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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자로 해고된 은성PSD 전적자들이 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메트로가 고용승계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자로 해고된 은성PSD 전적자들이 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메트로가 고용승계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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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메피아가 아니다. 완벽히 고용보장 하겠다던 약속을 지켜라."

7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 머리가 희끗희끗한 초로의 노동자 10여 명이 펼침막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구의역사고 이후 이른바 '메피아'로 낙인 찍힌 은성PSD의 '전적자'들이다. 이들은 언론으로부터 '일은 안하고 고액의 월급만 축내는' 존재로 매도당했고, 메피아를 척결하겠다는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방침에 따라 지난달 30일자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은성PSD 노동자 36명을 포함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외주사의 전적자들 182명이 약속된 정년을 최소 3년 이상씩 남기고 이렇게 쫓겨났다.

이날은 은성PSD 전적자들이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고용보장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날. 이들의 주장은 서울메트로가 자신들의 정년을 보장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우리는 서울메트로의 경영합리화 방침에 부응해 외주사로 나간 사람들"이라며 "메피아로 매도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시 서울메트로는 외주사가 파산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전원 고용승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우리는 이 약속을 믿고 은성PSD로의 전적에 동의했다"며 퇴출 조치가 부당함을 호소했다.

전적자 윤재운씨는 "우리는 서울시와 온 국민으로부터 메피아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졸지에 생계수단을 잃고 막막한 심정으로 모인 가장들"이라며 "서울시의 외주화방침에 따라서 은성PSD로 전적해 오늘날까지 성실히 업무를 수행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전적자들이야말로 회사에 기술인력 확충을 요구해왔고, 지난 2013년 성수역사고 때도 회사는 숨진 기사가 '시키지 않은 일을 하다 숨졌다'고 했지만 우리는 진실은폐 조작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전적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회사의 부당한 표적 미행사찰이었다"며 "안전은 뒷전으로 한 채 자신의 사업확장과 자리보존에만 급급해온 은성PDS 간부들이야말로 진짜 메피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맡은 김기덕 변호사(법무법인 새날)는 "이들은 메피아가 아닌 사용자 방침에 따라 외주화돼서 급여 등을 삭감 당하면서 일자리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일 뿐"이라며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전적 당시에 약속했던 고용승계 보장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는 누적된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오세훈 시장 시절인 지난 2008년부터 업무 외주화와 인력감축을 동시에 진행했고, 주변 업무라 판단되는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전동차 경정비, 차량기지 구내운전, 특수차 운영, 역 및 유실물센터 등을 차례차례 외주화했다.

이에 따라 정년을 1년 앞둔 57세는 서울메트로에서 받던 월급의 60%, 56세는 65%, 55세는 70%를 지급받는 대신 정년을 3년 연장하는 조건으로 외주사로 옮겼으며, 서울메트로는 '분사설명서'에서 외주사가 파산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에는 서울메트로의 업무를 승계하거나 신설되는 다른 외주사가 해당 직원을 전원 고용승계하도록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태그:#전적자, #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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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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