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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5일 소원면 법산리 어촌계원들이 갯벌에 액비를 살포하고 있다
▲ '바지락 튼실하게' 액비 뿌리는 어부의 마음 지난 4월 25일 소원면 법산리 어촌계원들이 갯벌에 액비를 살포하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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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0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법산리어촌계의 바지락 어장. 이곳은 근소만 지역으로 이에 앞서 지난 3월 인근 송현리 앞바다 갯벌에 살던 쏙, 능쟁이 등이 대량 폐사한 곳이다.

아직까지 대량 폐사한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았지만, 대량 폐사를 지켜 본 어민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찼다. 만약 어민들의 생계줄인 바지락에까지 폐사가 영향을 미칠 경우 생계가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골칫거리 폐꽃게의 화려한 부활

어민들의 고심이 날로 늘어가고 있을 무렵, 구세주처럼 다가온 이가 있었다. 폐꽃게 등 버려지는 태안산 수산물을 활용해 갯벌환경을 개선하는 액비를 연구하고 있던 안승원 공주대학교 원예학과 교수다.

안 교수는 신진도 수산물시장에서 바다수산을 운영하고 있는 최은배 대표와 손을 잡고 지난해부터 근흥면 도황리의 구 한주개발 부지에 공장을 마련하고 친환경 액비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이들이 액비 연구에 돌입한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꽃게철인 가을에 상품성을 잃은 폐꽃게들이 주민들의 생활터전인 논, 밭둑을 비롯해 인적이 드문 산길 옆에 버려지면서 악취가 발생, 태안지역의 골칫거리로 등장하면서부터다. (관련기사: 논밭 근처에 꽃게가 가득... 대체 무슨 일이?)

이에 이들은 무방비로 투기되는 폐꽃게의 재활용 방안이 없을까 고민에 빠졌다. 수협도 두드려보고 태안군의 문도 두드려봤지만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에서 최초로 폐수산물을 이용한 액비 제조 사례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없이 이들은 자체로 폐수산물을 이용한 액비시설을 마련하기로 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폐수산물 처리시설을 비롯한 액비 생산시설을 설계, 현재의 도황리 부지에 시설을 하기 시작했다.

시설이 진행되는 동안 홍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신진도 수산시장 등을 방문해 패킹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꽃게를 바다나 논밭에 투기하지 말고 처리시설이 있는 공장으로 가져다 달라고 말했다.

마침내 지난해 8월경 시설이 완료됐고, 꽃게 금어기가 풀린 8월 20일경부터 폐꽃게들이 패킹업자들의 트럭에 실려 공장으로 실려왔다. 이내 공장은 활기를 되찾았고, 지독한 폐꽃게 썩은 냄새로 인해 제기됐던 민원도 말끔히 사라졌다.

바지락 어장을 튼실하게 바꿔 줄 액비도 생산하고, 민원도 사라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후 안 교수와 최 대표는 농업회사법인 나라원(주)라는 공주대학교 교수실험실창업기업이란 생산자로 액비 생산에 들어갔고, 액비 사용이 가능한 6개월이 지난 올해 4월부터 본격 갯벌살리기에 나섰다.

이렇게 탄생한 액비의 그 첫 번째 시범지역이 바로 지난 4월의 법산리 어촌계였던 것이다.

이후 나라원(주)는 이번 달에도 근흥면 마금어촌계를 대상으로 다시 액비살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바지락 서식환경 개선에 효과 탁월

태안산액비를 개발한 안승원 교수(오른쪽)와 최은배 대표가 액비를 살포하는 모습.
▲ 개발자도 같은 마음, '영양 풍부한 갯벌로 되살아나길' 태안산액비를 개발한 안승원 교수(오른쪽)와 최은배 대표가 액비를 살포하는 모습.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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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을 타고 갯벌을 낀 전라도 지역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태안액비. 그렇다면 왜 태안액비에 주목하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갯벌에 살포되는 액비가 실용성이 있는 것일까.

액비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안승원 공주대 원예학과 교수는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안 교수에 따르면 공주대학교에서 연구개발한 EM생선액비는 태안의 꽃게와 생선, 미역, 천연미네랄 등을 유용미생물(EM)로 통째 발효시켜 만든 환경친화적 종합 유리아미노산제제로 세계 최초의 생선 아미노산이며, 갯벌환경 개선제다.

이 때문에 수산물과 농작물 등 모든 생물의 먹이가 되고 있고, 유용미생물과 효소, 아미노산, 유기산 등이 듬뿍 함유되어 있어 서식환경의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안 교수의 말이다.

특히, 이 액비는 환경친화적이어서 식량작물은 물론 원예작물, 축산, 수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희석해 사료 및 비료에 첨가하거나 엽면살포, 양식장 살포 등을 통해 전생육기와 각종 장해발생시, 양식장 환경개선 등의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승원 교수는 "갯벌의 생태계는 오랫동안 퇴적된 영양분과 동식물의 사체나 배설물 등을 먹고 사는 갯벌 생물들 각각의 입지조건에 맞게 서식하고 있다"면서 "근소만 바지락양식장은 부채꼴모양의 만으로 조류의 입구 폭은 2.5km이며, 육지 넓이(폭)는 8.0km의 갯벌로 형성되어 있고, 육지에서 바다로 0.5~1.0km는 펄 갯벌이며, 1.0~2.0km는 혼합(펄+모래) 갯벌로 현재 주로 혼합 갯벌에서 바지락을 수확하고 있다"고 서식환경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EM생선액비는 유용미생물, 효소, 아미노산, 유기산 등이 작용하여 ▲ 물을 만들고, ▲ 갯벌의 영양원이 되어 펄 갯벌을 혼합(펄+모래) 갯벌로 개선하여 주며, ▲ 바지락 서식면적을 확대시키며, ▲ 장기간 안정적 바지락생산이 가능하게 하여 종합적으로 갯벌의 환경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꽃게, #태안산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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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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