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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 기간에 결혼식을 치른 후보가 있다. 바로 서대문갑에 출마한 녹색당 김영준 후보다. 그는 지난 3월 26일 예비후보 신분으로 서울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의 결혼식은 '노머니 웨딩 콘서트'로서, 기존의 결혼 문화를 탈피한 새로운 문화운동이었다. 기타 하나를 메고 신촌 일대에서 정책버스킹(거리공연을 통해 정책을 알리는)을 하던 그의 평소 신념이 결혼식에서도 잘 드러난 것이다. 4월 7일 김 후보를 만나 그의 삶과 선거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영덕과 밀양으로 신혼여행 간 김영준 후보

 녹색당 김영준 후보
 신촌에서 녹색당원들과 함께 한 김영준 후보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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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소식을 들었다. 축하한다. 결혼식은 마치 하나의 콘서트 같았다고 들었다.
"'노머니 웨딩 콘서트'가 우리의 콘셉트였다. 기존 결혼식을 보면 신랑, 신부가 주체가 아닌 배우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와 영은씨(배우자)는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주체가 되는 결혼식을 꿈꿨다. 그래서 이번 결혼식이 하나의 대안문화운동이 되기를 바라면서 결혼식을 기획했었다.

우리는 결혼식 자체가 결혼생활을 반영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랐기에 기존에 봐 왔던 관습적인 내용을 탈피했다. 한 예로 장인이 신부를 신랑에게 건네는 행위는 과거에 여성을 재산으로 여겼던 문화였다. 우리는 대신 공동입장으로 부부간의 동등함을 표현했다.

이 밖에도 부모님 역시 결혼식의 중요한 주체라고 생각해서, 각자 자식을 어떻게 키웠는지 하객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결혼식에 오시는 분들 또한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참여자이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짜서 지루하게 바라만 보는 식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콘서트처럼 만들었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축의금 때문에 결혼식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를 해소하고자 축의금 대신 결혼콘서트 티켓과 신부가 만든 에세이집을 판매해 밥값 정도만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역시 축의금 문제는 민감하고 어렵다고 다시금 느낀 것이, 양가 부모님께서 다른 건 다 승낙하셔도 축의금 받는 것만큼은 양보를 안 하신 거다. 결국 결혼식장 한쪽 끝에 어른들 축의금 받는 자리는 따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혼란스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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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김영준 후보
 김영준 후보의 결혼식 초대장
ⓒ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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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김영준 후보
 김영준 후보의 결혼식 초대장
ⓒ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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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김영준 후보
 김영준 후보의 결혼식 초대장
ⓒ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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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이 워낙 큰 이벤트이다 보니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더군다나 본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로서도 무척 바쁜 시기였을 텐데 그때 꼭 결혼식을 올려야 했던 이유가 특별히 있었던 건지?
"사실 원래 결혼식을 이맘때쯤 하려고 잡아놓은 상태였다. 그러다 후보가 되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녹색당을 알리는 측면에서 이벤트가 많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이왕 할 거 녹색당과 김영준이라는 후보의 특색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해보기로 했다. 대안의 문화운동으로 결혼식을 기획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까 보통 이벤트가 아니긴 하더라. 쉽진 않았다."

- 신혼여행도 특별하게 다녀왔다고 들었다. 신혼여행지에서도 정당연설회를 했다고?
"신혼여행은 핵발전소와 송전탑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영덕과 밀양으로 다녀왔다. 비록 짧은 4박5일 일정이었지만 그 사이에도 뭔가 하고 싶어 정당연설회를 염두에 뒀었다. 큰 앰프를 빌려서 뒷자리에 싣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영덕은 핵발전소 부지 반대 운동을 하면서 가봤던 곳이었다. 그때 알게 된 분이 추천해준 코스에 맞춰 여행을 다녔다. 그곳에서 녹색당원분들 만나고, 그분들 집에 초대받아 대접도 받고 사는 얘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밀양에 갔을 때는 밀양역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했다. 서울에서는 워낙 곳곳에서 정당연설회를 많이 하니까 시민들이 별 반응이 없는 편인데, 밀양은 이런 활동이 낯설었는지 많이들 관심을 가져 주셨다.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와서 한다고 소개하니 더 신기해하시기도 했고. 연설회 끝내고는 송전탑 관련한 마을에 가서 동네 할머니들 만나서 인사도 드리고 왔다.

신혼여행에서 올라오는 날은 정당연설회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그래서 바로 녹색당 릴레이 정당연설회의 마지막 주자로 들어가 정책버스킹으로 마무리했다. 아무래도 다들 선거 준비하느라 바쁜 때였는데 신혼여행을 다녀온 것이 미안하기도 해서 부랴부랴 갔었다."

- 부인의 지지가 없었다면 힘든 일이었을 거 같다.
"부인인 영은씨가 오히려 지지하고 같이하자고 했다. 둘이서 같이 유령기획사인 "영영무직기획사YoungYoung Music Agency"를 차리기도 했다. 기존의 직업관에 도전하고 문화예술콘텐츠로 사회문제를 요리하고자 하는 기획사다.

나는 원래 1인조 인디밴드 '하늘소년'이라는 뮤지션으로 활동 중이고, 영은씨도 영상, 사진 작업 등을 하는 사람이어서 우리 둘이 함께 노래와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한강 녹조 문제를 고발한 노래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다룬 노래가 그렇다.

앞으로도 노래나 영상, 사진을 통해서 사회 문제들을 쉽게 사람들에게 소개하려 한다. 녹색당 활동도 이런 것과 연계해서 자연스레 이어가게 된 것 같다."


(김영준 후보와 영은씨가 함께 만든 '한강에서 녹차라떼를 먹으면 안 되는 이유 MV')

사랑과 선거운동중 '사랑'을 선택하는 게 녹색당

- 그렇다면 녹색당 활동은 언제부터 어떻게 하게 된 것인가? 후보가 된 계기도 궁금하다.
"작년 초에 녹색당에서 한 '탈핵시민행동' 기획팀으로 함께 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녹색당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내가 생각하던 가치관과 잘 맞아서 그때 당원 가입도 하게 됐다.

뮤지션 활동과 더불어 전국세입자협회의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했었기 때문에 녹색당 안에서도 주거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도 했다.

그렇게 활동하다가 이번 선거에 뭐라도 기여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워낙에 답이 안 나오는 사회라 희망이 없어 보이고 의식 있는 사람마저도 자포자기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뭐라도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나를 던질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러다 후보에 대한 제안이 있어서 주저하지 않고 나가게 된 것 같다.

비록 비례대표 경선에서는 아쉽게 떨어졌지만 5명을 뽑는 비례대표 경선에 내가 들어가면서 6명이 경합하게 되었으니, 흥행을 고려했을 때 내가 나가길 잘한 것 같다."  

- 그럼 비례대표 후보로 떨어지고 지역구로 다시 나오게 된 연유는 무엇인가? 이미 한번 낙선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내가 이번에 출마한 서대문지역은 서울 녹색당 중에서도 가장 당원이 많은 곳에 속한다. 서대문, 마포, 은평 지역 녹색당이 당원 수가 제일 많은 편이다. 그래서 이 세 지역 녹색당에서 연대하여 지역구 후보를 한 명은 꼭 내기로 했었다. 그러나 후보 등록 시한까지 마땅한 후보를 못 찾던 와중에 마침 내가 비례에서 떨어진 것이다.

서대문은 신촌이라는 지역이 위치한 특성 상 젊은 층이 많고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문제였다. 내가 그동안 활동했던 이력-음악과 주거운동-과 잘 맞는 지역이었다. 그런 이유들로 지역후보를 같이 하자는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 비례대표로 출마할 당시부터 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을 위한 불쏘시개를 하겠다고 결심했던 터였기에 주저없이 지역구 후보로도 출마하게 되었다."

 녹색당 김영준 후보
 시민들 앞에서 버스킹 중인 김영준 후보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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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서대문갑 국회의원 후보 기호6번까지 받은 정식 후보가 되었다. 후보가 된 후 이전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당연하겠지만 후보가 되고 나니 책임감이 더 커졌다.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니까. 그나마 부담감을 덜 가질 수 있는 건 녹색당은 모두 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후보가 중심이 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난 후보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고, 또 각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팀을 굴려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녹색당 대의원 총회가 있었다. 그때 대의원들 앞에서 총선 후보들이 모두 모여 '20대 총선 결의대회'를 했었다. 당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는 서약을 한 것이다. 처음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던 것도 후보 기탁금 1500만 원을 당원들이 함께 마련해줬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 나 혼자 출마한 것이 아니라 당원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가짐은 확실히 다른 거대 정당들의 후보와 다를 것이다."

- 만약 당선이 안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낙선 이후에도 계속해서 정책 운동을 해야 한다. 지금 거리에서 정책버스킹을 하는 것처럼 선거 기간이 아닐 때도 정기적으로 시민들을 만나는 활동이 필요하다. 그게 녹색당이 해야 하는 방식인 것 같다. 비례대표 경선도 그 어느 당보다 빨리 마쳤고 총선 준비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 녹색당이다. 선거 때만 반짝하는 것은 우리 당의 방식이 아니다."

- 녹색당만의 방식은 또 어떤 게 있을까?
"얼마 전에 당원들과 말하다가 적색과 녹색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이 나왔다. 한 당원이 답변했다. 사랑과 선거운동 중에 선택해야 할 때,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 녹색당이라고. 그 말이 녹색당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어제 신촌 거리에서 선거 운동을 하는데 바람이 불자 만개한 벚꽃이 눈처럼 떨어졌다. 그 순간 나는 우리 선거본부 사람들에게 외쳤다. '모두 선거운동을 멈추시고 벚꽃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녹색이란, 그런 가치를 아는 것이다. 삶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을 때 정치도 사회도 나라도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운동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이런 선거운동을 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더 중요시해야 한다."

'이색' 말고 '녹색'에 관심 가져줬으면

 녹색당 김영준 후보
 신촌에서 당원들과 함께한 세입자 퍼포먼스 후의 김영준 후보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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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의 선거운동이 특이하다는 평가가 많다. 김 후보는 '20대 총선 이색후보'로 주목받기도 하는데.
"이색후보로라도 나오니까 어쨌거나 녹색당이 한 글자라도 더 나올 수 있어서 좋긴 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이색 말고, 녹색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녹색당 정치공약이 더 많이 오르내렸으면 좋겠다.

보통 선거운동이라고 하면, 당에서 맞춘 옷 입고 천편일률적으로 전광판 트럭 앞에서 춤추고 노래부르는 모습이 일반적일 거다. 하지만 이렇게 동원된 사람들이 하는 선거운동은 힘이 없고 지루하다. 직장에 다니면서 출퇴근 시간에 짬을 내어 참여하거나 연차, 반차 내고 와서 내 일처럼 거드는 등 우리는 당원들이 삼삼오오 자발적으로 도와주신다. 좀 어설플 수는 있어도 능동적으로 하다 보니 더 신날 수밖에 없다. 선거운동이 하나의 축제가 된 것이다.

거기다 선거본부도 다 당원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빌려오고, 얻어오고, 주워온 물품들로 필요한 것들을 다 채웠다. 심지어 홍보물조차도 주차장에 버려진 팬더곰 인형을 주워 와 "낡은 정치 팬다!"라고 이름 붙여 마스코트처럼 만들기도 했다. 후보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당원들에게 빌린 거라 선거가 끝나면 다시 돌려줘야 한다. 한 당원은 나뭇가지로 화관도 만들어줬다. 선거 홍보물에 들어가는 후보 사진도 다른 후보들은 스튜디오 가서 몇백만 원씩 내고 찍는데 나는 그럴 수 없어서 직접 찍은 스냅 사진들로 대체했다. 

하지만 어떤 값비싼 선거 홍보물보다 이렇게 빌려 쓰고, 나눠 쓰는 녹색스러움이 진짜 더 소중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돈이 없으면 선거운동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그보다 더 큰 재산인 열정과 연대가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당원들의 자발성으로 선거운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녹색당 김영준 후보
 정책버스킹 중인 김영준 후보 옆을 지킨 녹색당을 상징하는 해바라기와 자전거
ⓒ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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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는 어떻게 정치활동을 이어갈 생각인가?
"정치는 무척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지금 하는 활동들을 이어갈 것이다. 뮤지션으로서 버스킹도 계속할 거고, 전국세입자협회 활동가로서 주거문제에 있어서도 관심을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증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던 가족사가 있어서 그런지 통일, 평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전세계 녹색당과 한국 녹색당의 차이점은 분단국가라는 상황일 것이다. 한국 녹색당만이 갖고 있는 이슈이다 보니 아직 녹색당 내에서도 (통일 문제는)불모인 것 같다. 통일 문제에서 녹색의 가치를 담아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 녹색전환연구소 박이상 편집위원
'녹색전환연구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전망을 고민하고 이야기하고자 만들어진 곳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생태적 전환을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삶을 논의하기 위해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녹색전환연구소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ig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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