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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9일까지 '회생 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논란이다.

STX조선해양 기업회생절차 조사위원은 지난 8월 11일 회생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 조사보고서를 냈고, 각종 현안 진단에 대해 논란을 빚었다.

진해 STX조선해양.
 진해 STX조선해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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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사위의 조사보고서 폐기돼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와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8월 23일 변호사와 회계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보고서는 회계적․법률적 관점에서 모두 근거가 없다"며 폐기를 주장했다.

이 조사보고서에는 대규모 인력 감축안을 담고 있다. 민주노총은 "2017년 추정 매출액이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낮고, 2019년까지 신규 수주가 없을 것으로 가정한 것으로, 계속 기업가치 산정의 전제인 기업활동 계속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회생절차도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는데, 정리해고는 최수 수단으로서 해고회피 노력을 다한 뒤에 비로소 가능할 여지가 있다"며 "그러나 조사보고서는 해고회피 노력 등에 대한 노사간 교섭에 대한 고려 없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전제로 하고, 이는 정리해고의 최후 수단성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조조정을 많이 하면 할수록 당장의 고정 비용이 줄어들어 계속 기업가치가 높게 산정되어 단기적으로 회생 가능성이 높게 평가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단기적인 것이고, 묻지마식의 구조조정은 해당 기업의 잠재력을 훼손하여 결국 회생 계획의 원만한 수행 자체를 어렵게 할 것"이라 했다.

회사 관리인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회사는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8월 25일 STX조선해양 장윤근 관리인은 사내에 낸 자료를 통해 민주노총의 기자회견에 대해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조사보고서에 매출추정치가 낮다는 주장에 대해, 장 관리인은 "조선시황이 수주절벽에 놓인 상황에서 신규수주가 과거의 전례처럼 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민주노총의 회견문은 심각하게 잘못 작성된 것이고, 조선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관리인은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는 신규수주를 2017년 7척, 2018년 11척, 2019년 15척으로 가정하여 매출 추정한 것"이라며 "조선업은 수주산업으로 계약 이후 착공까지 통상 1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이 기간 내에 발생하는 매출원가는 미미하다. 따라서 현재 수주를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 착공된다고 볼 때 내년에 발생될 매출은 적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상당한 합리성이 해당되지 않고, 정규직 구조조정 후 비정규직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파견법상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 관리인은 "이 주장은 정리해고를 전제로 한 것이고, 현재 회사는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아웃소싱을 하고 있으며, 물량 감소에 따른 명휴(명령휴가), 연장근로와 휴일특근 축소, 노사합의를 통한 임금삭감 등을 진행 중"이라 했다.

그러면서 장 관리인은 "정리해고는 최후의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기 위해서 회사가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해고회피노력이다"고 했다. 장 관리인은 "단기 유동성 위기로 자금 부족 심화되어 기업의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어 회사가 진행하는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STX조선 위기, 노동자 책임전가 반대"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STX조선지회는 회사의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7일 오후 6시 진해 소재 STX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STX조선 위기, 금속노조노동자 책임전가 반대 결의대회"를 연다.

금속노조는 결의대회에 앞서 낸 자료를 통해 "잘못된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여전히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측과 채권단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STX조선 사측은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운영비율 15%에 불과한 노무비를 줄이기 위해 인적구조조정을 지속해 요구하고 있다"며 "이미 조사보고서는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가 집단이 폐기를 주장하는 등 잘못된 조사보고서다. 인적구조조정 후 가용인력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보고서는 현행법을 위반하는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이미 STX조선은 사측의 강요된 희망퇴직으로 100여명이 일터를 떠나는 등 가용인력조차 모자라는 실정"이라며 "특히 조사보고서에서 나타났듯이 STX조선의 가동율이 85~100%을 유지하는 실정임에도 무리한 인적구조조정은 노동자에게는 해고라는 살인을, 기업에게는 계속 기업가치를 위협하는 자살행위"라 했다.

이들은 "사측과의 교섭을 이어가며 인적구조조정을 중단시켜내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STX조선의 위기가 노동자에게 책임이 전가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태그:#STX조선해양, #구조조정,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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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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