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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역사학자인 응우옌 닥 누 마이, '고엽제, 다이옥신 피해 희생자를 위한 베트남협회' 프랑스·유럽지역 대표.
 베트남 역사학자인 응우옌 닥 누 마이, '고엽제, 다이옥신 피해 희생자를 위한 베트남협회' 프랑스·유럽지역 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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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걸려도 고엽제로 인한 많은 피해자들을 위해 미국을 상대로 한 소송은 진행되어야 하고, 응원할 것이다. 한국 피해자도 나서야 한다."

베트남 역사학자인 응우옌 닥 누 마이(Nguyễn Đắc Như Mai), '고엽제·다이옥신 피해 희생자를 위한 베트남협회'(VAVA) 프랑스·유럽지역 대표가 한 말이다. 올해 77살인 누 마이 대표는 20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서 경남직업문화센터 초청으로 열린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누 마이 대표는 지난 14~17일 사이 서울에서 열린 '분단극복·평화통일 국제포럼'에 참가했다가 이날 창원을 찾았다. 경남직업문화센터는 주한미군의 탄저균 배달사고와 '주피터 프로젝트' 등 생화학무기에 대한 위험성이 높은 가운데 해외인사 초청강연회를 열었다. 2004년 설립된 VAVA는 고엽제와 다이옥신 피해 희생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누 마이 대표는 이날 강연회에서 현재 프랑스 국적인 '짠도응아'(여성)가 고엽제·다이옥신 피해자로, 2014년 6월 베트남 전쟁에서 다이옥신을 제공해준 미국 화학물질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소개했다.

응우옌 닥 누 마이 대표는 이 소송이 "미국 화학물질 26개를 반대하는 소송으로, 미국 회사는 변호사를 통해 변호를 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제기한 소송으로, 아직 진행 중에 있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소송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누 마이 대표는 "1962년부터 1971년 사이 베트남 땅에 미국 군인은 고엽제와 다이옥신이라는 화학물질을 뿌렸다"며 "고엽제에는 다이옥신이 포함되어 있었고, 다이옥신은 화학물질 가운데 제일 나쁘고 독하며, 심각한 병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엽제로 인해 암, 조울병, 내분비계 장애, 생식기 장애, 선천성 심장결함 등 여러 질병이 나타났다"며 "이 화학물질은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후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의 고엽제 피해자는 수백만명에 이른다. 누 마이 대표는 "베트남에서 고엽제 피해자는 제일 가난한 사람들이고, 피해자 가족 중 3인 이상이 20%를 차지한다"며 "심각한 불구가 된 사람도 있고, 근로 능력이 없어 거의 대부분이 실업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사람들의 부모나 친척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며 "이제 그 피해자들은 늙어가고 있다. 피해자의 부모나 보호자가 없으면 나중에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스럽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돕기 위해 VAVA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엽제 피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5월 파리에서 고엽제·다이옥신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듣는 국제대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미국정부와 화학물질회사를 규탄했다"며 "베트남 피해자를 위한 보상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2011년 8월 하노이에서 고엽제·다이옥신 살포 50년 기념대회를 열었다"며 "그때 참가자들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하고, 보상을 지연시켜서는 안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베트남의 고엽제 피해자는 민간인이 많지만,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 군인은 정부 책임이 크다"며 "전쟁을 할 경우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건강보호서비스제도가 필요하고, 사회보험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우옌 닥 누 마이 대표는 "고엽제 피해자를 위한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재정지원도 필요하고, 국제적 관심이 높아야 한다"며 "베트남에서 고엽제로 인한 환경 피해도 심각했는데, 화학물질을 베트남땅에서 없애기 위해서는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한 통일과 관련해, 그는 "베트남과 한국은 다르다. 지금 남북한은 1953년 이후 전쟁이 중단되어 있다"며 "한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른 사람이 간섭하면 안 된다. 남북통일은 국제문제이기도 하지만, 남북의 국민들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베트남 역사학자인 응우옌 닥 누 마이, '고엽제, 다이옥신 피해 희생자를 위한 베트남협회' 프랑스·유럽지역 대표는 20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경남직업문화센터 초청으로 강연했다.
 베트남 역사학자인 응우옌 닥 누 마이, '고엽제, 다이옥신 피해 희생자를 위한 베트남협회' 프랑스·유럽지역 대표는 20일 저녁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경남직업문화센터 초청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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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베트남, #고엽제, #다이옥신, #경남직업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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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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