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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 공기업 경영평가표 가운데 경영성과 부문. '경영효율성과'는 4개 항목으로 배점이 22점이지만, 안전 분야는 '안전사고발생건수' 항목밖에 없다.
 행자부 공기업 경영평가표 가운데 경영성과 부문. '경영효율성과'는 4개 항목으로 배점이 22점이지만, 안전 분야는 '안전사고발생건수' 항목밖에 없다.
ⓒ 서울메트로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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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이후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안전불감증 문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행정자치부 역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경영효율'만 강조하고, '안전'은 도외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같은 평가 기준 때문에 서울메트로를 포함한 공기업들이 안전문제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낳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2015년(2014년 실적) 공기업 경영평가표를 보면, 정부는 리더십/전략, 경영시스템, 경영성과, 정책준수 등 4가지 항목(100점 만점)으로 나누어 공기업의 경영성과를 평가하게 돼 있다. 이 평가에 따라 행자부는 공기업 성과급을 최고 300%까지 나눠 지급한다.

이 가운데 '경영시스템' 부문을 보면, '경영효율화' 항목의 배점은 15점인 반면, '재난·안전관리'는 8점에 그쳤다.

'경영성과' 부문 역시 '경영효율성과' 배점은 주행거리 1km당 총원가 5점, 영업수지비율 10점, 1인당 매출액 5점, 부채비율 2점 등 총 22점이나 되는 데 비해, 안전 부문의 배점은 6점짜리 '안전사고 발생건수' 1항목에 불과했다.

경영효율화 항목 배점을 합하면 37점이나 되는 반면, 안전 항목 배점은 14점에 불과한 셈이다.

이에 서울메트로 노조 관계자는 "공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설립목적과는 달리 공공서비스와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라며 "안전을 도외시하고 돈만 중요하게 여기는 풍조는 서울메트로뿐만 아니라 모든 공기업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행자부 기준대로라면, 구의역 사고 희생자가 소속된 은성PSD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경영효율성 저하로 평가받고, 그러면 기관 자체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영 평가가 안전뿐 아니라 사고 후속대책도 원천적으로 막고 있는 셈이어서 해마다 노사간 쟁점이 돼오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 평가 지표가 고작 한 해 승강기 사고, 화재 사고, 전동차 지연사고 같은 게 몇 건이나 일어났느냐 하는 것뿐이고, 인력보완이나 개선을 하자면 점수를 박하게 주거나 벌점을 주는 형태"라며 "경영평가가 실질적 안전을 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공기업과 관계자는 "평가 기준은 공사와 지자체 등이 함께 모여 만들며, 해마다 안전 부문 배점을 높여 왔다"며 "안전 부문의 배점이 낮기 때문에 사고가 난다는 지적은 비약인 것 같다"고 반박했다.

지난해(2014년 실적) 평가에서 서울메트로는 상왕십리역 추돌사고 때문에 '다' 등급을 받았다.

스크린도어 수리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시민들의 추모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있다.
 스크린도어 수리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시민들의 추모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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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행자부경영평가, #구의역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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