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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모두 행복할 수 있을까?

학종의 핵심은 ‘학습능력’ 향상을 통해 시간 대비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16.05.31 10:1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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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위권 대학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교육계가 큰 혼란에 빠져있다. 학생은 기존의 교과 학습 부담에 비교과 활동이 가중되면서 자신들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정당성'을, 학부모는 교과목 중심의 사교육비 부담에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이 추가되면서 가정경제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공평성'을, 교사는 수업준비와 학생지도, 행정업무 등 삼중고에 수업혁신이 추가되면서 현실에 맞지 않는 평가방식에 대한 '불공정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이런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일 학종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내용에 그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교육의 3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어떻게 하면 학종으로 모두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여기 평범한 청소년이 한 명 있다. 얼마 전부터 갑자기 밥도 못먹고 기운이 없어서 너무 힘들어 하길래 부모가 병원에 데리고 갔다. 진단을 해보니 희귀병이란다. 의사 선생님은 최신 의료기술로 수술과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집을 팔아서라도 끝까지 치료비를 댈테니 아이를 낫게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치료를 시작하기에는 아이의 육체적, 정신적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아이를 이 병원 저 병원 끌고 다니면서 양방, 한방, 민간요법까지 좋다는 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할 것인가? 둘째, 아니면 정기 검진을 하면서 투약과 수술을 계속 시도할 것인가? 셋째, 그도 아니면 몸에 좋다고 부모님이 추천하는 음식을 열심히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도 하며, 올바른 생활습관도 기르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정확한건 아니지만 위 사례를 학종에 비유해 보면 첫째는 아이를 과도한 스펙쌓기 경쟁에 밀어넣는 학부모의 모습이고, 둘째는 수업혁신과 평가방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이며, 셋째는 교과목 학습을 위해 학교와 학원을 순례하는 것도 모자라 '자동봉진(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을 위해 진을 빼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어떻게 하면 학종으로 모두 행복할 수 있을까? 물론 세 가지가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겠지만 일단 문제해결의 주체가 누구인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 병을 치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 입시를 통해 목표달성을 이루는 것도 '학생'이 주체다. 따라서 학부모가 걱정하고 있는 스펙 경쟁이나 사교육 부담, 교사가 염려하고 있는 수업혁신이나 평가방식 개선은 문제해결의 보조수단으로써 후순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독서학습법을 통해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면 지금보다 적은 시간에 많은 학습량을 소화할 수 있게 되고, 남는 시간에 '자동봉진'활동이 가능하다. 학생들이 제 때 학습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면 학부모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아이의 현재 행복을 위한 건강이나 취미, 미래 행복을 위한 진로직업 관련 활동에 투자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잘 소화한다면 교사들은 내용 전달 중심의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토론과 참여를 유도하면서 촉진자(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학력고사, 수능, 정시 중심, 수시 중심, 입학사정관제, 학생부종합전형까지 입시 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든, 앞으로 어떻게 바뀌든 간에 대입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나 '성적(내신+수능)'이다. 왜냐하면 평가요소 중에 '학업역량'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과거 시점에서 보여주는 것이 '내신'이고, 현재 시점에서 보여주는 것이 '수능'이며, 미래 시점에서 보여주는 것이 '자소서와 추천서'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신과 수능으로 대표되는 '교과'와 자동봉진으로 대표되는 '비교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은 '학습능력'향상을 통해 시간 대비 효율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이것이 문제해결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은 대입 목표 달성에 유리할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러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우리는 그 문제를 만들었을 때 우리들이 했던 생각과 같은 생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똑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다."라고 하면서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부종합전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상자 안에서만 고민할 게 아니라 과감하게 상자 밖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교사나 학부모에 맞춰진 초점을 문제해결의 주체인 '학생'에게 맞추는 것이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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