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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가요가 정확히 100년 역사를 맞게 된 2016년은 대중가요 역사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두 명인의 탄생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목포의 눈물>의 가수 이난영(1916~1965), 그리고 <눈물 젖은 두만강>의 가수 김정구(1916~1998)가 올해 나란히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이미 가고 없는 이들이기는 하지만 대중가요 역사에 남은 그들의 발자취가 결코 간단하지 않기에, 탄생 100년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주민등록상 생일이 6월 6일인 이난영의 경우, 지난 5월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치러졌다. 고향인 목포와 서울에서 각종 공연과 전시가 개최되었고, 이난영 100년의 의미를 짚어 보는 쇼 프로그램도 방송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200곡이 훨씬 넘는 이난영의 노래를 집대성한 <이난영 전집> 음반이 제작되어 탄생 100년의 의미를 더했다.

8월 17일 기념 감상회 포스터
 8월 17일 기념 감상회 포스터
ⓒ 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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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음력 7월 15일에 태어나 오는 8월 17일에 정확히 탄생 100년이 되는 김정구 또한 이난영만큼 다채롭지는 않지만 나름의 기념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난영 전집>을 제작한 옛 가요 사랑모임 유정천리에서는 이번에도 김정구 탄생 100년을 기념해 <김정구 걸작집> 음반을 제작했고, 8월 17일 저녁에는 기념 감상회도 개최한다. 오후 6시 15분부터 서울 시민청 워크숍룸에서 열리는 감상회에서는 <김정구 걸작집> 수록곡들은 물론 김정구 100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다양한 희귀 시청각 자료들을 접할 수 있다.

1936년에 데뷔해 1938년 <눈물 젖은 두만강>을 비롯한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중의 심사를 위로하고 시대의 모습을 그려 냈던 김정구. 그는 <눈물 젖은 두만강> 외에도 <왕서방 연서>, <앵화 폭풍>, <돈타령> 등 코믹한 만요로 1930년대 후반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근 30년 동안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현역 가수로서 지치지 않는 저력을 보여 주기도 했다. 대중음악가로서는 처음으로 1980년에 문화훈장을 받았던 것도 반세기 가까운 김정구의 그러한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표작을 모은 음반이 제작되고 기념 감상회도 마련되어 있지만, 그러나 김정구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그리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직접 관련 단체라 할 수 있는 가수협회에서는 아예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이난영 100년과 달리 지방자치단체나 방송 쪽에서도 이렇다 할 계획이 없는 듯하다.

김정구의 고향이 함경남도 원산이다 보니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국민가수'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김정구의 위상을 생각해 보면, 이북5도위원회 같은 관련 조직에서 최소한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여론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김정구 걸작집> 음반 표지
 <김정구 걸작집> 음반 표지
ⓒ 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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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구 걸작집> 음반을 제작하고 8월 17일 기념 감상회를 마련한 유정천리의 이동순 회장(계명문화대 교수)은 음반 인사말을 통해 "분단시대 최대의 아픔인 잃어버린 북녘 고토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눈물 젖은 두만강> 이 한 곡으로 민족의 제단에 헌정했으니, 이것만으로도 김정구는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길이 남는 가수"라 강조했다. 지난날 대중이 왜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는지, 그리고 이제 우리가 왜 그의 100년을 되새겨야 하는지, 이유는 사실 그렇게 간단하다.


태그:#김정구, #유정천리, #탄생 100년, #김정구 걸작집, #기념 감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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