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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김종대 "꽃게는 정치바람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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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김종대 정의당 국회의원

아래는 15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가 김종대 정의당 국회의원과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김종대 정의당 국회의원
 김종대 정의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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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으로 올 상반기 인천 연평도 해역 꽃게 어획량이 최근 5년간 가장 형편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작년 동기 약 30%밖에 안 잡혔다는 건 데요. 실상은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 같습니다. 'NLL 조업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최근에는 정치적 쟁점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꽃게 안보 때문에 20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못한 정의당 김종대 의원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11일 토요일에 연평도에 '꽃게 위기가 어떻게 된 것이냐'라고 해서 들어갔어요. 어렵게 갔어요. 안개가 끼고 배가 늦어지고 그래서 표도 어렵게 구해서 갔는데... 1박 2일 동안 조사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안개로 인해서 고속 여객선 출항이 통제되는 바람에 월요일까지 연장됐습니다. 2박 3일은 조사해야 실상이 보여서 오히려 저로서는 잘 됐고. 제가 언론에 그랬죠. '연평도가 국회다', '이 연평도가 바로 민생이고, 국가다', '여의도는 형식이다'라고 얘기를 해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놀라운 정치력이 갑자기 생기더라고요. 그 바람에 저 연평도에서 나 홀로 개원식을 했고. 서해 안보와 평화, 여기서 민생과 국가 이런 면에서 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기사가 쏟아졌어요. '지금 꽃게 성업기라 이때 잡아야 하는데...' 매년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때문에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요. 이때 꽃게를 먹어 줘야 하는데 사람들이 못 먹게 됐어요.
"연평도 식당에도 꽃게가 없습니다. 과거에는 (꽃게로) 하루 세 끼를 먹었습니다. 하다못해 꽃게탕은 못 먹어도 꽃게 반찬은 나왔어. 조림이나 장으로 담갔는데 그것도 없어졌어요. 주문하면 먹을 수는 있는데, 으레 (꽃게가) 나오던 것이 다 없어졌고요. 12일 기준으로 (연평도) 어촌계에서 집계를 내보니까 작년 대비 67%의 어획량이 감소했습니다. 어획고(꽃게 판매한 금액) 기준으로는 60% 감소했죠. 이게 어느 정도 심각하냐면, 6월 말부터 금어기(꽃게 채집 금지 기간)에 들어가는데요. 이때부터 선주들 반 이상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게 되고, 신용불량으로 급기야 파산까지 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민생의 참혹한 추락은 과거 6, 70년대 '(연평도에는) 개도 만 원짜리 물고 다닌다'는, 그때는 500원짜리였지만 조기파시(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시장)로부터 해서 한때 잘 살던 서민이 이제는 몹시 황폐해지고, 파괴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죠. 한때 조기 어장 3천 척이 조업했고, 한참 꽃게가 좋을 때도 몇백 척씩 (조업을) 했거든요. 이제 연평도에 꽃게잡이 어선 54척 남았어요. 한때 이 섬이 (주민들에게) 번영과 행복을 가져다줬는데, 이제는 추락과 빈곤의 섬이 됐습니다. 정말 놀라운 추락입니다."

-11일에 (연평도) 들어가실 때 '직접 상황을 조사해봐야겠다'고 판단하고 간 겁니까? 아니면 연평도에서 '조사를 해달라'고 한 건가요?
"저는 국회의원 되기 전부터 '강정마을에 이어서 연평도를 꼭 가보고 싶다', '그쪽이 가장 소외되고 배제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날짜를 타진하던 중에 마침 중국 어선을 우리 어민이 나포하는 사건이 터진 겁니다. 이게 오비이락이 됐는데 미리 준비해서 정치인 중에서 제가 제일 빨리 간 거죠. 다른 당들은 아직 준비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현지 어촌계와 대화가 잘 됐습니다. 작년부터 (연평도) 어촌계장을 만나 현지 실상을 들어 봤을 때 '심각하다. 곧 일이 터지겠구나' 했었기에 이번에 갈 때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죠. 어촌계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줘서 수월하게 조사 활동이 이뤄졌습니다."

-저희가 데이터를 보니까요. 이게 서해수산연구소에서 나온 자료인데 2012년에 백만 kg 정도(꽃게)가 잡혔다는 거예요. 그때만 하더라도 상당히 풍어기였는데, 2013년부터 26만 kg으로 확 떨어지더라고요. '이게 왜 그런가. 당시 대화록 파문이 있었는데, 정치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는 건가?' 싶기도 한데요.
"이 꽃게는 정치 바람을 탑니다. 어떻게 타는지 한번 보여 드릴게요. 80년대까지 연평도 어장에는 꽃게라는 게 없었고, 꽃게가 잡히면 '그물 망친다'고 해서 그물을 바닥에 패대기쳐서 꽃게를 밟아 죽였다고 합니다. 그건 돈벌이가 안 됐어. 그런데, 90년대 중반부터 떼거지로 밀려와서 그물을 망치니까 '어? 이제는 주된 어종이 꽃게로 바뀌네?' 이때가 대략 95년, 96년. 97년부터는 아예 꽃게로 업종을 바꿨어요."

-그전에는 뭘 잡은 거죠?
"조기라던가, 낚시 어종으로는 우럭, 농어도 많았고, 여러 양식도 많이 했고. 꽃게가 와서 다 망친 거야. 이때는 어민들이 꽃게를 저주했지. '이놈의 꽃게가 와서는...' 근데, 몇십만 마리씩 떼를 지어 오니까 '업종을 바꿔야해'라고 해서 김대중 대통령 5년간 물 반, 꽃게 반. 아주 많이 몰려 왔어요. 이래서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의 80%가 꽃게가 돼버렸어요. 그게 어디서 오는지는 정확하지 않은데 내 추측으로는 중국 양쯔강 하류나 중국 어디 연안에서 그 먼 거리를 기어 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김대중 대통령 5년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몰려 왔어요. 그 바람에 연평해전이 터진 거예요. 꽃게잡이를 남북한 어선이 하면서 뒤엉키다가 경비정이 따라와서 총성이 울리고... 꽃게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어요. '우리가 자꾸 한반도에 가니까 사람이 죽는다. 김대중 대통령도 너무 노심초사하신다. 남북 관계도 안 좋아지니 가지 말자'고 해서 노무현 정부 5년은 김대중 정부 5년에 비해 어획고가 8분의 1로 줄었어. 이때는 남북 평화가 유지돼."

-걔네 다 어디로 간 거야?
"'당분간 (연평도에) 가지 말자'. 그 사이에 해파리가 몰려와서 그물을 다 망쳐요. 그다음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었는데요. 꽃게들 생각에 '서해 평화가 정착된 것 같으니 이제 다시 가도 별일 없겠지'해서 이명박 정부 5년간 또 왕창 와. 이게 몰려오니까 또 서해에서 교전이 일어나고, 해전이 일어나서... 와장창. 또, (꽃게들이) 회의를 했어요. '남북한 평화를 지켜야 할 것 아니냐'. 말씀하신 대로 2013년경부터 박근혜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왠지 (꽃게가) 조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찔끔찔끔 몰려오는데요. 그나마 작년까지는 좀 오던 것을 올해 들어서는 중국 어선이 꽃게가 연평어장으로 내려오는 길목을 딱 지키고, 여기서 저인망으로 또 차단해버리니 이제 연평어장에는 꽃게가 보이질 않는 겁니다. 5년 정권 단위로 꽃게는 움직이고, 꽃게가 몰려오면 남북한 정세가 심각해지고. 꽃게라는 도발자와 그것을 막는 해파리가 번갈아 가면서 이 서해에서 정권교체를 해버리니 꽃게와 해파리의 전쟁을 사실 인간이 대리전쟁을 하는 거죠. 꽃게라는 도발자와 해파리라는 평화유지군이 번갈아 서해를 점령해왔던 것이죠. 정권 단위로..."

-게네도 5년인가 봐. 임기가... (웃음)
"얘네가 5년 단임제 어종이거든... 올해는 수온이 올라서 꽃게 조업이 조금 빨랐어요. 4월부터 시작됐단 말입니다. 근데, (중국에서) 수백 척씩 몰려와서 연평도 북동 방향, 북한 쪽 NLL 근처에서 진을 치고... 낮에는 자고, 밤에는 이 배들이 흩어져서 일대 어장에서 마음대로 조업을 하는 거예요. 거기서 꽃게가 다 차단되고, 우리 어선은 일출에서 일몰까지만 조업할 수 있게 통제된단 말이에요. 밤에 야간작업이 안 돼요. 우리는 구역도 통제되어 있어요. 어선이 북상하거나 일몰 이후에 조업하면 경비가 어렵잖아요. 그렇게 되면 남북한 정세가 심각해지니 군사적 이유로 다 통제하는 거예요. 중국 배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 쓸어 버리니까 우리 어민이 보기에는 심각한 사태가 온 겁니다. (중국 어선이) 고기만 잡으면 말을 안 하는데, 쓰레기를 버리고, 폐유를 방출해서 연평어장을 초토화하고. 그것도 수백 척, 어떨 때는 9백 척, 천 척. 연평도가 뚫리니까, 거기서 차단을 못 하니까 이 중국 배가 내륙으로 점점 내려와서 교동도 일대까지 들어 와서... 남북한 중립 지역인 한강 하구까지 들어와서 조업하는 심각한 사태를 맞이한 것이죠. 우리 주권은 없어요. 우리 국가도 없고, 완전히 중국 바다예요."

-서해가 중국 바다가 돼버린?
"그나마 연평도는 민감한 지역이고, 꽃게가 많이 나서 관심이 많지. 격렬비열도(충남 태안) 즉, 남쪽으로 가면 여기는 중국 배가 천 단위씩 올라가. 9백 척이 아니라 천 척인가, 2천 척인가. 싹 다 잡아가는데 서해가 완전히 중국 바다가 됐어요. 연평도는 중국 어선을 활개 치고, 우리 어선은 통제하는 대표적인 역차별의 공간으로 바뀐 것이죠. 그것은 해군과 해병이 '우리 어선들을 통제해야만 안보가 된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지난 8년간 보수 정권에서 '서해 사수한다', 'NLL 지킨다'하는데 지키긴 뭘 지켜, 다 뺏겼지."

-앞서 말씀해주신 대로 60%. 그러니 10마리 잡히던 것이 3~4마리 잡히는 거예요. 오늘 아침에 라디오 인터뷰 들어 보니까 '그물 던지면 한 마리 잡힐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옛날에 연평도에서 꽃게 잡히면 그물 망친다고 밟아 죽이던 그 시절로 돌아간 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해파리를 잡을 수는 없고... 연평도 어민도 문제지만, 물고기를 잡으면 뜯어야 하고, 생선 분류도 해야 해서 동네 어머님들 아르바이트해서 일당도 받으시고, 그걸로 막걸리도 드셔야 하는데 그런 것 자체가 안 되고 있다는 거 아니에요?
"대부분 꽃게가 안 잡히면 인건비며, 이런 것들 '선주들이 손해 보지 않느냐'고 하는데 꽃게 그물은 한 번밖에 못 써요. 어쩌다 한 마리 걸린다고 해서 2번 쓰기 어렵다고. 그런데, 그물값으로 대충 조업 기간에 1억 원 써야 하고... 인건비 있잖아요. 선원들. 품값을 줘야 하는데 과거에는 '안 잡혔다'고 하면 아예 (돈이) 없는 줄 아는데, 이제는 무조건 (일당을 챙겨) 줘야 한다고. 그래야 (바다에) 나가니까. 그게 맞는 건데, 선주 입장에서는 속 터지죠. 인건비 나가야 하고, 기름값 나가야 하고. 어선의 감가상각비가 있을 것이고. 대략 어선마다 3억 원의 어획고는 올려야 겨우 유지된단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선 한 척당 1억 원 이상을 못 올리거든요. 전부 (매출이) 1억 미만이란 말이에요. 어획고 기준으로... 한 척당 2억을 손해 봐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참 빚더미에 올라앉자는 이야기가 되고, 대책 없는 이야기가 되고요. 조업 시간과 구역이 엄격히 통제당하기 때문에 연평도 해경이 있긴 있는데 이 사람들 업무가 뭐냐고 보니까. 밖에서는 '왜 해경이 중국 어선 단속 안 하느냐'고 하죠. 근데, 그건 꿈도 못 꾸고 우리 어선을 단속하는 행위에요."

-'아저씨, 그 배 올라가면 안 돼요. 내려오세요' 이러고 있단 말이에요?
"우리 어선 단속하기에 바쁜... 중국 어선 단속하는 해경인 줄 알고 내려갔는데 우리 어선, 우리 낚시꾼들 단속하는 거예요. 연평도에 해경이 7명이에요. 해경안전센터가 있는데 근무자 7명이고. 2교대로 하면 실제 근무자는 4명이란 말이에요. 4명에다 보유한 함정이 하나도 없어.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하냐. 어업지도선에 연락하는 거야. 자기들이 단속도 못 하고... 단속을 긴급하게 해야 할 때는 외부 지원을 받아서 그때 해경 함정이나 특공대 지원을 받는 건데요. 중국 어선이 요새 하도 문제가 되니까 해경 특공대 24명이 연평도에 와 있어요. 이순신이 '나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고 하면서 300척 왜군을 상대하는 명량해전 치르는 겁니까? 그 24명의 특공대가 연평도에서 잘 곳이 없어. 잘 곳을 마련하려면 어민들에게 사정해보라고 해서 특공대를 내보내니까 애들이 잘 곳이 없어서 뻘쭘해. 어디로 잡아넣는지 보니까 대피소에..."

-방공호 같은 지하실에서 잔단 말이에요?
"거기 쳐넣었더라고... 일단, 해경에서 보내 줬으니 알아서 재우고 먹이라는 거예요."

-어민들더러?
"그래서 어떻게 하겠어. 어촌계가 나서서 궁여지책으로 겨우 수용했지. 안 오는 게 나아. 민폐 끼치고... 여기는 중국 어선 단속은 꿈도 못 꾸는 것이 해군에서 해경이 중국 어선 통제하는 걸 못하게 해. 중국 어선이 NLL 부근에 몰려 있는데 잘못하다가 북한 표적이라도 되는 날이면 이건 안보 상황이 되니까, 군사 문제가 되니까. 해군이 해경을 통제해요. 그쪽으로 단속하려면 해군과 같이 해야 하는데... (연평도 방문 때) 한참 바다 쪽으로 나가니까 이번에는 해군 고속정에 전진 기지가 있더라고요. 있긴 있어요."

-NLL 부근에?
"아니. 반대쪽에. 상황이 생기면 NLL 쪽으로 긴급 출동할 수 있도록... 주된 관심은 뭐겠습니까? 북한군의 위협이지. NLL에 북한 경비선이 월선하는지 감시하다 보니까 어쨌든 방해되는 게 주변에 없어야 해요. 해군에서 통제한다고. 이런 상황을 정확히 노리고, 중국 어선이 그 근방으로 몰려 있다는 거죠. 완벽히 (중국 해선이) 이 상황을 간파하고, 심지어 우리 해군, 해경의 통신까지 감청하면서 움직이고 있다는 거 아니에요."

-종합하면 우리 해경은 우리 어선이 NLL 근처에 올라가서 안보 문제 발생할까 봐 그 근처 못 가게 하는데 그걸 아는 중국 배들이 와서 '어차피 단속 못 하니까 싹 다 잡아 가자'고 하는 거 아니에요?
"결국, '서해와 NLL을 지킨다'고 해서 그냥 주변 해역을 다 군사적 논리로 압도해버리니까. 우리가 '바다를 지킨다'고 할 때는 지킬 가치가 있으니까 지키는 거예요. 예컨대, 사막에서도 국경선 분쟁이 벌어지는 건 그 사막에 무언가 있어야지. 오아시스나 유전이 있다던가. 아무도 안 살고, 버려진 땅 지키려고 전쟁 일어나는 거 봤습니까? 어장이 있고, 국가 이익이 있으니 지킨다는 건데 거꾸로 '지킨다'는 말로 중국에 내어 주는... 이것이 보수 정권하에서 지난 8년간 해왔던 서해 안보의 실상입니다."

-중국에 '꽃게 퍼주기'를 하고 있었구만...
"그러니까 남북이 싸우면 다 손해 보고, 엄한 놈이 이익을 보더라. 결국, 남북한 서로 간 NLL을 사이에 두고 대치한 결과가 겨우 이거였습니다."

-수준이 다 드러나는 상황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사실 이 문제는 꽤 오래된 것 같아요. 노무현 정부 때 제가 통일부 출입을 했었는데 청와대 안에 벙커 있잖아요. 거기에 우리 영공, 영해, 영토에 어떤 배가 다녀가는지, 하늘에 비행기가 공공 비행기인지, 민항기인지 다 볼 수 있었잖아요.

당시 (통일부) 이종석 장관이었는데요. (이종석 장관이) '보십시오. 여기 NLL인데요. 이 해역에 저 빨간 것들 보이죠? 중국 배들이 와서 불법으로 조업을 하고 있어요. 잡아야 하는데...' 이런 얘기를 하신 기억이 나요. 10·4 선언 당시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당시 북한국방위원장 만나서 '남북공동어로수역을 만들어서 서해안 평화 지대를 만들자'고 한 거 아니에요?
"그때 그렇게 됐으면 이러진 않았죠. 잘 됐죠. 남북한이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 어선에 대한 대책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해경 관계자가 '통일되지 않으면 해법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뭘 떠올렸냐면 이스라엘 점령지에 유대인 정착촌을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과거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면서 영토화시키는 핵심 정책이 이스라엘 주민의 정착이었습니다. 빨리 뿌리 내려야 영토가 된다는 것이죠. 군사적 점거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것이 진정한 영토입니다. 그런데, 항상 그 지역이 불안하잖아요. 팔레스타인 공격의 표적이 되어 있고, 정착민이 정착할 때 얼마나 불안했겠습니까? 그런 영토가 지금 연평도인 겁니다. 내 마음대로 고기를 잡을 수 없는...

연평도 70대 노인 한 분의 평생소원이 중국 어선 있는 곳을 가리키면서 '저기서 낚시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라고 하세요. 과거 서해는 70, 80년대 공동 어로였어요. 남북 선 그어 놓고 그런 게 없었어요. 사이좋게 다 고기를 잡았어요. 90년대 들어와서 NLL이 지켜야 할 것으로 바뀌면서 남북 대치가 생겼고. 김대중-노무현 때 풀어 보려고 노력하다 'NLL을 인정하고, 경제 지도로 덮어서 사이좋게 고기 잡던 옛날로 돌아가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한 거죠. 물론, 논란이 많았죠. 공동 어로 구역을 '등거리냐, 등면적이냐' 해서 논란이 많았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 마지막으로 NLL을 사이에 두고 '등거리 플러스 등면적으로 다섯 군데 공동 어로 구역을 지정하자'고 북한에 제안했고, 북한이 이 협의에 응했던 것 아닙니까? 이거는 얼마나 대단한 사건이냐면, 만약 그때 그게 합의가 됐다면 북한이 NLL을 군사적으로 인정하는 게 돼버리는 겁니다. NLL 사이에 두고 등거리, 등면적을 합의하는 순간 'NLL이 존재한다'는 걸 북한이 인정하게 되는 거잖아요.

북한이 NLL을 인정하고, 이것보다 NLL을 잘 지킬 방법이 있으면 얘기해보라는 거야. NLL은 우리 것이라는 주장을 관철하되 북한에 일정 정도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이 있고. 연평도 70대 노인네가 '한평생 저기 가서 낚시해보는 게 소원'이라고 하면 우리도 가서 낚시할 수 있게 하면 이런 이익이 있는데 왜 NLL을 인정 안 해? (북한이) 법적으로는 인정을 안 하겠지만, 이것이 실효적인 선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의 해상 경계선보다는 북한이 조업 경계선으로 인정해버린다는 거예요. 이걸 우리는 NLL 인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같이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거죠. 이게 공동 어로 구역의 실체입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보니까 국민이 보기에는 한심해요. 이때 되면 전국 모든 식탁에 꽃게 올라와야 하거든요.
"있긴 있어요. 중국에서 수입해오니까. 한 바퀴 돌아서 오는 거예요."

-옛날에 '납 꽃게' 이런 게 있어서 중국산은 아직 주부들이 선택하기가 조금 그래요.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해역에 존재하는 꽃게도 제대로 어획을 해서 먹지도 못하게 만들고, 개성공단도 멀쩡하게 있던 거 문 닫아서 애들 교복도 못 입게 하고... 안보를 지킨다는 이유로...
"지키긴 뭘 지켜. 다 뺏기고 있는데..."

-애들 교복도 3월에 제때 못 입혀서 학교 보내고, 꽃게가 식탁에 올라오지도 못하고. 뭘 지키고, 뭘 한다는 거예요. 중국에 다 가져다주고...
"사실 공동 어로 구역이 우리 것을 잘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그러다가 처음에 남북한 간에 우리 통일부와 북한 수산사업소가 서해 수산 협력을 협의할 때는 너무 잘 됐어요. 북한 쪽도 관심이 많았죠. 합의는 시간문제였습니다. 왜 북한이 응하지 않겠습니까? 이게 군사 회담으로 의제가 넘어가는 순간 다 깨지는 거예요. 남북한 국방장관 회담으로 의제가 바뀌는 순간 다 무너지는 겁니다. 그때 국방부가 얼마나 강경했습니까. 김장수 국방장관 시절에 북한 (전 국방위원) 김일철과 (협상을) 하는데요. 이런 경제 어업 협력을 왜 국방장관 회담으로 맡겼는지 이게 잘못된 건데... 서해에 대한 관할권을 군이 강력히 주장하니까. '안보가 무너지면 국가 위기가 온다'면서 북한 경비정이 NLL을 제집대로 드나들면 '서해안보가 다 무너진다. 그러니 군이 관할해야 한다'고 하니까 이전까지 해왔던 모든 협력의 정신이 군사 논란에 대입되는 순간 와해 돼버리는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금 NLL 서해 꽃게 문제는 굉장히 오래된 건데요. 특히나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게 2012년 NLL 대화록 파문이 있잖아요. 새누리당이 그때 하도 난리쳐놓고 또 자세가 바뀌었어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다 같이 거기를 남북 공동 어로수역으로 만들자' 이제 와서...
"미친 거 아닌가. (웃음) 말인즉슨 맞고, 나도 같은 의견인데... 여태 그러다가... 새누리당에게 연평도는 '안보 성지'라고. 근데, 그런 이단 사상을 감히 입에 올려? 대선 때 권력을 찾아갔는데... 이 서해 연평도에 가면 정말 기막힌 게 있어요. 우리가 2010년 연평도 포격이 있고 나서 서해에서 피난민들이 인천으로 물밀 듯이 오고 연평도가 사람이 못사는 섬으로 바뀔 위기지 않았습니까? 이랬다가는 보수 정권이 자가당착에 빠지게 되는 거예요. 지킨다고 한 것을 다 잃어버리니까 긴급히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을 만듭니다. 엄청난 예산 지원이 시작되는데 주민들은 그걸 기만이라 보는 겁니다.

통제당하는 건 여전하고, 중국 어선에 대한 피해도 정부가 보상해주게 돼 있는데 단서 조항이 있다고. '중국 어선에 의한 피해라는 걸 어민이 입증하라'는 거지. 사진으로 찍해나 동영상으로 촬영해야 입증할 수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것도 한밤에... 다시 한 번 알기 쉽게 그림을 말씀드리면 연평도 이북 NLL 선상에 중국 어선이 집결해있는 건 집결 기지가 되는 거고, 밤이 되면 그 어선들이 사방팔방 흩어진다는 겁니다. 거기서 하나의 해상 기지가 되는 거예요. 지나다니는 (중국) 배가 밤에 사방팔방 도적놈처럼 돌아다니는데 우리는 일몰 이후에 어선이 나가지도 못하는데 입증하라는 거예요.

연평도 같은 곳에 (정부가) 돈을 내려보냈을 거 아니에요?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봤는데 안보 전시장, 연평도 전적비, 바다 부두에서 고속정 하나 띄우고, 바다 견학이라고 해서... '(고속정이) 연평해전에 참가한 것이냐'고 물으니 '상관없는 고속정'이라고 해. 돈이 내려왔으니 써야 할 것 아니냐고. 웅진군하고 해군이 하는 거거든. 자주포 중대가 옛날에 연평도에 하나였는데, 지금 3개라고. 산에 철조망 새로 쳐야 하고, 군부대 부지 넓혀야 하고, 민가 쪽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거야. (정부에서) 내려온 돈이 전부 '안보'. 황당한 거 하나 말해줄게요. 연평도 포격전 때 충혼비가 세워져 있어요. 민간인 2명, 군인 2명 얼굴을 새겨서 충혼탑을 만들었습니다. 저도 거기 가서 참배했죠. 해병대원 2명도 전적이 그려져 있는, 흔히 보는 위령비에요. 20m 산 아래쪽에 보니까 충혼비가 또 서 있더라고. '저건 뭡니까?'하니까 '저것도 연평도 포격 충혼비'래요. 군인 2명만 충혼비를 세워 놨는데 똑같은 충혼비야."

-다른 사람이겠지...
"똑같은 사람이야. 같은 사람의 충혼비가 20m 간격으로..."

-왜 그런 거예요?
"돈 써야 하잖아. 웅진군 자기들 사업 하나 해야지, 인천시 해야지, 해군도 해야지. 온통 안보의 섬으로 안보의 성지로. 성지도 성지 나름이지. 우리가 어디 천주교 성지 갔는데 똑같은 충혼비를 20m 간격으로 세워둔 걸 봤습니까?"

-그게 전부 국민 세금이잖아요.
"학교도 지어 놨는데 주민들이 '설계 잘못됐다'고 난리 쳤다고. 현대식 대피 시설을 지어 나야 하는데... '지하 대피시설을 안 짓겠다'는 거예요. 옆에 대피소도 있고, 설계상 할 수 없다는 거야. 그걸 주민들이 난리 쳐서 (지하 대피시설을) 지었단 말이에요. 관에서, 중앙에서 내려와서 하는 짓이 다이래. 해경은 중국 어선과 관계없고. 내가 보니까 '안보' 이름 들어간 시설이 생기고, 어마무시하게 부대가 확장되고 그러니까 주민에게 나가라고 하는 것 같아. '군인의 섬이니까 나가라'고. 안보 위기 때 대피령이 몇 번 나왔잖아. 그럼, 군인과 면사무소, 주민들이 소통해야 하는데 한번은 군인 가족만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이걸 보고 연평도 주민들이 '우리는 국민이 아니구나'라고 해서 군하고 또 갈등이 벌어진 거죠. 여기 섬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번영하는 섬으로 만들자는 게 서해 수호의 본질 아닙니까? 지금 벌어진 결과는 다 거꾸로 가고 있는 거예요. 군사적, 안보적인 것들이...

군인은 이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군사 논리가 모든 것의 주가 됐을 때 일어나는 현상을 잘 보셔야 해요. 옛날에 쿠바 미사일 일어났을 때 케네디 대통령과 맥나마라 미 국방장관이 핵전쟁이 일어날 뻔한 모골이 송연한 위기를 겪고 나서 미국의 전략사령부를 방문해서 브리핑을 봤습니다. 브리핑 내용이 소련과 중국의 대도시를 초토화해서 인구 70%를 죽이는 전략을 발표하니까 케네디가 놀라서 '이 정신 나간 계획을 누가 수립했어? 이러면 소련이 보복해서 미국도 똑같은 꼴이 나는데 이게 인간의 이성으로 가능한 것이냐'라고 해서 미국 전략공군사령관이 이렇게 답변합니다. '아니, 각하. 핵전쟁이 일어나서 미국인 2명이 살아남고, 소련인 1명이 살아남으면 미국이 이긴 겁니다'. 이렇게 하니까 케네디와 맥나마라가 기절을 하면서 '저 새끼 어떻게 해봐라'. 케네디가 하도 어이없어서 '우리 핵 군축 협상 시작하자'고 해서 8달 만에 암살당한 것 아닙니까?

군인의 사고는 전쟁에서 이기는 게 본분이자 사고의 본질이지. 이런 식의 어업과 생존은 부차적 문제인 것이죠. 군사적 논리가 우선시되는 순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군사적으로 적을 제압하고, 전승을 거두고, 전과를 올리는 것이 군인에게는 지고지순의 목표이자 전부인 것입니다. 여기 있다가 어떤 이런 걸 맡겨 놓으니까 군사적 논리로 섬을 통제하고, 군사적인 것을 기리는 기념물로 섬을 채워 놓는 거예요. 그런 게 계속 생겨나고 있어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앞서 말씀하신 대로 20대 국회 개원 연설을 박근혜 대통령이 하셨잖아요. '협치', '소통', '고 투게더(Go together)', '야권도 국정의 동반자다' 이런 메시지를 내놓겠다고 주말에 청와대가 말했어요. 계속 연일 꽃게 이야기가 나오니까 '(박 대통령이) 서해 이야기를 한마디 하시지 않을까' 했는데 한마디도 안 했어요.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아프리카 우간다나 아니면 프랑스는 자기가 잘 아는 동네니까. (우리나라) 국방장관이 또 프랑스에 가 계세요. 이런 어떤 여러 가지.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고 있지만, 지금 연평도는... 다음에 쿠바도 간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연평도는 국제 정세와 남북 관계가 내부 관료주의가 얽혀 있는 복잡한 곳입니다. 이곳에 한국 사회 모순이 다 응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요. 강정마을이나 연평도나 이런 섬을 보자는 이유는 차별과 배제와 소외의 공간으로 섬이라나 공간이 한국 사회 주변부로 내몰리고 있다. 이 섬들이 네트워크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강정에도 몇 번 갔고, 연평에 이어서 그런 지역이 있다면 찾아가 볼 생각인데 이상하게 가보면 정치인은 나밖에 없어. 해당 지역구 의원은 안 와. 누군지도 모르겠어. 웅진군수가 곧 올 거고, 새누리당이 가면 군수가 따라가고 그럴 거 아닙니까? 거기서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 정치적 논리와 장시간을 섬을 바라보면서, 여러 다양한 섬의 목소리를 수집하면서, '이곳이 왜 배제와 차별의 공간이 됐는가' 그 본질을 주목하는 건 다른 거 아닙니까? 우리가 결국 한국 사회에서 어떤 국가의 논리로, 군사 논리로 인해서 지킨다고 했지만, 빼앗기는 공간들... 사실상 가짜 안보가 판을 치는 현장에서 우리는 안보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기본을 다시 인식하고, 성찰하는 이런 깨달음 없이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영원히 이런 식의 안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대통령은 한마디도 안 하셨지만, 당면한 연평도 주민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할 것 같아요.
"정부 기관이 합동 회의를 했는데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어요."

-뭐야, 그러면 안 되죠. 실효적이고, 생산적인 대안을 정부는 내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올란도 총격 피해에 대해 미국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는데 연평도 피해에 대해 정부 입장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정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습니다. 있으나 마나 한 서해 5도 지원법."

-(서해 5도 지원법) 개정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거에 대한 개정은 '제가 하겠다'고 언론에 공개했고. 서해 5도 지원법이 있고 나서 어업이 마비되고 하면서... 바닷가에 쓰레기 청소나 공공근로가 발주돼서 과거에는 꽃게 뜯던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공공근로에 참여해서 일당 3만 원을 받고 계십니다. 결국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자율적인 생존의 공간이 관이 발주하는 쥐꼬리만 한 공공근로에 연명해야 하는... 연평도 어촌계장 박태원씨의 표현은 다소 과격한데 '주민의 노예화'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십니다. 그거라도 눈치를 보는... 결국, 섬의 주인이 바뀐 것이죠. 섬의 권력이 바뀐 거죠. 안보 위기를 말하는 순간 국가의 명령과 지도에 의존하는 섬으로 바뀐 거 아닙니까? 과거에는 '연평도에 개도 500원을 물고 다녔다'는 부가 없어진 것이죠. 옛날에는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연평바다에 돈바람 분다'는 민요도 있었던 거 아닙니까?

슬픈 거죠. 현대화되는 문명 속에서 외세가 밀려오고, 국가가 호통치는 가운데서 백성들은 항상 소외되고, 어려운 겁니다. 이걸 마치 해군이 모든 걸 통제하는 이순신이 되고, 관과 민은 거기에 감격해야 하는... 조선 시대로 돌아가자는 겁니까? 아니잖아요. 결국은, 왜적이 몰려오는 것도 못 막은 임진왜란이나 중국이 밀려오는 것도 못 막는 한국 정부나 못 막아서 생긴 전란이고 위협 아닙니까? 북한에 대한 위협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뭘 관리하고 통제했습니까? 그 결과 피해 보는 건 백성 아닙니까? 그게 본질이지."

-오늘 마침 6·15 정상회담이 있은 지 16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아직도 성남공항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빨간 카페트 위에서 연설하시던 장면이 눈에 선한데요. 굉장히 남북 평화, 화해, 평화, 협력을 강조했던 생생한 목소리가 기억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을 말했잖아요. 임기 중후반이 넘어가는데 된 게 하나도 없단 말이에요. 남북 경제 협력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이 심각한 수준이 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손을 놓고 있지만, 국회 차원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개성공단 재가동 촉구 결의안을 제일 먼저 발의했습니다. 과연 이게 통과가 될지는 앞으로 더 노력해봐야겠지만, 서해 5도 (지원법 개정)도 하겠습니다만, 이걸 헤쳐나갈 우리의 의지와 앞으로의 평화 공존에 대한 우리의 확고화된 의지가 있느냐. 이런 점에서는 저 자신도 많이 자세를 가다듬게 됩니다만, 결국은 이거 아니면 살길이 없습니다. 살길이 없는 거예요."

-우리 경제에 활로가 없다는 거죠?
"그렇죠.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남북한에 빨리 협력할 건 해야 합니다. 서해가 급하고, 개성공단이 급한데 이건 북한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는 것. 이런 점에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새누리당이 그런 이상한 말을 했다고 해서... '공동 어로 구역을 하자'고 해서 '미친 사람 같다'고 했는데 아직도 '안보의 성지' 타령하고 있습니다. 이 논쟁이 더 격화되어 보십시오. '서해 연평어장을 노무현이 북한에 헌납하려 했다'는 변희재식의 선동으로 가실 것 같으면 아예 연평도를 지구 상 지도에서 없애 버리던지. 그것도 아니라면 '같이 먹고 살자'던 안을 다시 들여다봐 줘야 하는데 그걸로 재미 본 게 얼마인데 (보수에서) 그렇게 하겠냐는 거예요."

-(새누리당이) 진심이 없다는 거죠? 지금 당장 언론에서 '꽃게가 풍어기인데 어민 피해가 얼마'고 보도가 쏟아지니까 임기응변으로 '남북 어로 공동 수역 하자'고 말만 할 뿐이지.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일모레 (연평도에) 간다고 하는데 웅진군수 옆에 붙고, 해군 붙고... 내가 갈 땐 하나도 안 붙어서 좋았지만... 그러면서 '정부가 잘 지원하고, 노력하고 있다'를 엄청나게 (홍보) 할 거예요."

-더불어민주당도 (연평도에) 갈 거 아닙니까?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대표는 '간다'고 해놓고 안 왔고. (정치인들이 연평도) 온다더니 아무도 안 와요."

-주민들이 어떤 당부를 하시던가요?
"주민들도 의견이 통합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선, 군수가 무섭고. 웅진군수. 국가가 무섭고. '그래도 어떻게든 (정부에) 잘 보여서...' (연평도) 어업이 위축되어 있는데, 이마저도 생계 터전을 잃어버리실까 봐. 평생 이걸 해오셨는데 이거 아니면 뭘 합니까? 위축되고 약해지신 분들이 있는가 하면 불만이 터져서 정부에 할 말 하려는 분들도 있고요. 사정이 간단치 않아요. 비록 2천명 안 되는 주민이지만, 내부에서는 혼란스럽죠. 그중에서도 박태원 어촌계장님 같은 분은 특이하신 분이고. 정말 당당하게 자기 할 말을 하시니까. 60세가 넘으셨는데, 아주 조리 있고. 어떻게 저렇게 훌륭하신 분이 계실까. 그분 지금 언론에 거의 스타가 됐어요. 저만큼 말을 잘해요."

-연평도에 살다 보면 그럴 것 같아요. 걱정입니다. 배 한 척당 3억 정도 매출을 내야 최소한 생계는 유지되는데 그게 3분의 1밖에 (어획을) 못한다고 하니까 파산까지 가면 생계가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어획량의 변화는 치명적 피해를 줍니다. 꽃게는 세 가지인데요. 통망, 안강망, 다짜망 세 가지인데. 그물의 형태에 따라서... 옛날에 (꽃게가) 많을 때는 대충 쓸어 버리는 통망을 썼는데 이제 안 잡히고, 안강망은 퍼 올리는 식으로 하는 건데 조금 잡히고, 다짜망은 바닥에 넣어서 잡는 그건 그나마 잡히겠죠. 점점 깊이 들어가다 보면 어장이 황폐해지는 건데 중국 어선은 저인망으로 싹쓸이해버리니까."

-'어초나 풀을 심어서 (중국 어선이 꽃게를) 못 잡아가게 하는 건 어떠냐'는 말이 있는데요.
"해군이 못하게 합니다. 어쩌다 해군 함정 기동을 방해라도 할까 봐. 군사적 이유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해군은 연평도에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해군은 오로지 북쪽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인데 군사 작전에 손톱만큼이라도 방해가 되면... 'NLL 무너지면 대한민국 망한다'고 떠들던 사람 아닙니까? '공동 어로' 얘기할 때는 관심도 없더니만, 이제는 저렇게 이야기하고. 북한 공기 부양정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쳐들어온다는데... 'NLL 다 차단해야 한다'고 하는데 씨알이 먹히겠습니까?"

-군사 논리로 국민에 이런 피해가 발생하면 군이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거 아닌가요? 군도 민간 안보에 대해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제는 이런 식으로 경제 논리와 안보 논리가 극단적으로 분열되기 시작한다는 거죠. 옛날에 새옹지마라는 설화에도 나오지만, 중국 어떤 나라에서 전쟁하니까 젊은이들 다 데려가잖아요. 공사 지을 사람이 없고, 나라가 황폐해지는 거 아닙니까? 안보를 튼튼하게 한다는 것이 안보 자체를 무너뜨리는 게 있는 거 아닙니까? 말에서 떨어진 젊은이 하나만 전쟁터에 안 나가서 혼자 살아남았다는 게 그 유명한 새옹지마 어원이 된 거 아닙니까? 이런 것이죠. 국방도, 안보도 적당히 하는 것입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하면 안보 자체를 위해 희생하는 게 너무 커. 이럴 땐 안보 자체도 궁극적으로 무너지는 겁니다. 이게 서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NLL 근방에 있는 중국 배를 어선이 가서 잡아 오는 건 목숨 걸고 하는 겁니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 무엇이냐. 주민의 생명 불만이 기존 안보 논리를 뚫고 일어나는 하나의 평화의 메시지가 나온 겁니다. 살자는 몸부림이 기존 안보를 뒤흔들면서 다시 한 번 제고하고, 비판적으로 접근하라는 메시지를 육지 지식인에게 준 겁니다. 그걸 외면하면 안 되는 거죠."

-김종대 의원께서 연평도에서 2박 3일 동안 체험하면서 깨달은 메시지를 국회로 돌아와서 현실 제도로 반영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정치권 반응은 어떻습니까?
"뭘 알아야... 그런 거에 적극적이고 협조적이었으면 지난번 대선 NLL 논쟁 때 밀리고 터지지 않았죠. 그런 거 잘하는 실력이면 지난 대선 지지도 않았어요."

-참, 걱정입니다. 정의당이 조금 더 힘이 셌으면 좋았을걸.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만 되더라도 돌파할 힘이 될 수 있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정의당) 추혜선 의원처럼 25년간 언론개혁연대 사무총장까지 지낸 이런 사람을 외교통일위원회로 넣으면... 내가 국방위인데 '앞으로 정의당은 외교·안보 정당만 해라'는 얘기인데 이렇게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외교·통일까지 다 커버하잖아요. 서해 문제, 개성공단 문제까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로 가야 할 의원을 외통위로 넣어서 이제 외교, 안보가 너무 많아. 여기도."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국회의장은 답을 아직도...?
"이게 작은 당의 서러움인데, 국회의 연평도가 정의당입니다. (웃음)"

-뚫고 나가야 할 것 같은데, 걱정이 큽니다. 그래도 일당백의 정신으로 김종대 의원 계시고, 여러 의원 계시니까 돌파할 힘이 있겠죠. 시간이 다 되어서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시겠지만, <팟짱> 자주 출연해주세요. 고맙습니다.

<끝>



태그:#장윤선, #김종대,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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