪽부터 김상근 공동대표, 한영길 공동대표, 김석범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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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성산읍반대대책위(위원장 한영길, 김상근, 김석범)는 9월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연구 부실용역 설명회'을 갖고 국토교통부 용역의 문제점과 연구진의 해명이 거짓됨을 조목조목 재반박하였다.

이날 설명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반대대책위에서 제기한 여러 가지 의혹과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지사의 설명, 용역진의 해명 내용을 오신범 홍보차장이 하나씩 열거하며 구체적 통계와 각종 보고서들을 제시하며 사전 타당성 용역이 얼마나 부실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공항 확충을 할 때는 기존에 운영하는 공항의 확장(안)과 신공항 건설(안)을 설정하여 소요예산, 주민 피해, 환경 피해 등 전반적인 항목을 비교 검토하는 것이 기본이다.

대책위는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에서도 주된 과제인 기존 공항 확장과 신공항 또는 제2공항의 건설에 대한 비교 검토"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지난 25년동안 제주도의 공항 확충 논의에서 배제되었던 성산읍 지역의 내륙지구가 갑자기 후보지로 결정된 이유가 석연치 않다"라며 의혹을 제기하였다.

그러면서 이번 용역의 총괄 책임자는 "정석공항(*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제동목장에 위치)을 소유하고 있는 대한항공 계열의 한국항공대 소속으로 이해당사자"라며 "제동목장의 부동산 가치 상승 등을 고려하여 정석공항을 후보지에서 인위적으로 배제"하였을 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연구진들의 "연구윤리 위반" 가능성도 함께 지적하였다.

지난 번 동남권 신공항의 경우 신공항 예정지의 평가 항목을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하여 평가가 이루어졌고, 일반적으로 국가의 기반 시설의 경우 행정절차법에 따라 주민들의 참여와 동의 등 절차적 정의를 따르나 이번 용역은 "사실상 제2공항 건설을 전제해놓고 용역 지시서에 제시되지 않은 부지 선정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주민참여와 동의 등 절차적 정의는 철저하게 무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민주적 절차의 부정의성을 강하게 지적하였다.

특히 이번 용역에는 지난 12년에도 제주공항 관련 용역에 참여한 국토연구원이 참여를 하였는데 지난 12년에는 "제2공항이 아닌 기존 공항 폐쇄 후 신공항(2본 활주로) 건설을 대안으로 제시하였고, 해안형으로 대정읍 신도리, 성산읍 신산리, 해상형으로 남원읍 위미리"를 예정지 후보로 제시하였으나 이번 용역에서는 3곳 모두 3단계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점에서도 의혹을 제기하였다.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이 부실 용역이라며 설명회를 하는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 제주 공항 인프라 사전 타당성 부실 용역 설명회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이 부실 용역이라며 설명회를 하는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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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용역 보고서에 인용한 통계의 오류와 잘못된 데이터의 인용도 지적하였다.

지난해 말 용역진은 용역 보고서에 정석공항 기상에 대해 "성산기상대 자료를 인용하였다고 하였다가 반대대책위원회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는 정석공항이 제공한 데이터를 인용"했다고 답변함으로써 공항 시설의 가장 중요한 기상 자료를 정부의 공식 자료가 아닌 민간항공에서 제공한 자료를 인용함은 용역의 신뢰도를 떨어뜨렸으며, "정석공항 안개일 수 관련된 데이터 인용은 명백한 조작"이라고 주장하였다.

환경영향에 대해서도 제기되었는데 제2공항 예정지에서 북쪽으로 약 7.5km에는 하도철새도래지는 "세계적으로 1600여 마리만 남아있다는 저어새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고니, 매, 황조롱이 등과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물인 물수리 등 28종 3000여 마리의 철새"들이 관찰되는 아주 중요한 지역으로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에 의한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러한 곳에 "24시간 공항을 운영할 경우 철새도래지는 황폐화 될 것"임을 지적하였다.

제2공항 예정부지 내와 부지 주변에는 수산동굴과 가지동굴들이 많아 공사시 많은 흙이 필요로 하여 이에 대한 검토가 당연히 있어야 하나 "용역에는 가지굴의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고려"가 없음이 용역의 부실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제주도의 용암동굴계는 지난 2012년 세계자연유산연맹(IUCN)의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제주에서 이루어질 때 "용암동굴지대를 추가 등재를 권고할 만큼 세계적으로 중요한 환경적 가치"가 있는 곳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민간공항인 정석공항의 탈락 사유중 가장 중요한 요인이 주변에 있는 "부소오름을 절취해야 한다는 점을 용역진이 밝혔으나 북쪽이 아닌 남쪽으로 확정하면 오름을 절취하지 않아도 됨"에도 정석공항을 후보지에서 제외하기 위하여 의도성이 있음을 주장하였다.

항공 운항으로 인한 주민들의 소음 공해에 대해서도 "용역보고서에는 3단계 소음 평가 기준에서 75웨클(WECPNL : Weight Equivalent Continuous Perceived Noise Level로 항공소음은 데시벨-dB-을 사용하지 않음) 이상 가옥 수 이상인 가구수 대상으로 평가했다고 하나 실제로는 제3종 구역(소음영향 75이상 90미만 지역)만 평가하고 소음 피해가 극심해 이주대상 지역인 제1종 구역(95이상), 제2종 구역(90이상 95미만) 평가 제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이유는 "소음보상 관련 토지 및 주택 매입비 등 용역결과 데이터가 이상하게 나왔을 가능성 때문에 제외시킨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이 부실 용역이라며 조목 조목 반박하는 성산읍반대대책위 오신범 홍보차장
▲ 제주 공항 인프라 사전 타당성 부실 용역 설명회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이 부실 용역이라며 조목 조목 반박하는 성산읍반대대책위 오신범 홍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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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범 홍보차장은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연구'가 "어떤 배경과 이유로, 누구에 의해 이렇게 부실하고 왜곡된 용역이 이뤄지게 됐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며 "부실용역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 반드시 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부지 선정과 관련해서도 "평가기준과 적용의 자의성, 허위 또는 잘못된 자료의 인용 등 기본요건을 결여한 부실 용역으로, 이러한 부실용역에 근거한 부지 선정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밟을 것을 촉구 하였다.

공항 시설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에게는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대한 검증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성산지구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유보"할 것을 요구하였고, 제주도를 책임지고 있는 제주도청에는 "성산지구를 제2공항 예정지로 기정사실화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일체의 행정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그 간의 과정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인 국회와 제주도의회, 각 정당에게도 "주민들이 제기하는 용역과정과 내용의 문제점, 의문들에 대해 조사하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공정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정감사와 주민 참여 보장을 통한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주문하였다.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는 "제주도 공항인프라 확충은 단순히 공항을 건설할 수 있는 부지를 찾아서 공항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제주의 100년 대계"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임을 지적하면서 "1천5백만에 가까운 입도객과 개발광풍으로 인한 교통난, 쓰레기난, 상하수도난, 부동산 가격 폭등, 제주의 가치인 환경과 경관의 파괴 등으로 인한 불편과 불안"도 점점 크게 느끼고 있다며, "제2공항 건설을 서두르기보다는 그것이 정말로 필요하고 바람직한지, 제주도민이 행복해 지는 길인지 성찰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도민 합의를 통해 결정되기를 호소하였다.

제주도에 비행기가 운행된 것은 일본 제국주의 강점기 시절인 1933년부터. 당시 전투기들이 운항을 하였고, 해방 이후는 1946년에 미군정청 소속 비행기가 주 2회로 정기 운행을 하였다.

1958년에 정드르비행장이 공식 공항으로 개항, 68년에 국제공항으로 승격하여 연간 1천 3백여만 명의 여객 운송을 책임지고 있으나 제주지역 사회는 끊임없이 증가하는 이주민과 엄청나게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시름 시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제주 공항의 확장이나 신공항의 추진, 또는 공항의 현 상태 유지 등의 결정은 황금알을 계속 낳는 지속가능한 관광지가 될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관광지가 될지를 가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부실용역, #신공항, #제2공항, #성산 반대대책위, #오신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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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보장된 정의의 실현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실천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노력이 지속될 때 가능하리라 믿는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토대이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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