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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명수 의원.
▲ 유기준,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마 선언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명수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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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친박근혜)이 내달 3일 열리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유기준 의원을 두고서다. 친박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공개적으로 유 의원에게 불출마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반면, 유 의원은 '탈계파'를 선언하며 이를 거부했다.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참패 후 당내 권력구도를 가를 첫 무대로 평가되는 원내대표 경선을 놓고 친박 내에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최경환 의원은 '친박 자숙론'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출마 후보로 꼽히는 유기준·홍문종 의원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박 자숙론'에 동의한 것은 홍 의원뿐이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총선 민심을 겸허히 받든다는 차원에서 친박으로 분류된 분들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안나가는 게 맞다"라면서 "총선이 끝나고 당내 첫 선거인데 친박과 비박을 나눠서 싸우면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유 의원은 설득이 안돼서 출마하겠다고 하는데 출마의 자유까지 막을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친박의 단일 후보는 없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이 발끈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친박) 단일후보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혹시 (출마)하게 된다면 탈계파부터 선언할 것"이라며 친박, 비박 그런 얘기가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게 이번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이고 저도 거기에 기댈 생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즉, 친박이란 '꼬리표'를 떼고서라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이었다. 유 의원은 "오히려 어느 계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번에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유로운 의사로 투표해 주길 권하고 싶다"라며 "조만간에 입장 표명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조만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특히 "가장 먼저 계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라면서 "저부터도 탈계파이고 앞으로 친박, 비박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선교 "유기준도 문제지만 최경환도 가만히 있어야"

친박 비주류로 꼽히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친박 단일후보란 말인가"라며 같은 당 최경환·유기준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친박 비주류로 꼽히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친박 단일후보란 말인가"라며 같은 당 최경환·유기준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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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친박 측이 '총선 참패 책임론'을 탈출할 방법을 두고 뜻이 모아지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 의원 등 친박 주류 쪽에선 현 상황에선 당분간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의원 역시 지난 26일 "이 시점에 야당과 대화·타협·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로 당대표직과 원내대표직을 채워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현재 이명박 정부 당시 정무수석을 맡아 친박계와 소통했던 정진석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 의원이 이에 반기를 들었다. 유 의원이 앞서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지낸 친박 주류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친박 내부에서부터 균열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균열은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친박 비주류로 꼽히는 한선교 의원은 이날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친박 단일후보란 말인가"라며 이들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 원내대표로 선언한 분(유기준을 의미)은 총선 패배를 마치 남의 집 일로 돌려 말하고 쇄신의 적임자로 자신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청와대도 쇄신의 대상으로 삼는다"라며 "그는 이번 정부의 장관을 지낸 이다, 누구에게나 비판의 자유는 있지만 그 자신이 그 핵심에 있었으니 이번 총선이 정부에 대한 심판이 포함돼 있다는 말을 한다는 건 옳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총선 결과가 우리 정부가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지만 작금의 새누리당 행태를 보면 다 끝난 듯한 작태를 보여준다"라면서 "원내대표(경선) 나간다는 자가 전당대회 준비한다는 자가, 그것도 친박이라고 훈장 달고 다닌 사람들이 총선의 책임을 청와대로 돌린다, 비겁하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경환 의원이 오늘 이들을 비판했는데 옳은 지적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최 의원도 그런 말할 자격 없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김재경 "이대로 경선하면 분란 계속, 차기 원내대표 합의추대해야"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선 이상 중진들에게 충언한다, 직접 원내대표 역할을 자임하시든지, '환상의 원내대표 조합'을 만들어 경선 없이 원내대표 선거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라"라고 주문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선 이상 중진들에게 충언한다, 직접 원내대표 역할을 자임하시든지, '환상의 원내대표 조합'을 만들어 경선 없이 원내대표 선거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라"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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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박 원내대표 후보 중 한 명인 김재경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5선 이상 중진들에게 충언한다, 직접 원내대표 역할을 자임하시든지, '환상의 원내대표 조합'을 만들어 경선 없이 원내대표 선거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라"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원내대표 후보들께 제안한다, 표 계산만 하면서 각개 행동을 할 게 아니라 한 자리에 모여 상황의 엄중함과 위기를 공유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최상의 원내대표단이 누구인지를 고민하자"라고도 제안했다.

사실상 차기 원내대표를 '합의추대'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비박 측에선 김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김정훈·정진석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는 "신임 원내대표 역할의 한계, 정부와 야당 사이에서 겪을 무력함은 이미 가시화된 것"이라며 "지금처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면 해소되지 못할 의원들 간의 분란은 고비 때마다 원내대표의 발목을 잡을 것이 눈에 선하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다만, 그는 자신이 앞장서 출마 의사를 접진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의원은 "그 역할이 무엇이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독이 든 잔'을 마시겠다"라며 "사랑하는 유권자께서 주신 4선이라는 영광 말고는 정치적으로 가진 것이 없기에 잃을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친박, #새누리당, #유기준, #최경환, #원내대표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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