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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은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새 스마트폰 IM-100을 발표했다.
 팬택은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새 스마트폰 IM-100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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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의식 않고 고객 옆에서 일상의 친구가 되고 싶다."

"I am Back, SKY." 팬택이 돌아왔다. 팬택(대표이사 정준)은 22일 오전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신제품 '스카이 IM-100'을 선보였다. 지난 2014년 11월 '베가 팝업 노트'를 마지막으로 선보인 지 1년 7개월, 지난해 6월 파산 직전에 몰린 팬택을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에서 인수한 지 1년 만이다.([카드뉴스] "지지 않는다, 고로 존재한다"... 팬택 잊지 못하는 사람들)

자존심 버린 팬택, 프리미엄 대신 중저가 모델로 승부수

그사이 팬택은 많이 달라졌다. 한때 삼성-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던 '자존심'부터 내려놨다. 과거 '베가' 대신 '스카이'란 이름을 되살렸지만 정작 제품에는 팬택이나 스카이는 물론 통신사 로고조차 찾아볼 수 없다. 브랜드가 아닌 제품 자체로 평가받겠다는 의미다. 

팬택 중앙연구소장 출신인 문지욱 팬택 사장은 "과거 고객보다 경쟁사를 의식하고 우리 자존감에 몰두했다"면서 "고객에게 제품을 자랑하기보다 고객 한 분 한 분 삶에 주목해 고객 옆에서 공존하는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팬택 부활을 알리는 첫 모델 IM-100의 경쟁 상대도 삼성 갤럭시S7이나 LG G5 같은 프리미엄급 제품이 아니었다. 번들 스피커를 포함한 출고가는 44만9000원으로, 과거 80~90만 원대 팬택 단말기의 절반 수준이다.

팬택은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스마트폰 'IM-100'과 번들 스피커 'STONE'을 공개했다. 출고가 44만9천 원대 중저가 모델로 오는 6월 말 KT와 SKT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팬택은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스마트폰 'IM-100'과 번들 스피커 'STONE'을 공개했다. 출고가 44만9천 원대 중저가 모델로 오는 6월 말 KT와 SKT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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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인치 풀HD 화면에 퀄컴 스냅드래곤 430 프로세서(1.4GHz 옥타코어), 2GB 기본 메모리(RAM)와 32GB 내장 메모리, 1300만(후)/500만(전) 화소 카메라, 3000mAh 배터리 등 웬만한 중고가 단말기 스펙을 갖추고도 거품은 뺐다. 스마트폰 IM-100과 함께 패키지로 선보인 무선 충전기 겸용 포터블 스피커 '스톤(STONE)'도 번들로 제공해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 경쟁사는 오디오, 무선 충전기 등 액세서리를 별도 판매해 많게는 수십 만 원씩 더 부담해야 한다.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과거 이병헌 등 유명 모델을 앞세운 팬택 마케팅도 변화를 예고했다. 이용준 팬택 마케팅본부장은 이날 "기존과 달리 TV 광고는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보다 우리 타깃 고객 대상으로 극장이나 온라인, SNS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휠 키로 아날로그 감성 되살려, "떠난 고객-직원들 '백'하길"

팬택 IM-100 측면에는 버튼 대신 휠 키가 달려 음량 조절 등이 가능하다.
 팬택 IM-100 측면에는 버튼 대신 휠 키가 달려 음량 조절 등이 가능하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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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디자인도 화려함 대신 간결함을 택했다. 굴곡이 거의 없는 사각형 케이스에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있는 황금색 휠 키를 측면에 달았다. 휠 키는 음량 조절은 물론 동영상 탐색, 카메라 타이머 조절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음량을 100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2초 단위 동영상 검색도 가능해 음악과 동영상 감상이 한결 편해졌다. 베가 아이언으로 대표되는 메탈 케이스 대신 배터리 일체형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해 두께 7.8mm에 무게 130g 정도로 가볍다.

'스톤'도 기대 이상이었다. 단순히 포터블 스피커 기능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무선 충전 등 IM-100 보조 기능에 충실하다. 스톤 안에는 3W급 스피커 2개와 저음역대를 강화한 우퍼가 들어가 있고, 자체 배터리(2600mAh)도 있어 바깥에서도 10시간 이상 재생할 수 있다고 한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무선 충전 기능은 IM-100뿐 아니라 다른 단말기와도 호환할 수 있다. 

IM-100은 6월 말 SK텔레콤과 KT를 통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팬택은 30만 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고 초기 공급 물량은 1만~2만 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김태협 팬택 상품전략본부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팬택은 이날 1년 7개월만에 신제품 'IM-100'을 선보였다.
 김태협 팬택 상품전략본부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팬택은 이날 1년 7개월만에 신제품 'IM-100'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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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수천 명에 이르던 팬택 임직원들은 이제 300여 명으로 줄었다. 1991년 작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2000년대 현대큐리텔과 SK텔레텍을 잇달아 인수하며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다시 25년 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김태협 팬택 상품전략본부장은 "화려한 컴백을 바란 게 아니라 그동안 많이 반성했고 정말 진솔하게 고객에게 필요한 게 뭔지 고민했다"면서 "그동안 많은 고객과 구성원들이 팬택을 떠났는데 'IM-100' 모델명에는 그들이 다시 백하길(돌아오길) 바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밝혔다.


태그:#팬택, #스카이, #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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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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