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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참석한 예비 여경들.
 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참석한 예비 여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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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경찰대학 교수부장(경무관·경찰대학 1기)이 지난 25일 강신명 경찰청장(경찰대학 2기)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또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학교전담 경찰관들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는 등 경찰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27일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이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있는 중앙경찰학교에서 있었다. 최근 경찰내부 분위기 영향 때문인지 차분한 가운데 입교식이 치러졌다.

이날 일반 공채 2000명을 비롯해 사이버, 항공, 범죄분석 등 경력채용이 130명, 무도특채 50명(남자 21, 여자 29)을 포함해 모두 2180명이 입교했다. 무도특채에는 스타급 운동선수 출신들이 다수 포함됐다.

남성 무도특채 중에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66kg이하에서 금메달을 딴 김주진(30)씨가 입교했다. 그는 훈남 외모에 선이 분명한 식스팩으로 '광저우 짐승남'으로 불리며 여심을 흔들기도 했다.

여성은 6명의 메달리스트가 입교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57kg이하 급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성혜(33)씨와 2007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정진희(31)씨가 경찰제복으로 갈아입었다.

이어 2015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원보경(23, 검도4단)씨와 201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이인종(36)씨가 입교했다. 또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유도에서 동메달을 딴 김화수(41)씨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유도에서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레스링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강민정(39)씨가 경찰에 입문했다.

경찰이 되기 위해 1차 관문을 통과한 입교생의 모습은 믿음직했고, 이들의 눈매에선 열정마저 느껴졌다. 이들은 이곳에서 짧게는 4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강도 높은 교육을 받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로 태어나게 된다.

경찰헌장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김양제 학교장의 격려사가 끝나자 예비 경찰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김양제 학교장의 격려사가 끝나자 예비 경찰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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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입교식에서 김상진 운영지원과장이 경찰헌장을 낭독했다. 이 헌장에는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봉사하는 친절한 경찰'이란 내용이 담겼으며,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직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70) 농민.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보장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하자 일어난 경찰의 유가족 연행.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이 경찰헌장이 헛구호에 불과한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명문대 출신부터 엘리트 운동선수 출신까지 우수한 인재들이 경찰에 투신하고 있다. 이들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에 충실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믿음직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날 때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경찰이 더 이상 '주인에게 무조건 충성한다'는 뜻의 '걸견폐요'(桀犬吠堯)로 전락하는 일이 없길 기대한다. 또 중앙경찰학교 운동장 홍보판에 새겨진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희망의 새 경찰'로 자리매김하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아래는 경찰헌장 전문이다.

우리는 조국 광복과 함께 태어나,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충성을 다하여 오늘의 자유민주사회를 지켜 온 대한민국 경찰이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며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여,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영예로운 책임을 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을 굳게 다짐하며, 우리가 나아갈 길을 밝혀 스스로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1.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봉사하는 친절한 경찰이다.

1. 우리는 정의의 이름으로 진실을 추구하며, 어떤 불의나 불법과도 타협하지 않는 의로운 경찰이다.

1.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직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이다.

1. 우리는 건전한 상식 위에 전문지식을 갈고 닦아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근면한 경찰이다.

1. 우리는 화합과 단결 속에 항상 규율을 지키며, 검소하게 생활하는 깨끗한 경찰이다.

27일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이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있는 중앙경찰학교에서 있었다. 이날 경찰 입문 1차 관문을 통과한 예비 경찰들이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다.
 27일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이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있는 중앙경찰학교에서 있었다. 이날 경찰 입문 1차 관문을 통과한 예비 경찰들이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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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예비 경찰들이 임석상관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예비 경찰들이 임석상관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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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예비 경찰들이 입교 선서를 하고 있다.
 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예비 경찰들이 입교 선서를 하고 있다.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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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김양제 학교장이 예비 경찰의 모자를 확인한 후 씌워주고 있다.
 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서 김양제 학교장이 예비 경찰의 모자를 확인한 후 씌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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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66kg이하에서 금메달을 딴 김주진(30)씨의 절도있는 경례
▲ 광저우 짐승남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66kg이하에서 금메달을 딴 김주진(30)씨의 절도있는 경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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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 참석한 메달리스트 예비 여경들. (사진 좌측부터)강민정(39), 이인종(36), 원보경(23), 이성혜(33), 김화수(41)정진희(31)씨
▲ 걸리면 죽는다. 27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289기 입교식에 참석한 메달리스트 예비 여경들. (사진 좌측부터)강민정(39), 이인종(36), 원보경(23), 이성혜(33), 김화수(41)정진희(31)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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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중앙경찰학교, #289기, #입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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