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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뷰(artiview) 프로젝트>는 문화예술단체 'Art&Culture Story 문밖세상'의 비영리사업으로, '예술가, 그리고 삶 : 예술로 살다'라는 주제로 예술가로의 길을 선택한 이들의 삶의 방식과 작업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돈걱정, 집걱정, 작업걱정, 세상걱정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열심히 자기 뜻을 펼치고 있는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 기자 말

"강릉에서는 무조건 '대관령을 넘는 것'만이 답인 건가요? 우리는 답답했습니다. 내 꿈을 펼치기 위한 방법은 서울권에 있는 대학을 가는 것 뿐일까? 강릉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찾고, 같이 할 친구들을 만날 수는 없는 걸까? 그래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리처럼 문화예술에 꿈이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자유로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로 말이죠!"

지난 5월, 한 워크숍에서 처음 마주한 강릉청소년문화예술커뮤니티 '세손가락'의 김준기 기획자의 말이다. 사례 발표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튀는 외모와 까랑까랑한 목소리, 심지어 어리기까지 한 모습에 흠칫 놀랐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그들의 이야기는 무척 진지했다.

단순히 치기어린 시절 활동으로만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나 강릉지역의 청소년·청년들의 문화를 직접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해온 흔적들이 그대로 묻어났기에, 그 사례는 십년이 넘는 경력의 문화예술기획자인 내게도 꽤 인상 깊은 발표였다.

성인이라면 모두가 지나온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 혹은 갓 스물을 넘긴 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그저 어린 친구들' 혹은 '너희들이 해봤자'라는 편견이 만연하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시선을 이겨내며 자주적인 도전을 이어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런데 그 도전을 꾸준히 이어가며 자신들의 문화를 넘어서 지역사회에 작은 변화의 바람까지 일으키고 있는 세손가락. 그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져서 지난 7월 말에 다시금 강릉을 찾았다.

손가락집에서 만난 '세손가락' 맴버
 손가락집에서 만난 '세손가락' 맴버
ⓒ 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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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손가락'

인터뷰를 위해 찾은 곳은 바로 '손가락집'. 이름부터 활동 내용까지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 게 없는 팀이다. 일반적인 문화예술단체라고 하기에는 구성원들의 연령대도 상당히 어리다. 어떠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세손가락'에 이르렀는지가 궁금해졌다.

- '세손가락'이 어떤 단체인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김준기(23) : "저희는 2010년도에 '겨울협의회'라는 고등학생 영화동아리로 처음 만났어요.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우리만의 축제로 끝나버린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과 만나고 싶었지만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거의 없었죠. 그래서 무대 자체를 우리가 만들기로 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2013년 세손가락 프로젝트'입니다. 처음에는 주로 페스티벌 위주로 공연, 전시 등을 많이 했었고, 2014년에는 지원사업을 통해 영상수업, 라디오제작, 독립출판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2015년에도 마찬가지로 페스티벌을 개최했고, 올해는 내년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해로 보내고 있습니다."

- 세손가락의 뜻은 뭔가요?
김준기 : "처음엔 세 사람이 이 모임을 시작해서 세손가락이라고 지었는데, 멤버들이 저마다 의미를 붙였어요. '세상을 바꾸는 손가락이 되자'라든지, '나·너·사회라는 세 가지로 확장되는 활동을 하자'는 뜻도 있어요."

- 그럼 세손가락 구성인원은 어떻게 되나요? 주로 연령대라던가.
김준기 : "처음 겨울협의회가 만들어졌을 때는 모두가 고등학생이었어요. 그리고 스무 살이 되면서 '2013년 세손가락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죠. 아마 저희가 고등학생 때 했다면 감당하지 못했을 일들이었을지도 몰라요. 그 당시에는 세손가락을 1년만 잠깐 하는 프로젝트로 즐기고 끝내려고 했다가, 2014~2015년까지 계속 이어오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세손가락이 계속 유지가 되다 보니, 겨울협의회와 세손가락의 멤버가 거의 같아서 모두 세손가락으로 통합하게 됐어요. 지금 현재 세손가락 멤버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고등학생 및 이십대 초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손가락집 내부
 손가락집 내부
ⓒ 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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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을 들썩이는 '세손가락 페스티벌'

참가를 반대하던 부모님, 활동에 우려를 표하던 선생님, 관심 없던 친구들, 여행 중인 관광객과 외국인들도 페스티벌 장소로 모였다고 한다. 강릉 지역이 들썩거릴 정도로 다양한 계층이 어울릴 수 있는 축제를 청소년·청년들이 직접 만들어나갔다고 하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과정을 자세히 들어보기로 했다.

- '세손가락 페스티벌'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주세요.
김준기 : "세손가락 페스티벌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만들고 싶은 무대를 직접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일단 3월 정도에 페스티벌에 참여할 청소년들을 모집합니다. 매년 50~70명 정도의 참여자들이 모여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걸 말하면, 팀을 꾸려서 직접 준비를 해나가게 되는 방식이에요. 저희가 틀을 짜놓고 청소년들이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들을 팀원들과 함께 진행해 나가는 거죠.

예를 들면 참가자 중에 예능을 찍고 싶다는 친구들이 있으면, 그들을 모아 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해요. 그렇게 대략 연극, 음악, 전시, 영화, 영상, 라디오의 6개 분야로 나눠 직접 무대를 꾸며나가게 됩니다. 그 과정과 결과물들을 모아 11월에 강릉 곳곳에서 일주일 간 페스티벌을 열게 되는 거죠. 저희 세손가락 사무국은 그러한 전 과정을 서포터하고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되는 거고요."

- 그럼 11월에 페스티벌을 하게 되면 지역 주민들이 많이 보러오나요?
김준기 : "네. 지금은 많이 오는 편이에요. 처음에 저희가 세손가락 페스티벌을 열게 된 계기 중의 하나가 우리들만의 행사가 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거든요. 그래서 저희 사무국은 물론 참가자들 스스로가 직접 적극적으로 홍보도 해야만 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 반대했던 부모님들이나 가족들도 학생들의 공연을 보러 왔고, 학교 선생님들이나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저희 축제를 보러 왔어요."

이신우(23) : "재밌는 사례도 있었어요. 끝까지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던 참가자가 막판에 과자를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해서 '세손가락' 모양의 과자를 만들어서 주민들에게 나눠주면서 홍보를 했어요. 그래서 지나던 외국인들이나 관광객들도 저희 페스티벌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 오기도 했죠."

세손가락 홍보영상 '손가락집잼스' 스틸컷
 세손가락 홍보영상 '손가락집잼스' 스틸컷
ⓒ 세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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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부터 11월까지 준비기간이 상당히 긴데 그럼 운영은 어떻게 해나가나요?
김준기 : "2013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는 예산이 거의 없어서 영화동아리 때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연이 닿았던 마을에서 마당극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버스킹 공연은 강릉 곳곳에서 했고, 미술팀은 전시도 했습니다. 그리고 타지에서 청소년 영화들을 섭외해서 상영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었어요.

분명 모두가 예산이 필요한 일들이었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초기 자본을 만들었고, 씨커스(청년창업지원사업)에서도 사업비를 일부 지원받아서 예산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그 비용으로 인력에 대한 보수까지 기대할 수는 없었기에 100% 자원 봉사로 진행을 하다 보니까 각자 아르바이트를 따로 하면서 페스티벌을 만들어갔어요. 그리고 2014부터 올해까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사업을 통해서 운영을 해나가고 있고요."

- 지원사업과 연계하게 된 계기나, 지원사업을 통해 달라진 점이  있나요?
김준기 : "2014년에 주변 분들의 제안을 받아서 처음 지원을 하게 됐어요. 진흥원 관계자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애들이 낸 경우가 없는데 신기하다"고 하면서 뽑아주셨대요. 그렇게 사업을 통해서 인건비와 페스티벌 운영예산을 확보해서 2014년과 2015년에는 문화예술교육을 기반으로 한 페스티벌을 만들어 나갔고요.

올해 같은 경우는 사업 방향을 좀 다르게 가져가게 될 것 같아요. 진흥원에서 컨설팅을 하러 오신 선생님께서 시시콜콜 사업은 단체 역량강화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너무 프로그램이나 페스티벌 위주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셨어요. 그래서 올해는 페스티벌을 개최하지 않고, 내년 페스티벌을 좀 더 잘하기 위한 발판 마련을 해나가게 될 것 같아요."

- '세손가락 페스티벌' 말고 세손가락에서 진행하는 또 다른 사업이 있나요?
이신우 : "올해는 하나 정도 있어요. '네모네모씨 라디오'라는 것인데요. 처음엔 2014년 페스티벌 안에서 진행됐던 건데 이게 따로 독립한 거라고 보시면 돼요. 라디오라는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업로드가 가능한 콘텐츠라 1년 내내 작업을 하고,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올해 라디오 진행을 하고 있는 제가 내년에는 군대에 가게 돼요. 그렇다고 라디오를 없애는 게 아니라 다음 주자에게 진행을 넘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예산이 전혀 없는 상태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라디오를 지속할 방안을 찾고 새로운 모델을 기획해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세손가락 페스티벌 준비과정
 세손가락 페스티벌 준비과정
ⓒ 세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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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손가락을 통해 자립하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립해나간다는 것은 사회에서 오랜 경력을 지닌 자들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시작해 갓 스물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들이 이 문제에 봉착해있다. 어쩌면 대학생활만을 해나가기에도 벅찬 시절일지도 모를 그 시기에 하고 싶은 일, 단체의 운영,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깊이 있게 고민을 하는 청년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생긴 문제나 고민이 있나요?
김준기 : "저희가 이 일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대부분의 문화단체가 겪는 문제 중 하나가 지원사업에 대한 의존도라고 생각해요. 저희 단체도 별반 다르지가 않거든요. 특히 저희는 문화원이나 문화의집, 미디어센터 등과 다르게 지속적인 지원금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공모사업을 낼 때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았어요. 그로 인해 지원사업이 종료되면 친구들이 세손가락의 일이 아닌 다른 돈 버는 활동으로 전향하게 되더라고요.

특히나 올해는 지원사업을 받는 마지막 해이기도 하고, 공간 계약도 끝나게 돼요. 그래서 2016년에는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공간유지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단체를 다져나가는 것에 집중하게 될 것 같아요. 특히 지역사회에서 우리의 활동에 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서 점점 다양한 청년지원 사업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책제안도 할 생각이에요."

- 그럼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을 하고 있나요?
김준기 : "2013년에는 100% 자원봉사로 일들이 진행됐지만, 지원사업을 받게 되면서는 인건비를 일부 책정해서 운영하게 됐어요. 그리고 올해는 이 공간에서 상근하면서, 일정 부분 월급형태의 돈을 지급 받는 친구들이 4명 있고요.

특히 저희 활동이 지역사회에 점점 알려지면서, 미디어센터 등을 통해서 교육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영화동아리에 수업을 나가면서 강사료를 벌고 있는 친구들도 있죠. 하지만 아직은 경제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으므로 앞으로는 저희 활동을 통해서 경제적인 문제들도 해결해나갈 방법들을 계속 고민해나갈 생각이에요."

세손가락 페스티벌
 세손가락 페스티벌
ⓒ 세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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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무타임'으로 손가락을 보호하자!

자랑할 거리가 있다며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 꺼내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세손가락만의 독특한 방법이 있다는 김준기 기획자. 그만큼 일을 하면서 겪는 고충이 많았던 걸까. 그런 고충들이 가져다주는 문제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아끼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낼 줄 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조직문화가 궁금해졌다.

- 단체 세손가락의 조직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김준기 :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기획자 6명, 조력자가 4~5명 정도가 있고요. 그리고 세손가락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멤버들이 계속 회원형태로 남아있는데 그 인원이 약 40~50명 정도가 돼요. 가끔 행사가 있거나 공간 대청소를 할 때 나와서 도와주기도 하죠."

- 세손가락의 조직문화는 어떤가요?
김준기 : "저희가 처음에 단체를 운영하면서 강조한 것이 '평등한 관계, 리더가 없는 것, 모두가 공동대표'라는 것이에요. 그래서 기획팀 6명 모두가 자유롭게 제안하고, 깊게 논의하면서 일을 진행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단점도 있어요. 부딪히는 부분도 많고, 결정을 내리기 힘들 때도 있고 그래요. 실제로 회의를 한 번 하면 3~4시간씩 하는 건 예사고, 6시간 이상 혹은 하루 종일 회의를 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대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강연을 함께 듣는 등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

- 그럼 장시간 회의나 활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김준기 : "저희가 최근에 주변사람들에게 회의를 너무 많이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희도 그것 때문에 좀 지쳤고요. 그래서 다들 일로만 만나지 말고, 좀 놀기도 하자 싶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신나게 노는 날을 잡아놨어요. 기획자답게 이름도 멋지게 지어줬죠. '골무타임'이라고. '손가락을 보호하자'라는 뜻이에요.

회의는 빠져도 되지만, 노는 날은 절대 빠지면 안돼요. 그래서 다 같이 스쿼시도 치고, 볼링도 치고, 경포호수에서 자전거도 타고, 카페에 가서 몇 시간 동안 놀다 오기도 하고 그랬는데 너무 좋았어요. 정말 스트레스가 확 풀렸죠."

골무타임을 보내는 세손가락 멤버들
 골무타임을 보내는 세손가락 멤버들
ⓒ 세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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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손가락의 미래는 곧 나의 미래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7년이라는 시간을 세손가락과 함께 보내고 있다는 친구들. 지금의 활동이 어린 시절에 느끼는 단순한 호기심과 관심의 발현인 것인지, 아니면 계속 관련분야에서 자신의 성장을 도모할 것인지가 궁금해졌다. 조심스레 그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 지금 세손가락의 활동이 자신의 꿈과 일치하나요?
이신우 : "제가 고등학교 때 겨울협의회에 들어왔던 건 영화감독이 꿈이었기 때문이에요. 물론 아직도 그 꿈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세손가락의 활동을 하면서 방향이 조금 바뀌었어요. 제가 영화감독이 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돕는 것에도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앞으로 영상 쪽 일을 꾸준히 하면서 제가 발전하는 만큼 세손가락의 성장도 함께 이끌어나가고 싶어요."

홍순우(22) : "처음에 세손가락 활동을 하게 된 건 준기형의 권유 때문이었어요. 초반엔 제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활동을 하면서 많이 애를 먹었는데, 같이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편안하게 대해줘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활동을 하면서 영상 쪽으로 진로를 굳히게 됐고요. 그러니 어느 정도는 활동과 꿈이 일치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세손가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준기 : "이 질문은 매번 받지만 받을 때마다 항상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자꾸만 커져서. 제 개인적인 목표는 창작자에 더 가까웠는데, 창작을 진행하면서도 다른 작업하는 친구들과 함께 교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점점 교육에도 관심이 생기게 됐고, 앞으로도 계속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 지역사회에 세손가락이 어떻게 자리매김했으면 하는지? 그리고 강릉에서만 활동할 생각인 건지도 궁금합니다.
이신우 : "세손가락의 활동을 통해서 강릉에 있는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계속 만나고 싶어요. 가령 CA(특별활동)이라던지, 자유학기제 등에 세손가락 팀원이 강사로 참여해서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즉 학생들이 꿈을 이뤄나가는 길에 매개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김준기 : "어려서부터 '대관령을 넘어라'라는 교육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대학을 갈 때 혹은 사회생활을 할 때 강릉을 벗어나지 못하면 실패자로 낙인찍히는 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역으로 대학을 가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계속 끝까지 강릉에 남아서 세손가락의 활동을 통해 고지식하고 답답한 강릉의 분위기를 바꿔나가고 싶어요. 이곳에서 청소년·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나가고 싶어요."

손가락집에서 크리스마스파티를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기
 손가락집에서 크리스마스파티를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기
ⓒ 세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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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에 매료되어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푹 빠져있었다.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 그것이 주는 힘은 굉장하다. 그들은 단순히 성과를 내거나 프로젝트를 해냈다는 것에 집중하지 않았다.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필요에 의해, 본인 의지에 의해 즐거워서 했던 일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기에 어린 나이에 시작을 해서 우여곡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7년이라는 시간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특히 청소년 동아리로 시작한 모임이 이젠 강릉의 청소년·청년들의 문화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지금은 작은 변화지만 언젠가는 이들의 성장과 함께 강릉지역에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조심스레 해본다. 또 어쩌면 강릉을 넘어 전국으로 전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혀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기획자라는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앞날에 응원을 아끼지 않는 바이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는 'Art&Culture Story 문밖세상' 대표입니다. 본 기사는 ‘변희정의 브런치 매거진’과 ‘컬쳐매거진 아라’를 통해서 동시 발행됩니다.



태그:#문밖세상, #아티뷰 프로젝트, #변희정, #세손가락, #세손가락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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