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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 고양이는 고양이 혈통등록 협회(CFA, TICA 등)에 등록되어 '품종증명서', 즉 혈통서가 발급된다. 사람으로 치면 일종의 호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혈통서를 가지고 있는, 혈통이 엄격하게 관리된 고양이들은 비싼 몸값이 매겨진다.

물론 모든 고양이가 공평하게 행복해야 한다는 마음에, 고양이를 '품종'이나 '순종'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애묘인들도 많다. 하지만 비싼 몸값에 '모셔온' 고양이들이라 해서 평탄한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제 귀찮아졌나요?

'스코티시폴드' 종인 두 마리 고양이 강이와 산이는 작년 늦가을, 집에서 쫓겨나야 했다. 순수 혈통으로 태어났다는 '품종증명서'도 가지고 있는 고양이들이었다. 처음엔 물론 비싼 분양가로 데려왔을 테지만 버릴 때는 가차 없었다.

원래 키우던 사람은 택배 기사에게 "데려가시든가 아니면 길에 버리라"며 두 마리 고양이들을 떠맡겼다. 평소 길고양이를 돌보던 택배기사 유근경씨는 집에서 살던 고양이들을 차마 길에 내버릴 수 없어 자기 집으로 데려왔다.

천천히 살펴보니 얼마나 관리가 안 되었는지 몸에 피부병과 진드기도 있었다. 직접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마치고 보호 중이지만, 이미 집에서 여러 마리를 키우고 있어 유씨도 강이와 산이를 계속 돌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씨는 다른 입양처를 찾고 있는 중이다.

버려진 두 마리 고양이는 스코티시폴드 종의 품종증명서를 가지고 있었다
▲ 고양이 품종증명서 버려진 두 마리 고양이는 스코티시폴드 종의 품종증명서를 가지고 있었다
ⓒ 유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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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서도 있는 '비싼 몸값'의 고양이지만 택배 기사에게 떠맡겨졌다
▲ 스코티시폴드 종의 고양이 혈통서도 있는 '비싼 몸값'의 고양이지만 택배 기사에게 떠맡겨졌다
ⓒ 유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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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키우지 말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 종은 정식으로 등록된 품종 고양이는 아니다. 애묘인들이 '아메리칸 숏헤어'와 비슷하게 '코리안 숏헤어'라는 이름을 임의로 붙여주었다.

예전에는 이와 달리 혈통 있는 비싼 품종묘를 마치 '액세서리'처럼 키우는 사람들도 많았다. 외국의 품종 고양이들이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는 정식 증명서 없이 혈통을 속여 비싼 값에 파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품종묘를 마치 고급 '물건'처럼 취급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최근엔 그런 '비싼' 고양이들도 쉽게 버려진다는 게 더욱 문제다. 이렇게 태어났을 때부터 사람 손에 키워진 고양이들은 야생에서 적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특히 장모종 고양이들은 털이 쉽게 엉키며 피부병 등이 생길 수 있어 사람이 돌보지 못하는 곳에서는 더욱 살아남기 힘들다.

평생을 책임질 수 없다면, '고급 액세서리'라는 생각으로 고양이를 분양받는 건 금물이다. 비싼 고양이도 매일 밥을 주고 화장실을 치워주어야 하며, 발톱으로 가구를 긁거나 사냥 본능 탓에 밤새 집안을 뛰어다닐 수도 있다. 장식품이 아니라 정말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태그:#고양이, #품종묘, #스코티시폴드, #유기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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