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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김천시민 1500여 명이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김천시민 1500여 명이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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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장관을 면담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입장을 전달했던 김천 시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주민들은 1일 오후 김천역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국방부를 성토했다.
 
이날 오전 국방부를 항의방문하고 돌아온 주민 등 1500여 명은 촛불을 들고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방부장관이 "북한 핵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불통'을 넘어 '먹통'을 느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백승철 사드배치반대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은 "버스 25대를 이용해 1000여 명이 올라갔다, 율곡동 학부모들은 아이들 학교 보내고 KTX타고 올라오기도 했다"며 "사드를 막아내기 위한 주민들의 투쟁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국방부 항의방문에는 당초 200여 명으로 예상됐으나 1200여 명의 김천시민이 참석했다.
 
백 위원장은 이어 "국방부장관과 만나 70분 동안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고 사드 배치 철회를 부탁했다"며 "하지만 북핵 때문이라는 일관된 답변밖에 들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성주군민들이 제3지역으로 몰아냈듯이 우리 14만 시민들은 사드를 대한민국에서 몰아내겠다는 생각으로 돌아왔다"며 "끝까지 투쟁하자, 투쟁만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사드 철회를 위한 투쟁을 강조했다.

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배치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김천시의원들이 시민들과 뜻을 함께 하겠다며 큰절을 올렸다.
 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배치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김천시의원들이 시민들과 뜻을 함께 하겠다며 큰절을 올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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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한민구 국방부장관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오늘 국방부장관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정말 화가 많이 났다"며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어 국방부를 믿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배 의장은 이날 국방부 앞에서 시의원 11명이 삭발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김천시의원 15명이 모두 삭발을 했다"며 "꺼져가는 촛불을 방치해선 안 된다, 사드 배치가 철회될 수 있도록 촛불에 불을 붙이기 위해 삭발했다"고 말했다.
 
박희주 김천시의회 의원은 ""탈당하라, 삭발하라, 혈서 쓰라고 말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책임있는 행동을 하겠다, 김천에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며 "믿을 것은 시민밖에 없다, 국방부와 정부는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옷을 하나하나 벗어가며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윗옷을 벗고 '사드 절대 불가'라고 쓴 옷과 태극기를 단 옷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며, "애국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민구 국방부장관을 겨냥했다.
 
그는 "사드가 들어오면 사드 자두, 사드 포도를 누가 사먹겠느냐"며 "독립군들이 자기 고장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독립군의 마음으로 싸우자"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김천시민들이 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사드배치 반대 펼침막을 들고 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김천시민들이 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사드배치 반대 펼침막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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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김천시민들이 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김천시민들이 1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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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항의발언도 잇따랐다. 김천시 대덕면에서 왔다는 송인호씨는 "어제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는데 오늘 국방부 앞에서 삭발했다"며 "사드가 그렇게 안전하다면 청와대에 설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진(61)씨는 "선거하면 1번만 찍었다, 오로지 새누리당밖에 몰랐다"며 "이제 우리가 찍은 새누리당이 우리더러 죽으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성주뿐 아니라 김천과 구미가 다 같이 힘을 합쳐 사드를 몰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방부가 김천시민들에게 사드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책자를 배포하고 사드가 안전하다는 내용의 전화를 무차별적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김덕기 김천YMCA 사무총장은 "국방부에서 전화가 와 사드가 안전하다는 설명을 하려 했다"며 "국가를 지켜야 할 국방부가 국민들에게 홍보나 해서 될 일이냐"고 힐난했다.
 
주민들은 국방부에서 배포한 홍보책자를 한데 모아 불태우겠다고 말했다. 촛불 사회자가 책자를 모아 불태워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하자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우리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게 지키겠습니다', '주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 안보가 더 강해집니다', '주한미군 사드배치, 오해와 진실', '한눈에 보는 사드, 우리 대한민국 더 안전하게' 등 4종의 홍보물을 주민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시 농소면 사드반대대책위는 김천역 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사드가 배치되면 정권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천시 농소면 사드반대대책위는 김천역 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사드가 배치되면 정권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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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역에서 1일 오후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나온 한 참가자가 '사드배치 즉각 철회'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앉아 있다.
 김천역에서 1일 오후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나온 한 참가자가 '사드배치 즉각 철회'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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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사드 배치가 강행될 경우 정권퇴진 운동에 나설 뜻을 밝히기도 했다. 농소면 사드반대대책위는 "롯데CC 결정되는 순간 김천은 정권퇴진운동의 성지가 될 것이다, 선량한 시민 피눈물 나게 하지 마라'는 현수막을 김천역에 내걸었다.
 
김천투쟁위는 또 성주투쟁위와 연대해 사드 제3부지로 떠오르고 있는 성주군 초전면 롯데 골프장 앞에서 함께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경범 김천시 농민회장은 "성주투쟁위와 협의해 다음주 중에 함께 집회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촛불집회도 51일째 계속됐다. 성주군민들은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평화를 위해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며 '제3부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태그:#사드, #김천역,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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