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머리를 기를 일이 없는 스님이 머리숱이 적은 걸 고민, 수술로 조금 짧아진 대장 길이가 콤플렉스인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하기야 주변을 둘러봐도 고민 하나 없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근심걱정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사람도 속사정까지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거 다 그렇고 그렇다'는 말로 퉁 칠 수 있을 만큼 이런 일로 속 태우고 저런 일로 맘 끓이는 경우가 거반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평생 휘둘리는 고민, 그 고민의 실체를 낱낱이 정의해 놓거나 자세하게 일러주고 있는 내용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고민의 실체가 무엇인지? 고민은 무엇 때문에 생기고, 어떻게 하면 고민을 없앨 수 있는지를 알면 평생 겪어야 할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고민 뚝, 행복 시작 <고민 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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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 오프> (지은이 구사나기 류순 / 옮긴이 김정환 / 펴낸곳 아름다운인연 / 2016년 6월 27일 / 값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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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오프>(지은이 구사나기 류순, 옮긴이 김정환, 펴낸곳 아름다운인연)에서는 유령처럼 그 실체를 알 수 없었던 고민,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 그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고민을 낳는 씨앗은 '기대', '판단', '분노', '미혹', '망상' 이 다섯 가지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 등이 기대입니다.

이런 기대가 잘 들어맞으면 좋겠지만 살다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게 마련이니 막연히 갖는 기대는 결국 고민을 싹 틔우는 씨앗이 됩니다.

'∼해야 한다'거나 '∼하여야 한다'식의 판단은 인간관계를 꼬이게 만들고, 불쾌감으로 노출 되는 '분노', '상상'하고 '의심'하는 망상 또한 고민을 싹 틔우는 씨앗이자 묶음이 됩니다.

'생각해 보면 연애는 '고민의 정체를 생각할' 때 가장 좋은 샘플입니다. 연애는 상대에 대한 기대(집착)도, 믿음도, 충족되지 않음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방황도, 망상도 전부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당사자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고민입니다.' - 37쪽

고민에도 '원리'가 있다... 단계별 고민 탈출 이렇게

고민은 욕구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인간이 갖는 욕구 중에는 '생존욕', '식욕', '성욕', '수면욕'처럼 모든 생물에 입력되어 있는 본능 수준의 욕구가 있습니다. 거기에 맛있는 것, 보기 좋은 것, 듣기 좋은 것처럼 느낌이 좋은 것만을 찾는 감락욕(感樂欲),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는 속담에서 읽을 수 있듯 점점 편해지고 싶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지는 태타욕(怠惰欲)도 있습니다.

인간의 욕구는 예서 끝나지 않습니다. '인정받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평가받고 싶다'는 승인욕(承認欲)이 있습니다. 승인욕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욕구라고 합니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고, 상사에게 인정받기 위해 무리를 해가며 일하려 하니 스트레스도 받고 고민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물유칙(萬物有則), 세상만물에는 다 법칙이 있다고 했습니다. 뿌리 없는 나무 없듯 원인 없는 고민도 없습니다. 그러함에도 대개의 경우 고민이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간과합니다. 그러다 보니 고민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고민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해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입니다.

책에서는 고민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단계별로 설명하며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고민으로부터의 벗어나는 것 역시 말로는 쉬울 수 있습니다. 욕심 안 내고, 고민을 일으키는 일에 반응하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된다면 고민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사람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책에서는 고민을 낳는 기대', '판단', '분노', '미혹', '망상' 이 다섯 가지 씨앗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조곤조곤 일러줍니다. 고민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에서 익히는 '마음챙김'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걸으면서, 지하철에서, 앉아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책에서 일러주는 대로 흉내 내듯 따라하고, 따라하듯 반복하다보면 '나는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가?'로 시작한 질문은 시나브로 '고민하지 않는 마음'을 답으로 읽고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