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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먹기 위한 동물이지만, 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몇 개국을 제외한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개를 먹지 않습니다. 문화적인 나라라면 어떠한 나라에서도 개를 먹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말이다. 이처럼 개 식용 문제는 특정 문화의 우열을 논하는 문화상대주의의 틀에서 많은 논의가 오간다. 개 식용은 한국이 국제사회 무대에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다가오면서 1984년 3월부터 서울에서는 보신탕을 비롯한 소위 '혐오음식'의 영업행위를 금지했다. 쉽게 말해 부끄러우니까 잠시 숨긴 거다.

동물권을 대표하는 학자 피터싱어는 그의 저서 <동물해방>에서 '종차별'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인간이 동물을 먹을 수 있는 근거가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논리에 입각하면, 소와 돼지는 먹어도 되고 왜 하필 개는 먹으면 안 되는지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다.

"개는 인간과 함께 진화해 왔다"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왜 고기를 먹는지', 내면화된 육식주의를 다룬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멜라니 조이의 서적
▲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왜 고기를 먹는지', 내면화된 육식주의를 다룬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멜라니 조이의 서적
ⓒ 알라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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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인간의 '공진화(共進化)'설이 있다. 개가 가축화 되고 나서 수천년에 걸쳐 인간과 함께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2014년에 발표된 안나 키스(Anna Kis)등의 연구에 따르면 개는 인간을 보기만 해도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체내에서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일명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며 엄마와 갓난아이가 스킨십을 할 때 분비되는 등, 상호간 유대와 호감을 만드는 호르몬이다. 공진화의 증거는 다른 곳에도 있다. 공을 멀리 던지는 행동 실험에서도 늑대와 달리 개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공을 가지고 온다.

이는 야생동물의 새끼와 인간 아기가 보이는 유아적 행동인데, 개는 여기서 더 성숙하지 않는다. 즉 개는 인간을 자신을 보호해주는 부모와 같이 인식하는 것이다. 가축화되고 수천 년을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는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아기'의 위치를 지니고 있다. 인간에 대해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존재를 식용으로 하는 것에는 윤리적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먼저, 가까운 것부터"

 여러 동물단체들은 개, 고양이 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을 일부 정당들과 함께 정책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여러 동물단체들은 개, 고양이 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을 일부 정당들과 함께 정책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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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에서 개와 고양이 등에 대한 보호와 권리를 다른 동물들에 비해 많이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개와 고양이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소, 돼지, 닭 등과 관련된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제기는 동물단체와 일부 정당이 헌법소원 등을 진행하고 있는 꾸준한 이슈다. 20대 총선에서 동물단체들은 정당들과 협력하여 공장식 축산업 제한, 실험동물 규정 등을 동물복지 공약에 넣는 노력도 했다.

개 식용 반대나 TNR(고양이 중성화 수술)등의 운동은 개, 고양이 등에 대한 친근성에 기반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친밀감을 쉬이 느끼기 개, 고양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올 초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잠깐 화제가 되었지만, 한국 사회에서 채식인은 여전히 '별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이런 분위기에서 '모든 동물을 먹지 말고, 채식을 하자'라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지지를 받기 힘들다. 동물단체들의 주장은 개나 고양이'만' 보호하자는 게 아니라 개나 고양이 '부터' 보호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마땅하다.

동물권 활동가 이권우씨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 고양이의 감정에 공감이 간다면 그 때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라며 "이제 개와 고양이가 돼지, 소, 닭과 다르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고민하면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친밀성에 근거한 단계적 접근은 동물권 의제가 부상하는데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개 식용만 반대할 수 있는 논리는 부족

성남 소재의 한 개 농장(도축장) 대부분의 식용으로 소비되는 개들은 음성적인 곳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잔인한 방법으로 도축되고 있다.
▲ 성남 소재의 한 개 농장(도축장) 대부분의 식용으로 소비되는 개들은 음성적인 곳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잔인한 방법으로 도축되고 있다.
ⓒ 이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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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제는 문명/야만의 이분법상의 문화상대주의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필자는 육식에 완전히 반대하지 않는 이상, 개를 먹는 것 자체가 '미개'하거나 '야만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먹는 행위'가 아닌, 식용으로 소비되는 대부분의 개들이 겪는 사육/도축 과정이 야만적인 것이다.

개 식용에 찬성하는 대학생 이규열씨는 "저는 사육과정에서의 동물복지에는 찬성해요, 소나 돼지 등의 공장제 축산보다도 열악한 환경에서 음성적으로 가둬 키워지거나, 합법적인 도축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위생상 문제에 있어서도 걱정이 크거든요"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동물단체와 개를 먹는 사람들 사이에도 접점은 존재한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있는 소, 돼지, 닭 등과 비슷한 수준에서 개의 사육이 이루어진다면 많은 가축들 중 개 식용만 반대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는 부족하다. 개 식용 반대운동은 현 시점에서는 효과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가축들을 포함한 육류소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방향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논쟁에 있어서도 개인의 도덕성이 아닌 불법적인 사육과 유통과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가 아닌 이상 개식용 반대를 말할 당위성을 가지기 힘들다.

 배우 최여진씨의 어머니 정아무개씨가 양궁 국가대표인 기보배 선수가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SNS에 원색적인 비난글을 올려,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배우 최여진씨의 어머니 정아무개씨가 양궁 국가대표인 기보배 선수가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SNS에 원색적인 비난글을 올려,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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