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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서든어택2' 서비스 종료 넥슨 게임회사 측이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서든어택2'의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 넥슨, '서든어택2' 서비스 종료 넥슨 게임회사 측이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서든어택2'의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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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넥슨이 서든어택2를 출시했다. 하지만 몇 주 못 버티고 온갖 불명예만을 안은 채 서비스를 종료했다.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게임은 재미도 없거니와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성적 대상화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넥슨은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공지에 "선정성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여성에 대한 혐오를 유발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혐오라는 단어의 사회적 맥락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둘이겠냐만, 넥슨은 서든어택2가 여성혐오적이라는 지적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기에 바쁜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눈살부터 찌푸려진다. 하지만 이것을 지적할 때마다 많은 누리꾼들은 "남성도 성적 대상화가 된다, 왜 이것은 지적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여성과 남성의 성적 대상화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

졸업사진 수난시대

 졸업 사진을 두고 한 맥심의 발언입니다.
 졸업 사진을 두고 한 맥심의 발언입니다.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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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의정부고등학교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졸업사진이 화제가 됐다. 많은 이들이 칭찬을 쏟아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모 여자고등학교에서도 졸업사진을 찍었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등장인물인 할리퀸 분장을 하는 등 눈길을 끌만 했다.

하지만, 의정부고등학교와 달리 사람들의 관심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여학생들의 졸업사진이 SNS에 퍼지자 '몸매 품평'이 시작되었다. '가슴이 정말 크다', '아기를 잘 나을 것 같은 골반이다' 등 범죄에 준하는 성희롱 발언이 난무했다.

잡지 <맥심>의 에디터는 해당 졸업사진을 보고 '당장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 나와도 되겠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냥 '칭찬' 아니겠냐고? 그러기엔 <맥심>이라는 매체에서 그려지는 여성의 모습이 너무 전형적이다. 풍만한 가슴과 노출이 심한 옷. 에디터의 의도가 어떻든, 일방적으로 몸매를 품평을 '당하는' 구조에 들어가 보라고 추천한 것과 무엇이 다를까.

졸업사진 해프닝에서 볼 수 있는 건 명백하다. 여성은 매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적 대상화의 피해자로 전락한다. 늘 성희롱 위협에 노출된다. 그런 면에서, '남자에게도 성적 대상화는 좋지 않은 것이다'라고 강변하는 것은 이상하다. 그 전에 당신들이 여성을 어떻게 대했는지 돌아보는 게 먼저다.

이것은 '주체성'의 문제다

엠넷에서 방영되었던 <프로듀스 101>(아래 프듀 101)과 <소년 24>를 비교해보자. 프듀 101의 광고를 보면 '소녀'는 누군가에게 귀속되어 있는 존재다. ("당신의 소녀") 그리고 이들의 운명은 누군가에 의해서 결정된다. ("당신의 한 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런 구조 안에서 여성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 대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소년 24>는 정반대다. '소년'은 주체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소년들") 그래서 소년은 객체가 아닌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프듀101> 여성 참가자들이 소비되는 방식과 <소년 24> 남성 참가자들이 소비되는 방식은 이렇게나 다르다. 주체적이냐, 종속적이냐. 비단 이 프로그램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디어는 별다른 고민없이 여성/여성다움에 종속성을, 남성/남성다움에 주체성을 부여한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귀여운 행동을 담당하는 것도 유독 여성 연예인에게 편중되어 있다. 이쯤되면 여성 연예인의 덕목은 '귀여움'과 '약해 보이기'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다.

<맥심>의 경우도 주체성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겉보기에 <맥심>은 여성의 주체적인 섹슈얼함을 전시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기저엔 남성의 시선이 깔려있다. 남성의 욕망 그리고 남성의 판타지가 중심이 되는 섹슈얼함.

지난해 논란이 일었던 맥심 표지 사건을 생각해보자. 강간 살인을 모티브로 한 것 같은 이미지에 '좋아 죽겠지?' 라는 문구. 여성들이 좋아한다던 나쁜 남자 컨셉을 강간에 대한 남성들의 욕망에 대입을 시킨 것이다.

기계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은 허망하다

다시 서든어택2 얘기로 돌아가보자. 많은 사람들이 서든어택2는 재미가 없어서 일찍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지 여혐 논란이 근본적 원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넥슨 쪽에서도 여성혐오와는 상관이 없다고 할 정도니, 성적 대상화에 대한 제대로된 인식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렇게 여성의 성적 대상화에 무감할 동안, 고등학생의 졸업사진은 성희롱의 대상이 되고 여성 연예인은 텔레비전에 나와 재롱을 떨어야 한다. 이렇게 암묵적으로 강요된 것들이 남성에게 그대로 적용이 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충분한 고민없이 '남자나 여자나 성적 대상화는 나쁘다'라고 넘기는 것은 문제의 구조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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