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일 성주를 찾은 더민주 의원들이 가발을 쓰고 탬버린을 치며 트로트 노래가사를 바꾸어 부르고 있다.
 3일 성주를 찾은 더민주 의원들이 가발을 쓰고 탬버린을 치며 트로트 노래가사를 바꾸어 부르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더불어민주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된 경북 성주에 가장 늦게 왔지만 가장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성주를 찾은 의원들은 촛불집회에서 가발을 쓰고 노래와 춤으로 주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소병훈, 박주민, 표창원, 김현권, 김한정 등 현역 의원 6명과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조기석 대구시당위원장,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 등은 3일 오후 성산포대를 둘러보고 성주군청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후, 저녁에는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촛불집회에서 더민주 의원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삽입곡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Do You Hear The Peoples Sing)'의 가사를 개사해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사드를 거부하는 민중들의 외치는 소리..."를 합창했다.

의원들은 이어 형형색색의 가발을 나누어 쓴 후 탬버린을 들고 트로트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이들은 '사랑은 아무나 하나', '밤이면 밤마다', '무조건' 등의 가사를 바꾸어 노래를 불렀고 표창원 의원은 사회자와 함께 춤을 추며 흥을 돋워 주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3일 오후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표창원 더민주 의원이 가발을 쓰고 춤을 추고 있다.
 3일 오후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표창원 더민주 의원이 가발을 쓰고 춤을 추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표창원 더민주 국회의원이 3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열린 군민들과의 사드 반대 간담회 후 백악관 10만 청원 부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서명을 하고 있다.
 표창원 더민주 국회의원이 3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열린 군민들과의 사드 반대 간담회 후 백악관 10만 청원 부스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서명을 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마이크를 잡은 표 의원은 "'프랜시스 스페이트'라는 배 이름을 아느냐? 1835년 11월 캐나다 앞바다에서 좌초한 배"라며 18명의 선원이 13일 동안 표류하면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제비뽑기로 한 사람을 희생시킨 사실을 이야기했다.

표 의원은 "15살의 가장 나이 어린 선원이 희생됐지만 사실은 그 제비뽑기가 공평하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에 사드가 필요한가, 왜 성주지역이어야 하나, 절차가 공정했느냐를 따지면 성주가 '프랜시스 스페이트'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주가 아니면 된다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드는 안 된다,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북핵을 막지 못한다, 오히려 전쟁을 고조시키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에 서게 된다"며 "성주 군민들이 존경스럽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성주의 의지가 얼마나 굳은지 알지 못하고 혹시라도 정부의 협박이나 회유에 넘어가면 어떡하나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며 "성주 군민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이 성주 군민들의 뜻을 알고 당황해 하는 것 같다, 이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싸움으로 승산이 있다"며 "청와대에서 꼭 사드를 원한다면 제가 청와대를 잘 아는데 좋은 자리를 선택해드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 의원들이 함께 촛불을 들자, 주민들은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지만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며 응원을 보냈다. 이들이 떠난 뒤 무대에 오른 배윤호씨는 "오늘 더민주를 향해 싫은 소리를 하려고 했는데 이미 가셨다"며 "우리가 싸워 맺은 결실이다, 오늘 축하의 박수를 쳐도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성주 방문이 눈도장 찍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졸속으로 행정을 펼친 국방부를 불러내 질타해야 한다"며 "왜 성주가 최적지로 결정됐는지 국회 차원에서 소상히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3일 오후 성주군민들을 만나기 위해 군청 앞에 들어서자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두 줄로 서서 환영하고 있다.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3일 오후 성주군민들을 만나기 위해 군청 앞에 들어서자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두 줄로 서서 환영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더민주 의원들은 이에 앞서 오후 3시에 성산포대를 방문한 뒤 4시 30분부터 주민들과 대화를 가졌다. 더민주 의원들이 성주군청에 도착하자 주민들은 양쪽으로 줄을 서서 피켓을 들고 환영했다.

주민들은 '더불어 가야 한다면 사드 배치 반대부터'. '더불어 사드 철회, 더불어 평화 촉구', '더불어 가고 싶음 사드 철회 앞장서요' 등 더민주의 이름을 넣은 피켓을 들기도 했고 '정의당도 국민의당도 사드 반대,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어디?', '야당 의원님들 보고 계십니까? 대한민국 국민의 피눈물을', '기다리다 목 빠질 뻔' 등의 팻말을 들기도 했다.

의원들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든 주민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손다르크 손혜원 의원님, 더민주당을 움직여 주세요', '박주민 의원님, 처갓집은 제가 지켜드릴게요', '핵사이다 표창원' 등을 들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86%의 표를 주었던 주민들은 '반성하는 86% 새누리 지지자, 늘 응원했던 14%도 잊지 마세요'라는 팻말을 들었고 '새누리는 독재 더민주는 민주, 함께 해요', '답정너는 필요없다, 원점에서 소통하라'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3일 오후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한 참석자가 박주민 의원의 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3일 오후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한 참석자가 박주민 의원의 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3일 오후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한 참석자가 표창원 의원의 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3일 오후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한 참석자가 표창원 의원의 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김현권 의원은 "오늘 성주 방문은 당 대표로 온 게 아니라 개별의원 자격으로 왔다"며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소병훈 의원은 "22일째 애쓰시는 성주군민들을 보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고 송구스럽다, 이 자리에 대표가 와야 하는데 저희가 먼저 온 것을 이해해 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성산포대에 48기의 미사일을 배치하더라도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대통령이 국민의 의견이나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결정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있는 더민주를 질책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미군이 일방적으로 사드를 배치하지 못하도록 소파(SOFA)와 미군주둔협정 등을 개정해줄 것도 요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현재 한미상호방위조약, 소파 등은 미국의 무기 도입을 한국정부가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협상 주체가 정부이기 때문에 힘든 면도 있지만 꾸준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더민주 의원들이 주민들과 함께 사드 반대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한 참가자가 늘 응원했던 14%를 잊지 말라는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3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더민주 의원들이 주민들과 함께 사드 반대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한 참가자가 늘 응원했던 14%를 잊지 말라는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주민들이 더민주 의원들에게 백악관 10만 청원 운동에 함께 해 달라고 요구하자 표창원 의원은 즉석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서명에 동참했다. 표 의원은 "제 팔로워가 4만2000 명인데 함께 하도록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지난 1일 미국의 대통령 후보인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편지를 보내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오는 15일 성밖숲에서 5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갖고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815명의 삭발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태그:#사드 반대, #더민주, #표창원, #성주 촛불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