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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노란리본 법률지원위원회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 '노란리본을 부탁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성골뱅이신사에서 진행됐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세월호 변호사'라고 불리는 박주민 변호사가 후원주점 앞에 모여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오병환(고 오영석군 아버지), 정성욱(고 정동수군 아버지)씨, 박 변호사, 장동원(생존자 아버지)씨.
 4.16노란리본 법률지원위원회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 '노란리본을 부탁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성골뱅이신사에서 진행됐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세월호 변호사'라고 불리는 박주민 변호사가 후원주점 앞에 모여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오병환(고 오영석군 아버지), 정성욱(고 정동수군 아버지)씨, 박 변호사, 장동원(생존자 아버지)씨.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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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이 인형탈을 쓸 수밖에 없는 사회, 안타깝다."

지난 7일 오후, 박주민 변호사, 아니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서울 은평갑)가 4.16노란리본 법률지원위원회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에 왔다.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주점에서 열린 이날 후원주점은 세월호 관련 집회·시위로 체포·기소된 시민들의 법률지원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관련기사 : 김제동은 옷, 노량시장 상인은 생선 세월호 구속자 돕기 나섰다).

이날 오후 5시 30분께(후원주점은 오후 3시 시작), 후원주점 앞에서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박 당선자를 만났다. '영석 아빠' 오병환씨와 생존학생 아버지 장동원씨는 박 당선자의 몰골(?)을 보며 연신 걱정의 말을 던졌다.

"이제 면도 좀 하고 다녀~."
"내가 책임지고 박 변호사 구두는 새로 하나 해준다!"

'영석 아빠'는 지난 총선에서 인형탈을 쓴 채 박 당선자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는 '세월호라는 주제가 선거운동에 방해될까봐'라는 노파심에 탈을 썼다. 이날 박 당선자는 "(유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한데, 한편으로는 답답한 마음이 있다"라면서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월호 변호사'였던 박주민 당선자의 후보 유세를 지원했던 선거운동원 '인형탈' 3인. 선거 이후 뒤늦게 이들이 세월호 유가족이었던 것이 SNS로 알려졌다. 아이들 앞에서 웃는 탈을 쓴 그들은 인형탈 너머에서 어떤 표정이었을까.
 '세월호 변호사'였던 박주민 당선자의 후보 유세를 지원했던 선거운동원 '인형탈' 3인. 선거 이후 뒤늦게 이들이 세월호 유가족이었던 것이 SNS로 알려졌다. 아이들 앞에서 웃는 탈을 쓴 그들은 인형탈 너머에서 어떤 표정이었을까.
ⓒ 유경근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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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법안과 새누리당 법안, 교환할 수 없다"

이날 박 당선자는 오랜 시간 후원주점에 머물며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 후원주점에 참여한 시민들을 만났다. 후원주점 곳곳에서 박 당선자를 만난 많은 시민들은 "너무 축하드린다"라며 악수를 청하고,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기자가 "오늘 (후원주점에 왔으니) 많이 팔아주셔야 할 거 같다"라고 농담을 던지자, 박 당선자는 "벌써 10만 원 팔아줬는데…, 더 팔아줘야겠죠"라면서 웃었다.

한편, 세월호 가족들은 오는 7월로 예정된 선체 인양을 기다리고 있다. 선체는 세월호 참사의 가장 중요한 증거이면서, 미수습자를 찾아야 할 공간 그 자체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의지대로라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는 인양 전에 활동을 끝내야 할 지도 모른다. 정부가 세월호 특별법에 기재된 활동 기간을 매우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4.16가족협의회는 지난 2월 '특조위의 인양된 선체 조사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국회에 입법청원했다(관련 기사 : "조사 방해 막자" 세월호 유가족, 특별법 개정 청원). 당시 당선 전이었던 박 당선자도 개정안 작업에 힘을 보탰다.

일단 총선 직후, 야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개정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다만 박 당선자는 "(야당 내에서) 온도 차이가 좀 있다. 그 온도차를 좀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여당과도 합의가 돼야 하니)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법안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세월호와 관련된 법안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여러 모순이 집약돼 나타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 세월호 특별법이다. 이러한 법과 (새누리당이 내세운) 다른 법, 특히 노동자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국민들을을 불안하게 하는 법(노동 4법, 서비스산업발전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지칭)을 교환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아래는 박 당선자와 나눈 대화를 요약한 것이다.

"'세월호 변호사' 칭호, 좋게 생각해"

서울 은평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이 지난달 14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안산 화랑유원지내 세월호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했다.
 서울 은평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이 지난달 14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안산 화랑유원지내 세월호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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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주점을 찾은 이유는.
"노란리본 법률지원위원회를 만드는 작업에 직접 참여했고, 실제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하셨던 분들을 변호하는 일도 했었다. 과잉 국가권력은 국가적 대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많은 국민들을 형사처벌하고 있다. 그것에 맞서 인권을 보호하자는 생각으로 후원주점에 동참하게 됐다."

- 많은 사람들이 후원주점에 모이고 있다(후원주점 시작 오후 3시, 인터뷰 진행 오후 5시 30분).
"예상보다 적은데요(웃음). 이따가 오후 7시 넘으면 많이 오실 것 같다. 많은 분들이 후원주점에 모여 세월호를 위해 뜻을 같이한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 '세월호 변호사'로 불리고 있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모순이 집약돼서 발생한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 인정해주시는구나' 생각하고 있다."

- 앞서 후원주점에 온 유가족들을 만났다. '은평구 주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더라.
"(저도) 은평구 주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은평구 주민들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잘하려고 한다."

- 1호 법안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으실 거 같다.
"1호, 2호라고 말하는 건 (단순히) 시기의 문제인 거 같다. 시기적으로 가장 필요한 법안을 내야 한다. 아무래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와 관련된 법안을 내야 할 거 같다. 사실 법안을 내기 전에 해결되는 게 제일 좋다. 정부가 법 해석을 달리 한다던지, 19대 때 개정안이 통과된다던지."

- 국민의당을 비롯해 야당에선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등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온도 차이가 좀 있다. 그 온도차를 좀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 어떤 온도 차이가 있나.
"(어쨌든 여당과도 합의가 돼야 하니)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법안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세월호와 관련된 법안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있다.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고."

- 후자 입장이실 텐데.
"그렇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여러 모순이 집약돼 나타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 세월호 특별법이다. 이러한 법과 (새누리당이 내세운) 다른 법, 특히 노동자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국민들을을 불안하게 하는 법(노동 4법, 서비스산업발전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지칭)을 교환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선 안 된다."

- 당선 후 안산에서 유가족들과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됐다.
"유가족 분들이 정말 좋아해주셨다. 유가족 분들은 2년 동안 여러 과정을 거치며 주장을 펼쳐왔지만, 성과를 못낸 거잖나. 저의 당선이 '좌절하고 힘들었던 분들에게 위안은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선거운동 도중, 유가족들이 인형탈을 쓴 채 도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정말 감사한데, 한편으로는 답답한 마음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 4.16노란리본 법률지원위원회 후원 및 법률지원 신청 안내

서울 은평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이 지난달 14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안산 화랑유원지내 세월호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 은평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이 지난달 14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안산 화랑유원지내 세월호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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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세월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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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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