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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사고지점에서 수질분석용 시료를 뜨고 있다.
 12일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사고지점에서 수질분석용 시료를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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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세종보 수문 유압실린더 파손으로 유압유 약 300리터가 유출된 가운데, '유출된 기름이 친환경 제품이라 수생태계에 영향이 없다'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주장과 달리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지난 11일 수질검사 결과 이번에 유출된 기름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수질분석 결과에 따르면 4개 항목에서 유해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수자원공사측은 검출된 성분이 기준치 이하라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현재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를 이용하여 기름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세종보를 다시 찾았다. 현장은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문제가 발생한 수력발전소 쪽에 높이 4m 길이 61m짜리 3번 수문이 있었고, 아래쪽으로 높이 1.9m, 길이 61m짜리 작은 수문이 세워져 있었다. 마치 웅덩이처럼 보이는 이 곳에 갇혀 있는 물량만 8천만 리터 정도로, 이는 펌프카 수백 대 분량이다(관련기사: 200년 홍수 막는다던 '세종보', 폭우 때문에 고장?).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 4가지 유해성분 검출

세종보 기름유출로 수자원공사에서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 4가지 유해성분이 검출되었다. 오른쪽은 유출된 기름이 친환경제품이라 문제 없다는 수자원공사의 보도자료.
 세종보 기름유출로 수자원공사에서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 4가지 유해성분이 검출되었다. 오른쪽은 유출된 기름이 친환경제품이라 문제 없다는 수자원공사의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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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는 사고 당일부터 수질분석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 도착한 환경 담당자는 상류 2곳, 기름이 가득한 통 안 3곳, 펜스 안과 밖 각각 1곳, 하류 학나래교 부근 1곳 등 총 10곳에서 33개 항목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먹는 물 감시 27개 항목과 유출된 유류 주요 구성성분 4개 항목이 그 대상이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0일 유출된 기름통에 '유해성 경고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수자원공사는 이튿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에 대해 반박했다. '세종보 유출 작동유, 대부분 자연분해 되고 독성 없는 친환경 인증 제품, 하류 하천 수질 이상 없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였다. 수자원공사는 "유출된 작동유는 자연분해율이 높은 친환경 제품으로, 수중환경 및 수질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 보 하류 하천 수질조사 결과 유류 불검출 및 어류폐사 미발생"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수자원공사의 발표에 의구심이 든다. 수공이 채수한 시료 중 사고지점과 펜스 안쪽에서 유해성분 4개 항목이 검출됐다. (z)-9-옥타데센산 2, 2-다이메틸-1, 3-프로판 디일 에스터가 차단된 오일펜스 안에서 검출이 되었다.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도 포함됐다.

12일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사고지점에서 수질분석용 시료를 뜨고 있다.
 12일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사고지점에서 수질분석용 시료를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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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수자원공사는 유출된 기름이 친환경이라 수질 및 환경에 영향이 없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란 게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라며 "수자원공사의 보도자료는 심각한 유류 사고를 일으킨 뒤 철저한 방재 작업보다는 이런 내용을 감추고 축소하려는 행태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세종보는 준공 이후에 계속해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본질적인 대처 없이는 유류 사고나 오작동 등의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관련 해명, 책임과 함께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한 관계자는 "검출은 됐지만 기준치 이하라 (유해성을) 단정 짓기가 어렵다"면서 "공주보에서 세종보까지 주변 생태점검을 하고 있지만, 특이사항이 확인된 건 없다"고 반박했다.

"작업자들에게 고무장갑 지급하겠다"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기름제거를 위해 흡착포가 가득한 곳에 들어가기 위해 잠수부들이 준비하고 있다.
 세종보 수력발전소 쪽 기름제거를 위해 흡착포가 가득한 곳에 들어가기 위해 잠수부들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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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자원공사는 보트를 이용하여 기름이 잔뜩 묻은 흡착포를 맨손으로 걷어내고 있다. 11일까지 사용된 흡착포만 10박스가 넘는다. 대형 펌핑카가 들어와 2300리터 정도의 물과 기름을 빨아올렸다. 수거된 기름은 폐수 처리를 된다고 한다.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기름이 가득한 흡착포를 맨손으로 걷어내고 있다.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기름이 가득한 흡착포를 맨손으로 걷어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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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 기름이 세는 지점은 찾지 못한 상태다.

잠수부가 들어가 작업을 하는 물속에서는 공기 방울이 올라온다. 휴식을 위해 물 밖으로 나오던 잠수부를 만나 물 속 상황을 들어봤다.

"어둡고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바닥에 쌓인 퇴적토가 엄청나다. 손으로 더듬더듬해서 아래쪽에 쌓인 퇴적토를 밀어내고 있는데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다. 퇴적토를 다 걷어내야 수문이 열릴 수 있다."

수자원공사 현장 담당자는 "바닥에 모래가 가득 차서 문을 닫지 못하고 있다, 잠수부가 들어가서 작업을 하는데 물속이라 더디게 진행 중이다"라며 "수질분석 결과만 나오면 양수기를 이용하여 물을 밖으로 뺄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원은 "혹시라도 모르니 작업자들에게 고무장갑을 착용하도록 하겠다"며 "최선을 다해서 방재작업과 수거를 하는 만큼 지켜봐달라"고 요구했다.


태그:#4대강 사업, #세종보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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