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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불려나온 기상청장과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 고윤화 기상청장(왼쪽)과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진 대책 관련 당정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여야 모두가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에 대한 국민안전처의 부실한 대응을 질타하고 나섰다. 특히 재난문자 발송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마저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에 지적이 이어졌다.

국민안전처는 13일 경북 경주에서 전날 발생한 지진에 대한 재난 문자 발송이 늦고 안전처 홈페이지가 먹통이 됐던 사태와 관련해 "(절차적으로) 재난 문자 발송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과부하로 인해 홈페이지가 다운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의 당정회의에서 "안전처가 지진에 대해 지휘·대응을 했지만 국민들께서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기상청이 지진 발생 장소와 규모를 발표하면 국민안전처가 긴급재난문자 서비스(CBS)를 하는 데에는 상당히 제한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이동통신 3사로 보내는데 전국에 다 보낼 수 없다"라며 "(지진이) 미치는 것을 분석해서 보내야 하는데, 우리 기술로는 분석이 어렵다"라며 "기상청의 통보 후 전국 모든 사람들에게 문자를 발송할 수 없기 때문에 문자 발송이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의 수첩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진 대책 관련 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의 수첩.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게 보고중인 김 실장의 손에 들려진 수첩에는 전날 밤부터 쏟아진 언론 보도 내용 이외에 국민안전대책 등 새로운 내용은 적혀 있지 않다. ⓒ 남소연
그러면서 "1차 5.1 규모의 지진이 났을 땐 반경 120km 안, 2차 5.8 규모 지진이 났을 땐 반경 200km 안으로 문자를 발송했다"라며 "진도 분석 시간을 단축하긴 했지만 문자 알림을 위한 연구에 국내 기술이 아직 한계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홈페이지 다운과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니 과부하로 인해 다운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안전처 측은 또 "피해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8명이 작은 부상을 입었고, 기와가 떨어지고 금이 가는 것도 있었지만 일본에서 난 (피해)정도보다는 피해가 적은 상태"라며 "앞으로 전문가와 같이 이 부분을 점검해서 큰 재난에는 전국에 문자를 보내고, 홈페이지 다운은 관계부처에 연락해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 골든타임 또 놓쳤다"
지진 상황 보고받는 이정현 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진 대책 관련 당정 간담회에서 고윤화 기상청장과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오른쪽은 김광림 정책위의장. ⓒ 남소연
이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실무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어도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이라며 "폭염 때는 자주 보내던 문자가 이렇게 중대한 사태가 발생할 때 안 오는 것을 이해 못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측 이래 가장 강한 지진이었기 때문에 정부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를 국회 와서 설명할 생각 말고, 미리 알아서 준비하고 강력하게 요구할 건 요구해야 한다"라며 "국민들이 다친 뒤에 해명하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긴급 최고위 소집한 추미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진 대책 관련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진으로 인한 국민안전 비상시국이다,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대응은 이번에도 골든타임을 놓쳤다"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최대 규모 5가 넘는 지진이 두 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지진 발생 후 세 시간여 동안 먹통이었다"라며 "'긴급재난문자는 추첨식으로 보내주는 것이냐'는, 들끓는 여론처럼 국민에게 긴급상황에 대한 예보를 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이후 변한 것은 국민이지 여전히 정부 시스템은 변하지 않았다는 국민 비판 여론도 폭증하고 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진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에 먼저 알리는 보고보다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정보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 대표는 "무엇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위기상황에 대해 정부는 가장 빠르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국민이 위험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진 대책 회의 참석한 주승용 주승용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진 대책 관련 긴급 비대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주승용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 역시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더 이상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무방비 상태인 느낌"이라며 "전문가들은 어제 지진 후 추가적 지진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미흡한 대처 때문에 불안함을 느껴야 했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새벽까지 먹통이 돼서 지진 정보를 얻으려던 국민은 애간장이 녹았다"라며 "국민안전처는 저녁 7시 44분 최초 지진이 발생했는데 긴급재난문자를 지진 발생 8분 뒤인 53분에야 발송했다"라고 지적했다.
국회 불려나온 기상청장과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 고윤화 기상청장(오른쪽)과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진 대책 관련 당정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원전 괜찮은지 걱정", 안철수 "국민 안전 대비 시급"

정부의 지진 재난 대비 시스템에 대한 여야 정치인들의 걱정도 이어졌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지진 발생 직후 자신의 SNS을 통해 "지금 양산집에서 지진보도를 보고 있는 이 시각에 더 큰 지진이 발생했다"라며 "제가 살면서 체감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집 밖으로 피해야 하나 어째야 하나 겁이 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리와 월성의 원전들은 괜찮은지 걱정"이라며 "국민안전처는 지진대처요령을 긴급문자와 트윗 등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진도 5.8! 이제 대한민국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실히 알게 됐다"라며 "국민안전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지금 당장은 문제가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담장, 축벽 등 위험이 예상되는 곳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지진으로 울산 LNG 복합화력 4호기가 가동을 중지했다고 한다"라며 "원전 상황도 점검이 필요하다, 조기 귀가 또는 전화로 가족들을 안심시켜 주시고, 가족의 안전도 확인하시라"라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 지역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어제 지진을 겪으며 확인된 점은 구청, 동사무소, 고층 아파트 등에서 세부적인 지진 대응 지침이 없다는 것"이라며 "가령 가스는 진도가 얼마일 때 반드시 잠가야 하며 엘리베이터는 언제 이용하지 말아야 하는지, 지금 집에 있어야 하는지 밖으로 나와야 하는지 각 진도별 행동 지침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각 지역에서 어느 건물이 지진에 더 취약한지 체계적인 파악이 안 되어 있다, 각 기관, 단위에서는 인터넷이나 방송을 보고 알아서 판단해 공지를 한다"라며 "그래서 모두 주먹구구식이다, 이 점을 이번 국감 때 지적해 반드시 시정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태그:#지진, #국민안전처, #이정현, #추미애, #주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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