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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기환 정무수석이 테러방지법 등 쟁점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현기환 정무수석이 테러방지법 등 쟁점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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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 일부 참모진 추가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달 15일 비서실장·정책조정실장·경제수석 등을 교체한 지 24일 만이다. 무엇보다 이는 사실상 20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묻는, 마지막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기도 하다. 총선 직후 우병우 민정수석과 함께 쇄신대상으로 꼽혔던 현 수석이 11개월 만에 개편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현 수석의 후임으론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제17, 19대 의원과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분"이라며 "대통령 정무특보 등을 역임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의정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정치권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 나갈 적임자"라고 그를 소개했다.

이 같은 2차 개편 가능성은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 전부터 제기됐다. 현 수석이 총선 직후 수차례 사의를 표명해왔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국정동력 확보를 위한 쇄신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서 있었다.

이에 박 대통령이 순방 귀국 사흘만에 현 수석을 포함해 미래전략수석과 교육문화수석을 동시에 교체하는 2차 개편안을 내놓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조신 미래전략수석 후임으로 현대원 서강대 교수, 김상률 교육문화수석 후임으론 김용승 가톨릭대 부총장을 각각 새로 임명했다.

소통 못했던 '실세' 정무수석 교체한 까닭?

당장, 주목되는 것은 이번 2차 개편에 담긴 정치적 함의다. 현 수석은 지난 총선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밀리에 접촉하는 등 '공천파동'의 원인 제공자로 꼽혔다. 즉, 그가 물러난 것은 당 안팎에서 제기됐던 '청와대, 총선 패배 책임론'을 일부 인정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이는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짜인 20대 국회와의 협조를 위한 교체로도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와 국회 간 가교 역할을 해야 할 현 수석이 임기 동안 오히려 양 측의 갈등을 증폭시킨 것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김종인의 난'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보낸 박 대통령 생일 축하란을 세 차례나 받기 거부하면서 청와대의 '협량(狹量)정치'만 부각시켰다. (관련 기사 : 뒤끝 작렬?... 박근혜의 '난') 그는 같은 달 국무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 관련 정부 방침에 반대 의사를 표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국무회의를 국회 상임위처럼 이용하려 하느냐"라고 고성을 질렀다는 논란에도 휘말렸다.

물론 현 수석은 이에 대해 나름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고성' 논란과 관련해선 "회의 끝나고 복도를 걸어가면서 딱 이 톤(조용한 목소리)으로 말했는데 (박 시장 측이) 고성이라고 한 것"이라며 "박 시장도 나중엔 '주위 사람이 다 들리게 했다고 하는 등 말이 바뀌었다"라고 주장했다. 또 '김종인의 난'과 관련해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조응천이 입당한다고 뉴스가 난 뒤에 란을 보낸다고 해서 앞뒤가 다른 행동이라고 봤다, 화가 나서 보내지 말라고 했다"라며 "그러다가 VIP(박 대통령)에게 시쳇말로 작살났다"라고 설명했다.

즉, 나름의 이유가 있어 그 같은 행동을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통'을 중시해야 할 정무수석의 행동으로는 보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현 수석이 야당에게만 '불통'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엔 쟁점법안 직권상정 여부를 놓고 정의화 국회의장과 충돌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현 수석을 만나 "(선거구 획정 관련)선거법만 처리한다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노동4법·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정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 그는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밥그릇 표현은 저속하다"라며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오른쪽)이 5월 18일 오전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행 KTX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둘은 차내에서 가는 내내 인사 한마디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오른쪽)이 5월 18일 오전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행 KTX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둘은 차내에서 가는 내내 인사 한마디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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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수석은 지난 5월 18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KTX 앞뒤 자리에 앉아 광주로 내려가면서도 서로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당시 정 원내대표가 비박(비박근혜) 위주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친박(친박근혜)과 갈등을 빚고 있었던 상황이 명징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계파를 초월해 여당 원내대표와 보조를 맞춰야 할 정무수석의 태도로는 부적합한 모습이었다.

반복되는 '친박' 정무수석, 기대와 실망 어느 쪽 맞을까

즉, 박 대통령이 이번 개편을 통해 여의도 안팎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진정시키고 국회와 소통 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까지 '해석'이자 '기대'일 뿐이다. 특히 김재원 새 정무수석도 현 수석처럼 친박 핵심 인사로 꼽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때부터 박근혜 캠프 기획단장·대변인을 역임했고 2012년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 국민행복추진위 총괄간사를 맡기도 했다. 즉, 앞서의 해석과 같은 의도를 확신하기 힘든 교체인 셈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내 지역구 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중국 연수를 준비했던 김 수석은 이번 인사로 여소야대 시대의 당청관계 조율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에 대해 야권도 기대와 실망이 엇갈리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김재원 새 정무수석은) 국회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라 특히 국회를 존중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실망스러운 회전문 인사를 단행했다"라며 "국회와 국민의 뜻을 받들기 보다는 대통령의 뜻만을 잘 받드는 해바라기성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는 의구심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도 "국정을 쇄신해야 할 판에 친박 진용을 더욱 두텁게 하는 친위 체제 구축"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그는 "(총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고 20대 국회에 나설 수 없게 된 친박 핵심인사를 구조하는 노골적인 '친박 일자리 창출'"이라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새누리당 내 친박계 핵심 인물로 꼽히며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박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도전했던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캠프 기획단장·대변인을 역임하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했고, 현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 정무특보로서도 중용됐다. 사진은 지난 2007년 대선경선후보 제주 합동연설회장에서 이야기 나누는 모습.
 김재원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새누리당 내 친박계 핵심 인물로 꼽히며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박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도전했던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캠프 기획단장·대변인을 역임하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했고, 현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 정무특보로서도 중용됐다. 사진은 지난 2007년 대선경선후보 제주 합동연설회장에서 이야기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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