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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서울 서대문을 당선인
 김영호 서울 서대문을 당선인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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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0일 오후 2시 52분]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김영호 서울 서대문을 당선인 

아래는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와 김영호 서울 서대문을 당선인과의 일문일답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을 꺾었고, 그저께 홍제천에 입수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당선인을 모시겠습니다. 바로, 김영호 서울 서대문을 당선인을 모셔 보겠습니다. 첫 출연이신데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서울 서대문을 지역에 나와 어렵게 당선된 김영호입니다. 저번에 박 기자님이 저희 지역구에 오셔서 생중계해주셨거든요. 그 도움으로 당선됐습니다. 끝까지 성원 부탁드립니다."

4·13총선 서울 서대문을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폭포마당에서 입수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서대문을 투표율이 60%를 넘길 경우 홍제천 입수를 약속했고 이 지역구 투표율은 61%를 기록한 바 있다.
 4·13총선 서울 서대문을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폭포마당에서 입수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서대문을 투표율이 60%를 넘길 경우 홍제천 입수를 약속했고 이 지역구 투표율은 61%를 기록한 바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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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서울 서대문을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폭포마당에서 입수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서대문을 투표율이 60%를 넘길 경우 홍제천 입수를 약속했고 이 지역구 투표율은 61%를 기록한 바 있다.
 4·13총선 서울 서대문을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당선인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폭포마당에서 입수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서대문을 투표율이 60%를 넘길 경우 홍제천 입수를 약속했고 이 지역구 투표율은 61%를 기록한 바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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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홍제천에 입수하셨어요. 춥진 않으셨어요?
"오후 5시에 입수했는데 3시까지는 괜찮았는데 입수 순간에 강풍 불고 비가 내렸어요. 오후 4시 40분~50분부터 먹구름이 오더니 비바람이 쳤어요. 입수하니까 몸에 약간 이상이 와요. 바로 나왔어요. 한 방송기자분이 '다시 들어가서 머리를 넣으세요'해서 다시 들어갔습니다. 목까지 들어갔는데 순간 '이러다 심장마비 생겨서 보궐 선거 생기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괜찮았습니다. (웃음)

제가 입수했던 배경은요. 정치가 너무나 국민으로부터 불신받아서 투표율이 저조할 것 같아서 서대문을에 투표율 60% 달성하면 입수하고, Pick me 댄스를 추겠다고 했어요. 60% 안 될 줄 알았는데... 고맙게도 61%가 달성돼서 지난 토요일에 하려 했는데 세월호 2주기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지난 월요일에 입수하게 됐죠. 많은 분이 그 모습을 보고 기뻐하시고, 웃어 주셔서 정치도 이런 웃음을 드려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갈색 옷을 입고 입수하셨는데 트위터에 보니 '미역이 나왔다'. (웃음) 그만큼 많은 분이 웃으시고, 좋은 일이잖아요. 투표율이 높았으니까...
"정치인이 망가지는 모습도 보이고, 국민에 웃음도 선사해드리고. 우리 국회가 너무 권위적인 것 같아요. 작은 퍼포먼스라도 준비해서 국민에 웃음을 전해 드리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다시 총선 얘기로 돌아가 볼게요. 이번에 3선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을 이겼습니다. 몇 번째 대결이었죠?
"세 번째 대결입니다."

-표수를 기억합니다. 625표 차로 졌어요. 방송 때 '625의 사나이'라고 소개하신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몇 표 차이로 이기셨습니까?
"7,600표 차로 이겼고요. 국민의당 후보가 900표 가져갔는데 일대일 구도였으면 그 차이는 더 컸을 거라 봅니다."

-그때 만났을 때 국민의당 때문에 '쉽지 않다', 그 후보가 19대 때도 나와서 표를 가져갔었을 정도로 구도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7,600표의 사나이로 불리셔야겠네요. (웃음)
"저는 현명한 유권자들이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주실 거로 생각했거든요. 유권자 여러분의,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감동 받았습니다."

-총선 결과가 출구조사부터 앞섰어요. 언제 당선이 확정됐죠?
"출구조사는 10% 이기는 것으로 나왔고, 당선은 개표가 늦어져서 새벽 1시쯤에 확정됐는데요. 지난번 19대 총선 출구조사 때는 6% 앞서는 것으로 나와서 지지자들과 '만세'를 부르고 그랬는데... 6%는 오차범위 이상이라 안정된 출구조사 결과였고요. 밤 11시쯤 뒤집혀서 625표 차로 낙선해서 트라우마가 있었어요. 이번에는 혼자 떨면서 자동차 안에서 봤고요. 8시쯤 캠프 안으로 들어갔어요. 들어간 순간에는 제가 100표 정도 뒤지는 것으로 나왔어요.

이미 기자분들이 출구조사 앞섰다고 인터뷰하러 오셨는데 너무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뷰를 안 했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웃음도 보일 수 없었고요. 웃지 않았습니다. 9,10시 돼서 표 차이가 벌어졌는데도 웃음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새벽 1시에 확정돼도 웃음을 잃어버렸어요. 오늘까지도 웃음이 잘 안 나와요. 당선자로 기뻐야 하는데... 마음은 좋고, 행복한데 웃음은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당선 확정으로 세레머니하실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한 길을 걷다 보니 이런 일이 내게도 오는구나. 3차례 낙선하고 포기하려 한 적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의 따뜻한 손, 초심을 잃어선 안 되겠다. 국회에서 강한 야당을 만들고, 지역에서는 지역민을 섬겨야겠다. 국민의 민생 문제만큼은 동의해주신다면 거리의 투사가 되겠다'. 이번에는 국민이 여소야대를 만들어 주셔서 19대 때처럼 무기력한 야당이 아니라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책임지는 야당,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이 있어요.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중요한 시기인데... 역할을 해주셔야 할 것 같고요. 정치인 2세시죠? 아버님의 영향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리틀 DJ(김대중)이라 불리셨던 김상현 상임고문님의 아들이신데, 뭐라고 축하해주시던가요?
"제가 항상 부탁드리는 게 '제발 아버지 이야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 물론, 아버지 후광이 있습니다. 아버지를 잊지 않으신 어르신들은 제게 호의를 베풀어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젊은층에는 '세습', '금수저'라는 비판적 이야기도 하세요. 아버지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으로는 아버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요. 실제 저희 아버지도 저에 대해 정치적 지지는 공개적으로 절대 안 하십니다. 개표할 때 아버님이 오셨더라고요. 지지자들이 아버님 오셔서 인사말을 청했는데 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내 아들이 국회의원이 돼서 기쁜 게 아니라 아들이 국회의원이 돼서 처한테 이혼당하지 않게 됐습니다'. 하도 아버지가 소극적이셔서 어머니께서 '이번에 영호 떨어지면 이혼할 거야'라는 말을 하셔서... 이런 농담을 하셨는데. 실제로 아버님은 제게 정치적 조언이나 의견을 거의 내비치지 않으십니다. 가끔 제가 섭섭할 정도로..."

-아들이 알아서 개척하게 놔두는?
"정치인 김상현 의원은 마당발이라는 소리도 있지만, 가까운 사람 못 챙긴다는 말은 많아요. 저희가 3남 1녀인데 우리 자식들 졸업식, 입학식 때 한 번도 안 오셨고요. 제가 23살 때인가 아버지 지인과 함께 있었는데 '김 의원, 아들이 몇 살이야?' 물으니 '18살인가, 19살인가'라고 나이도 모르셨던 에피소드가 있죠. 그만큼 가정에 신경을 안 쓰신 에피소드가 있어요."

-정치인의 아들, 아버지의 후광을 받을 수 있는, 스포트라이트로 받으실 것 같아요. 이런 분이 국민의 삶을 챙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죠. 저는 어린 시절이 불우했어요. 생계는 유지됐지만,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유신 반대로 감옥에 가셔서 징역을 사시고.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시고, 중학교 때 광주 민주화 운동이 시작돼서 아버지가 내란죄로 징역을 가셨어요. 그러다 보니 생계가 어려워서 어머님께서 한 50여 가지를 장사하셨어요. 고철 장사, 하숙집, 양장점, 쌀가게 등 안 해보신 게 없어요. 행상도 하셨어요. 그릇 행상...

제가 청소년 시절에 저희집이 가스 가게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형들과 가스 배달도 하고요. 나름대로 주위의 어려운 분들의 모습, 그리고 그분들과 함께 구성원으로 살아서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는 아니고요. 저는 어려운 과정을 충분히 겪었고, 제 친구 중에서 제가 제일 부자입니다. 친구들은 다 노동자고요. 그런 염려는 안 하셔도 될 것 같고요. 20대 국회에서 가장 서민과 어려운 분을 잘 이해하고, 그런 과정을 겪은 국회의원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는 보시면서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박근혜 정권 심판론이 세다고 보셨습니까? 19대 총선 때도 이명박 대통령 심판론이 있었는데 그때와 차이가 있었나요?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심판론이 있었는데 그때는 이미 표출이 많이 됐어요. 국민이 FTA, 미국 소고기 수입 등 촛불로 많이 표출했는데... 박근혜 정부 때는 세월호 말고는 특별히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이명박 정부 때처럼 대규모의 촛불 집회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게 곪고 곪은 거에요. 국민이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해있는데... 그걸 투표로 표현했다고 보고요. 개인적으로 이명박 정부였던 19대 총선 때 낙선됐고, 이번엔 당선됐는데...

분명한 것은 19대 때는 제 개인적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때 제가 구도를 잘 만들었으면 당선될 수 있었는데 워낙 무명의 정치인인 데다가 준비도 안 돼 있었고. 이명박 정부의 왕의 남자, 정두언 의원이 막강했죠. 서대문구을이 야당의 텃밭이라 하지만 아니었어요. 제가 처음에 18대 총선 출마했는데 저희 당 중진 의원도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아시는 대로 중진 의원이 지역구를 옮기고, 당시 박재승 공천위원장이 '청년위원장 출신이 왕의 남자랑 싸워 봐라'고 해서 사지에 제가 간 거죠. 1만6천 표로 낙선했죠. 그리고 4년 뒤 625표 차였는데... 19대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선거는 보약이 됐다'. 낙선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응축돼있다가 이번에 터져 나왔고, 그 영향을 받으셨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문이나 그 새누리당 당원들에게도 그런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죠. 새누리당 지지하셨던 분 중에도 저를 이번에 지지해주신 분이 많습니다."

-민생이 많이 어려워진 상황을 보셨습니까?
"많이 봤고요. 저는 중앙정치보다는 지역 정치에 중점을 뒀어요. 서대문을은 민생뿐 아니라 골목상권, 재래시장.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걸 너무 실감하고 있죠."

-20대 국회 때는 경제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잘 되는 경제로 신경 쓰셔야 할 텐데 어떤 생각과 정책을 가지고 계시는가요?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과 재벌의 독점 체제라 봅니다. 대한민국이란 브랜드보다 삼성, LG, SK가 유럽에서는 '한국은 몰라도 대기업은 안다'고 할 정도로 대기업 독점 체제를 강화하다 보니까 시장 경제로는 이걸 깰 수 없다고 보거든요. 국가와 국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전기, 전자로 이름난 회사들 있잖아요? 이제는 빵집을 열고, 떡볶이집을 열고, 문어발 경영을 해서 중소기업 틈새를 다 막고, 대기업만 팽창하는 그런 구도를 깨야죠. 공정거래위원회를 강화해서 문어발 경영에 대한 규제를 키워야겠다.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라 보거든요. 중소기업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요. 규제를 강화하면 골목상권도 보호할 수 있죠. 카드 수수료 인하도 필요하고요. 이명박 정부 때 했던 감세 문제도 원상태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상속세 같은 건 서민들과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법인세, 상속세도 다시 증세해야죠. 그거로 어르신들 복지로 가야죠."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 개혁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파견법, 노동 4법을 통과시켜야 경제가 산다'고 하거든요. 정부와 여당이 노동 개혁을 요구하니 야당의 역할이 중요해 보이는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20대 국회는 여소야대를 국민이 만들어 주셨기에 무능력한 야당의 모습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께서 민의를 보셨으면 야당을 존중하고, 야당의 의견을 수용하셔야 안정되게 임기를 마치실 거라 보는데요. 만약, 대통령께서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19대 국회처럼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국회를 압박하는 정치를 하면 또 국민의 저항에 부딪힐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야당이 더 강해지고, 간단하지 않으실 겁니다."

-저번에 보니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더라고요. 유세차 안 타고 자전거만 타신 거에요?
"처음에 신고할 때 카퍼레이드식으로 했고요. 이번에 선거 운동을 바꾼 것은 유세보다는 유세차 위에서 거리 토크쇼를 했어요. 연극배우 출신의 탤런트 정동규 선생님과 외교, 경제 문제를 조곤조곤 얘기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군사독재 시절에는 언론 통제 시기니 유세전에서 폭로한 거에요. '박정희가 유신을, 3선 개헌!' 이랬는데 요즘은 매체가 많으니 국민이 더 많이 아세요. 유세를 통해 뻔한 이야기. 심판론에는 우리 지지자가 열광할 수도 있지만, 야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은 소음으로 들으시는 것 같아요.

자전거는 왜 타고 다녔냐면...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일 당시에 광화문에서 선거 운동을 했는데 곰곰이 생각했어요. 이게 과연 당선에 도움이 될까. 그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재래시장가고, 스킨십하면서 소통했거든요. 그걸 보면서 야당의 선거 운동 방식을 바꿔야겠다. 직접 만나서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 스킨십하면서 눈빛을 교환해야 한다. 실제로 이번에 자전거 타고 다녀 보니까 좋은 게 많아요. 걸어 다니면서 명함을 드리면 같은 입장이 돼요. 제가 자전거 타다가 멈추면 입장이 달라져요. 저는 자전거라는 교통수단을 멈춰서 인사하니까 더 반갑게 맞이해주세요.

그럼, 이분이 '나를 위해 가는 길을 멈췄구나'해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지역 민원을 얘기하시기도 하고, 야당을 지지하거나 비판하기도 하시고. 그렇게 최소한 5,000여 명은 만났어요. 정두언 후보도 유세차를 안 타시는 분인데 산꼭대기 동네갈 때 그분은 유세차로 타고 가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4년 전에 정두언 의원의 모습이 제 모습이고, 정 의원의 모습은 제 모습이었어요. 정두언 의원이 '무언가 잘 안 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4년 전의 모습이 바뀌었네요. 유세하던 김영호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타던 정두언 후보는 유세차를 타고...
"네, 정두언 의원이 가수시잖아요. 그분은 노래 안 하고, 제가 아침인사 때 노래를 했어요. '걱정 말아요, 그대'를 기타를 치면서 불렀어요.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웠는데 이번에 제가 총선 나간다니까 저예산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줬어요. 아침 인사는 잘못하지만, 낮은 톤으로 그 노래를 불러 드렸죠."

-가수를 상대로 노래하셨네요?
"나훈아 씨는 무명 가수와 노래 잘 안 하려 하잖아요? 우리 정두언 의원이 워낙 제가 무명이다 보니 일부러 (노래를) 안 하셨을 수도 있죠. 그분은 워낙 프로시고... (웃음)"

-여러 경험을 하셨는데 당선 인사하실 때 주민분들이 뭐라고 하시던가요?
"기뻐하시는 게 아니라 너무 많은 분이 눈물을 흘려 주셨어요. 유권자들께 너무 감사드리는 게... 제가 12년이라는 원외생활을 했잖아요? 저를 지켜 주려는 분이 너무 많았던 거에요. 조선일보 유선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제가 3~5% 뒤지는 것으로 나왔는데, 적극 투표층에서는 이기는 것으로 나와요. '김영호를 지켜줘야겠다'는 절대 지지자가 계신 거예요. 그게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해도 일어서고, 항상 웃고. 그 정도의 모습을 보여 드렸는데... 저희 캠프는 눈물바다였습니다. 저도 눈물이 날 뻔했지만, 참았고요. 저는 가톨릭인데 성당에 갔더니 다 우시는 거에요. 그걸 보면서 '한번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번에 뵈니 선거 사무소가 카페였어요. 커피도 내려 주셨어요. 원두가 좋은 건지, 실력이 좋으신 건지 맛은 있더라고요. (웃음) 낙선한 다음에 카페를 만들어 두고 지역민을 계속 만나신 거에요?
"19대 때 떨어지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당원 중심의 지역위원회도 바꿔야 한다. 시민 중심, 시민의 권력을 키워 나가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잦은 낙선을 통해 주민 여러분께 싫증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았고, 제도권은 아니지만 (지역 정치 안에서도) 새로운 정치를 통해서 신선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과감하게 지구당 사무실을 폐쇄했어요. 일부 당원이 분노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지역위원장이 지구당을 폐쇄하는 것은 정당인이라는 걸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당원이 아니다'. 그건 빠져나갈 수 없는 논리입니다. 제가 설득한 것은 '시대는 바뀌었습니다. 시민 안에 당원 있고, 주민 안에 당원 있는 겁니다. 이걸 더 확대해서 승리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저만 믿어 주십시오.'

그래도 계속 반대하셨어요. 시민 카페 길 개소식을 하는데 고문님들이 오셔서 깜짝 놀라시는 거에요. 음악 나오죠. 커피도 예전에 마시던 믹스커피가 아니고... 고문님들이 오셔서 '여러분, 우리 서대문을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지구당을 갖게 됐습니다.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하시기에 '앞으로 우리 시민 카페 길은 저의 거북선이 될 것입니다'라고 답변했죠. '우리 승리의 가장 큰 견인차, 이 공간에서 당원을 뛰어넘는 시민의 권력을 키워서 선거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라고 했죠."

-저희가 거북선에 탄 거네요? (웃음)
"지금은 시민 카페 길을 어떻게 더 업그레이드하고, 프로그램을 강화해서 더 많은 시민이 오셔서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문 전 대표께서도 그쪽 지역구민이신데... 만나 보셨나요?
"한번 오셨죠. 오셔서 유세도 해주시고, 홍제동에서 젊은이들 많이 모여 있는 식당에 가기도 했습니다. 전 대표, 대통령 후보 문재인이 아니라 유권자 문재인으로 하느님으로 모실 생각이고요. 당선되고 나서 당선 인사를 하러 다녔어요. 홍은2동에 가서 인사하는데 2층에서 어떤 주부가 창문을 열더니 '김영호 씨, 축하해요. 나 누군지 알아요?'라고 하시는 거에요. '통장님 아니세요?' 그랬더니 '저 문재인 부인입니다' 하시는 거에요. 막 손짓을 하세요. 창밖에서 대화하고 '어저께 개표 방송 때 떡도 갖다 줬어'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벨을 눌러서 '사모님, 인사드릴까 해서요' 했더니 '나 파자마 입었어. 못 나가' 하시다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그랬죠. 저를 찍어 주지 않으셨을까요? (웃음) 다시 한 번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지역민으로 둔 국회의원을 모셔서 말씀을 나누고 있는데요. (웃음) 오늘 보시고 놀라고 감사했습니다. 옷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오셨어요. 세월호 참사 이야기를 하면 저도 그렇고, 듣는 분들도 울컥하실 텐데요. 이번에 참사 2주기에도 분향소를 찾으셨죠? 김제동 씨가 그러시더라고요. '국회의원 배지를 지키는 마음으로 세월호를 지켜라'고 하시던데요.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이 20대 국회의 책무고, 국민의 명령이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세요?
"제가 광화문에서 세월호 2주기 추모제에 참여했는데요. 이 (노란 리본) 배지는 당선되고 나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것이 아니라 그날 어떤 한 시민이 제게 달아 주신 겁니다. 그날 비가 많이 왔었거든요. 제가 우산을 쓰고 분향하는 데 3시간이 걸렸어요. 부끄러웠던 것이 저는 당선자로서 꼭 분향해야겠다는 책임으로 갔는데 일반 시민이 3시간 동안 묵묵히 줄을 서서 분향하는 걸 보고 부끄럽고 창피했어요. '세월호 문제, 진실을 꼭 규명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제가 지역을 다녀 보면서 억울한 얘기가 '야당은 아직도 세월호 문제를 가지고 나오냐', '가족들 보상이 그 정도면 됐지. 더 무엇을 원하느냐'고 진실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계세요. 야당이, 국민이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뜻은 세월호의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 나라에 그런 참사나 비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열망이고, 의지잖아요.

근데, 보수 언론에서 왜곡되게 국민에 보도해서... '세월호 특검'이라 하면 희생자에 대한 대우나 보수 문제에 모든 걸 중점을 둔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진실과 본질은 세월호 진상규명. 선적을 책임진 공무원, 늑장 조치했던 공무원과 책임자들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모든 것이 투명하지 않습니다. 국민은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건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통령께서도 이 문제만큼은 진상을 규명해서 다시는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이런 비극이 있도록 하면 안 되고. 강력한 조치를 통해 공직자들, 운수 사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걸 위해 20대 국회에서 특검 도입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주의가 후퇴돼있죠. 테러 방지법이 통과돼있는 상태고요. 그것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새누리당도 새누리당이지만, 제가 신문기자일 때 박 대통령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이 아니세요. 이제는 귀를 열고, 눈을 뜨시고. 우리 국민의 문제가 무엇이고, 민주란 가치가 무엇인가. 대통령께서 불행한 여성이시잖아요. 폐쇄된 공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셔서... 가장 걱정되는 게 상식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배경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민주주의 본질에 대해 이해력이 떨어지지 않으신가. 결국, 민주주의는 국민을 섬겨야 하잖아요. 지금은 유신이 아니잖아요. 국민을 섬기고,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들고, 소통하고. 많은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 너무 부족하다. 대통령께서 더 크게 눈을 뜨시고, 귀를 여셔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야당의 목소리가 국민의 목소리입니다."

-이번 총선 이후에 당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차기 리더십에 대해서... 김종인 대표가 추대 형식으로 가느냐, 경선을 통해 경쟁해야 하느냐. 정청래 의원과 함께 여러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요. 이런 갈등 분위기도 감지됐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아직 중앙정치의 경험이 없다 보니까. 저도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김종인 대표의 역할이 분명히 있었어요.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 방문하고, 역할 분담이 있었고, 잘 치러졌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비상대책위를 개선하고, 원래 모습을 돌아가야 하니까 당 지도부 선출이 필요하다 봅니다. 추대라는 건 강력한 요청이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일부는 (추대를) 반대하고 있잖아요?

원칙은 경선을 통한 지도부 선출이죠. 하지만, 많은 당원과 의원, 국민이 70~80%가 추대하면 그럴 수 있죠. 근데, 지금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총선은 관리형 체제여서 김종인 대표가 잘 수행하셨어요.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저희가 강력한 야당을 만들려면 경선을 통해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시켜서 더욱 강한 야당의 모습을 만들어야죠. 김종인 대표는 앞으로 경제 민주화를 통해 우리 당을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 하고 끝내겠습니다.
"앞으로 <팟짱> 응원하고요. 시청자 여러분도 계속 제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이런 매체가 보수 언론을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수 언론 종편과 싸우려면 <팟짱>을 밀어줘서 국민에 사랑받는 방송 만들어야 하고요. 우리 정봉주 의원이 하는 전국구, 이동형 작가가 하는 이이제이 성원 보내 주셔서 종편 프레임을 새로운 매체가 꺾었으면 좋겠습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강한 야당의 모습, 강한 국회의원으로 인사드릴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늘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 감사합니다."

<끝>



태그:#팟짱, #김영호,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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