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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구본욱 저 <대구 유림의 임진란 의병 활동(2016)> (오른쪽) 대구직할시, 경북대학교 공편 <팔공산(1987)> 표지
 (왼쪽) 구본욱 저 <대구 유림의 임진란 의병 활동(2016)> (오른쪽) 대구직할시, 경북대학교 공편 <팔공산(1987)> 표지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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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은 등산로 입구가 100곳 이상 있고, 갓바위와 동화사 등 불교 유적이 많은 명산으로 알려져 왔다. 그 탓에 팔공산에 관한 저술들은 대체로 식물, 문화유산 등에 관한 것들이 주종이었고, 그나마 간행된 지 오래되어 자료적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 분야의 대표적 업적으로 평가받는 <팔공산>(대구'직할'시, 경북대학교 공편, 1987년)도 벌써 30년 전의 고서(!)가 된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대구 유현록(儒賢錄)> <국역 대구팔경 한시집>, <300년 간 지속해 온 논쟁> 등의 저서를 펴낸 바 있는 구본욱 대구향교 장의의 <대구 유림의 임진란 의병 활동>은 팔공산 관련 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대구 유림의 임진란 의병 활동>은 10명 선비들의 창의 과정과 생애 및 학문에 대한 10편의 논문을 모은 저술이지만, 당시 대구 선비들의 의병 활동이 팔공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임진왜란 당시 대구 지역에 세거해 온 유림들이 전란을 극복하기 위하여 행한 사적(事蹟)을 조명하고자' 펴낸 이 책을 통해 '대구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개별적인 의병 활동보다는 집단적인 의병 활동이 중심을 이루었다'면서 '이것은 임진란이 일어난 3개월여 후인 1592년 7월 6일에 팔공산 부인사에서 향회(鄕會)를 열어 대구 전역을 20개 지역으로 분할하여 의병장과 유사(有司)를 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임진왜란 당시 대구 의병 본부는 부인사에 있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대구는 왜적이 북상하는 길목 역할을 했다. 게다가 대구읍성을 불사른 왜적들은 한양을 향해 올라가기도 했지만 대구향교에 주둔군도 남겨두었다. 그 탓에 대구 사람들은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물론이고 서로 흩어져 연락이 끊겨버렸다. 이는 대구 지역에 의병이 늦게 일어나는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선조가 의주 행재소에서 보낸 교서가 도착하고, 경남 의령, 합천, 경북 고령 등지의 선비들이 의병을 일으킨 소식이 계속 답지한 이래 대구 유림에서도 창의 기운이 일어나고, 이윽고 7월 6일에 이르러 공산의진군(公山義陳軍)이 결성된다.

이때 공산은 팔공산을 가리킨다. 부인사에 본부를 둔 공산의진군은 동화사에 주둔하고 있는 관군과 협조하여 왜적과 대치했다. 공산의진군은 정유재란 이전까지 왜적들이 팔공산으로 쳐들어오는 것을 줄곧 막아냄으로써 산 속으로 피란 온 대구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내는 업적을 이루었다.

1592년 7월 6일 대구 선비들이 공산의진군을 결성하였던 팔공산 부인사
 1592년 7월 6일 대구 선비들이 공산의진군을 결성하였던 팔공산 부인사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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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저자는 <대구 유림의 임진란 의병 활동>을 통해 팔공산 아래 지묘동에 '연경서원이 건립되어 (그곳에서) 양성된 인재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구 선비들의 의병 활동이 가능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조선 중기 대구 지역의 유림은 임진왜란 이전 명종과 선조 연간에 활약하였던 전경창, 채응린, 정사철 선생과 이들 세 분으로부터 강학을 받았던 문인(門人)과 재전(再傳)제자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대구 지역에서 임진왜란 당시 의병으로 종사하였던 분들 모두'가 바로 이들이었다는 사실을 자료를 제시하며 논거하고 있다.

임진왜란 발발 당시 전경창, 채응린, 정사철 3인 중 정사철만 생존해 있었으므로 그는 공산의진군 초대 대장으로 추대된다. 책은 정사철 등 10명의 대구 지역 임진왜란 의병장들이 팔공산과 비슬산을 중심으로 북으로는 상주 함창의 당교, 남으로는 영천, 경주, 울산 서생포 등지를 오가며 전투를 벌이고, 또 '1597년 3월 3일과 9월 28일 두 차례 있었던 팔공산 회맹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구 선비들, 배운 대로 실천하기 위해 왜적과 싸웠다

정사철 외에 이 책에 소개되는 의병장들은 정여강, 손처눌, 류요신, 채몽연, 서재겸, 최인, 채선수, 구회신, 전계신이다. 저자는 10인의 생애와 학문, 의병 활동에 대해 고찰한다. 저자는 "이 책은 대구 지역 의병장들의 생애와 임진란 당시의 사적, 그리고 후대의 추숭(追崇) 등을 함께 고찰함으로써 임진란 당시 한 지역에서 전개된 의병 활동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덧붙이는 글 | 구본욱 저 <대구 유림의 임진란 의병 활동>(도서출판 삼일, 1만원, 신국판 206쪽)



태그:#구본욱, #정사철, #팔공산, #전계신, #손처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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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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