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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여성 관광객에게 치마를 입지 말 것을 권고한 인도 문화관광부 장관의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외국인 여성 관광객에게 치마를 입지 말 것을 권고한 인도 문화관광부 장관의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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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성범죄 방지를 위해 외국인 여성 관광객에게 치마를 입지 말 것을 권고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마헤시 샤르마 인도 문화관광부 장관은 외국인 여성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짧은 옷이나 치마 등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르마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인도 문화는 서구와 다르다"라며 "외국인 여성 관광객이 인도에서 안전하게 다니려면 짧은 옷이나 치마를 입지 말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 단체는 성차별적 발언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인도 문화관광부가 밤늦게 외출하지 않기, 치마 입지 말기, 택시 탈 때 차량 번호판을 찍어 친구에게 보내기 등 여성의 행동 지침이 담긴 책자를 공항에서 외국인 여성 관광객에게 배포하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인도에서 외국인 여성 관광객을 노린 범죄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관광 수입이 크게 줄어들자 인도 정부가 이러한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이다.

"왜 사회 구조가 아닌 여성의 옷차림을 바꾸려는가?"

인도의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인도에서는 성범죄의 잘못을 피해자인 여성 탓으로 돌리는 문화가 있다"라며 "여성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나라에 누가 관광을 오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마니시 티와리는 "샤르마 장관은 모든 여성에게 부르카를 쓰게 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라며 "문화관광부 장관이라면 문화적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사태가 커지자 샤르마 장관은 "여성의 옷차림을 강제하려는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사원과 같은 일부 종교적 장소에 한해 권고한 것이며,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인도의 한 경제전문가는 "인도의 여성 인권은 세계에서 가장 열악하다"라며 "여성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더 많은 외국인 여성 관광객이 온다면 인도 경제는 훨씬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의 안전을 위해 사회 구조와 인식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왜 여성의 옷차림을 바꾸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태그:#인도, #치마,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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