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 대표 합의추대론에 대해 "합의추대고 뭐고, 그 이야기 자체를 듣고 싶지 않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 대표 합의추대론에 대해 "합의추대고 뭐고, 그 이야기 자체를 듣고 싶지 않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총선 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07석을 얻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기준으로, '의석수 유지'를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본전치기가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파다했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기자들과 만나 "대표 말의 맥락을 봐야지 숫자에 너무 민감해지면 안 된다"고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대표를 영입한 더민주는 그에게 소방수 이상의 역할을 요청했다. 당장 눈 앞의 불도 끄고, 다시 건물을 올리기 위해 기반도 다져주길 부탁하며, 그를 비대위 대표 자리에 앉혔다. 김 대표가 "정권교체와 수권정당"을 자주 이야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총선 끝나고 김 대표가 물러난다? 더민주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무튼 김 대표가 이끈 더민주는 107석을 넘어 123석을 차지했다. '제 1야당'을 입에 달고 살던 더민주는 이제 '제 1당'이란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불 끄러 왔던 '소방수 김종인'은 불도 말끔히 끄고, 사람도 여럿 구했다. 약속했던 '107석'을 훌쩍 넘어섰으니 물러날 필요도 없다. 자연스레 당의 기반을 다질, '건축가 김종인'으로 변신해야 한다.

총선 일주일 후, 김 대표를 만났다. 건축가 김종인이 가장 처음 마주한 현상은 '당 대표 추대론'이다. 20일 국회 더민주 대표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추대론을 거론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추대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추대론인가"라며 손사래를 쳤다.

"비상 때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만..."

김 대표는 "솔직히 대표직에 관심없다"는 말도 꺼냈다. 그는 "종전 더민주의 최고위원회의가 운영됐던 걸 생각해보면, 당 대표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입당하기 전까지, 계파갈등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던 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표직에 관심없다"는 김 대표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비례대표 2번 의원' 자리에서 그가 말한대로 "정권교체와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이야 비상체제이니 (당 지도부가) 비교적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데"라며 "전당대회를 거치면 최고위원들도 뽑혀오고 그럴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말은 해석에 따라서 '당 대표의 권한이 강한 당 지도부가 꾸려진다면 당 대표직을 맡을 의향도 있다'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합의추대고 뭐고, 그 이야기 자체를 듣고 싶지 않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직접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도 "이미 출마 안 한다고 발표했는데 그걸 또 물어보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러쿵저러쿵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서, (당내) 사람들 감정만 상하게 하는 건 안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인터뷰는 20일 오후 국회 더민주 당 대표실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안홍기·소중한 기자가 진행했다. 다음은 김종인 대표와 한 인터뷰 중 향후 당 운영에 대한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7월 초 전당대회, 난 그때까지만 대표"

- 비대위 체제는 언제 마무리되나.
"전당대회를 통해 정상 지도체제가 구성되면 비대위는 자동 해산한다. 나도 그때까지만 대표직을 맡는 거고."

- 전당대회는 언제쯤 하나.
"(준비까지) 두 달은 걸리니, 7월 초에나 하지 않을까."

- 일부에선 (김 대표의) 당 대표 추대론이 나오고 있는데.
"내가 추대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추대론인가."

- 추대해달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추대하니까 그게 진짜 추대인 거 아닌가(웃음).
"(옅은 미소와 함께 고개 흔들며) 이러쿵저러쿵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서, (당내) 사람들 감정만 상하게 하는 건 안 좋다고 본다."

- 직접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방법도 있겠다.
"출마 안한다고 이미 발표했는데 또 물어보나."

- 그러니까 추대 이야기가 나오는 거 아닐까.
"솔직히 대표직에 관심없다. 지금이야 비상체제이니 비교적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데, 전당대회를 거치면 최고위원들도 뽑혀오고 그럴 거 아닌가. 종전 더민주의 최고위원회의가 운영됐던 걸 생각해보면, 당 대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 최고위원회의가 다소 혼란스럽다고 하더라도, 그게 당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민의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민의가 그런 수준의 최고위원을 뽑아 보낸다면 그 수준에 맞게 당이 가는 거다. 다른 방법이 있나."

-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안 나가겠다면, 대표직을 지속하기 위해선 합의 추대 방식 뿐인데.
"합의추대고 뭐고, 그 이야기 자체를 듣고 싶지 않다. 그냥 '내 길은 내가 간다' 그러는 거지."

[같은 인터뷰 기사]
[김종인 대표 인터뷰 ⓶] 김종인이 '대선 출마' 질문에 프랑스 드골 언급한 이유
[김종인 대표 인터뷰 ⓷] "전경련이 어버이연합 자금줄? 경제민주화로 막아야"
[김종인 대표 인터뷰 ⓸] "더민주 60석? 종편 패널들 반성해야"



태그:#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총선
댓글5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