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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관련 아타 샤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오후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만 1살된 아기가 병원에 입원해 8개월만에 사망한 한 피해자 아버지가 연단에 올라 눈물을 흘리며 "수사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관련 아타 샤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오후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만 1살된 아기가 병원에 입원해 8개월만에 사망한 한 피해자 아버지가 연단에 올라 눈물을 흘리며 "수사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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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통화가 안 돼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정부지원에 대해 문의하거나 피해 상황을 접수하고자 전화했던 분들의 첫 마디입니다. 모든 전화가 통화 중이라서 연결이 안 되니 답답한 마음에 제가 일하는 환경운동단체에 전화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황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황
ⓒ 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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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4월 말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를 재개했습니다. 이번이 4차 조사입니다. 2013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실시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1, 2차 조사 결과 피해자는 사망 146명, 생존환자 384명으로 총 530명이었습니다. 2015년 12월 말까지 진행된 3차 조사는 사망 79명, 생존환자 673명으로 총 752명이 접수되었습니다.

이후 2016년에는 조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최근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자 다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2016년 1월부터 4월까지 정부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였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접수한 피해자 246명을 합하면 사망 239명, 생존환자 1289명으로 총 1528명의 피해자가 확인되었습니다.

'잠재적 피해자 227만 명' 조사도 있는데... 대처는 '미흡'

(주)유공 가습기 살균제 1995년 신문광고
 (주)유공 가습기 살균제 1995년 신문광고
ⓒ (주)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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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 1994년 SK케미칼(당시 ㈜유공)에서 최초 개발된 가습기 살균제는 17년간 약 20여 종의 제품이 나왔고, 연간 60여 만 개가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사용자는 894만에서 1087만 명으로, 잠재적 피해자는 29만 명에서 227만 명까지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피해 규모에 대한 정부의 4차 조사 진행에선 부족함이 엿보입니다.

현재 한국환경산업기술원(http://www.keiti.re.kr/wat/page12.html)에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은 우편과 직접 방문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어떤 서류가 필요한 지부터 자세한 사항을 문의하기 위해서 대표번호 02-3800-575로 전화를 겁니다. 통화 중이라 연결이 안 되어 상급기관인 환경부에 민원전화를 하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피해조사실 내선번호(02-6355-0709~11)를 안내해줍니다.

그러나 이곳도 통화 중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피해 문의와 접수를 준비하는 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담당 부서인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측은 10일 기자와 통화에서 "현재 대표번호(02-3800-575)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회선 3개"라면서 "그런데 이곳에 연결이 되지 않을 때 안내해주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피해조사실 내선번호(02-6355-0709~11)로 3개 회선을 더 운영하고 있다. 이 6개 회선을 8명이 돌려받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환경부는 "11일 오후까지 이 인원을 14명으로 늘려 '통화 중'이 뜨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폐질환 인정 신청 처리절차
 폐질환 인정 신청 처리절차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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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연결음만 이어지는 피해 접수 대표 전화... 바로 연결되는 회선은 3개뿐

"지난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많은 분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영유아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어떤 어머니는 가습기가 아기에게 좋은 줄 알고 열심히 틀어줬다고 합니다. 얼마나 가슴 아프겠습니까. 이런 슬픈 사연들이 많습니다.

관계 기관들이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억울한 피해자들이 제대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피해조사 추가 접수를 비롯한 조처를 하기 바랍니다. 또 생활 화학제품 안전관리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 사각지대는 없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서 미진한 부분은 조속히 보완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4월 28일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이에 걸맞게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정부의 대처가 절실해 보입니다.


태그:#가습기살균제, #정부피해조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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