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안에서 묵을 매 죽은 채 발견되었던 하청노동자 김아무개(42)씨는 "이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실직에 무척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11일 오전 8시경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1도크 동편 블록 내부에서 목을 매 숨져 있었다. 당시 다른 업체 소속 관리자가 작업장을 점검하다 김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고인은 이전에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에서 물량팀장으로 일했고, 임금이 체불된 상태에서 5월 13일 폐업 통보를 받았다. 하청업체는 체불임금의 70%만 받고 계속 일하든지, 아니면 체불임금 100%를 받고 나가든지 선택하라고 했고, 고인을 포함한 25명은 체불임금 100%를 받고 나왔다.

고인과 함께 나온 일부 동료들은 거제에 있는 한 대형 조선소 하청업체에 입사 지원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생계에 어려움을 겪던 고인은 다행히 6월 14일 신체검사를 받고 대우조선해양의 다른 사내하청업체에 취업했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 대우조선노조

관련사진보기


고인이 숨진 뒤, 정규직인 대우조선노동조합은 고인의 죽음과 관련해 '사고수습대책위'를 구성했다. 그러고 나서, 대우조선노조는 12일 <투쟁속보>를 통해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고인은 자살에 의한 죽음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은 지난 5월까지 23명의 동료들과 함께 사내하청업체에서 물량팀 반장으로 일해 왔다"며 "그런 와중에 일하던 업체가 폐업하면서 임금 문제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밀린 임금 70%를 받으면 재입사가 가능하나 100%를 고집한다면 앞으로 이곳에서 일하기 어려울 것이란 협박성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는 "결국 밀린 임금은 받아냈으나, 물량팀장과 고인만이 입사를 하고 나머지 인원은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졌다"며 "주변 동료들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자신과 함께 일하다 일자리를 잃은 동료들로 인해 '많이 괴로워 했다'고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서는 김씨를 포함해 올해 들어 하청업체 대표와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올해 들어서 어떤 원인에서든 업체 대표를 포함 3명이 자살로 목숨을 끊은 사고에 대해 원청을 비롯, 협력사의 갑질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한편, 갑질 행위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부당한 갑질 행위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판단하고 보상 등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라며 "이같은 방침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조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의 빈소는 거제 대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대우조선노조는 유족으로부터 사측 협상권을 위임받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고인이 왜 죽었는지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언제 장례를 치를지 알 수 없고,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대우조선해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