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행복하자,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추모 문화제 현수막 뒤로 삼성 반도체, LCD 공자아에서 일하다가 각종 암과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76명의 사진이 현수막으로 걸렸다.
▲ 고 황유미 9주기 및 삼성전자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문화제 "행복하자,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추모 문화제 현수막 뒤로 삼성 반도체, LCD 공자아에서 일하다가 각종 암과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76명의 사진이 현수막으로 걸렸다.
ⓒ 반올림

관련사진보기


다음은 토론회 발표 내용을 '반올림'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이십여년 인권운동 했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자꾸 재난과 참사 쪽으로 토론 요청이 온다.(웃음) 삼성직업병 문제를 재난과 참사로 해석했다. 왜 이 문제를 재난과 참사로 해석하였는가 하면, 이 문제가 사회화된 과정때문이다.

여러 연구와 발표들이 있었지만 그 앞에는 희생이 있었다. 전문가들 중 어느 누구도 백혈병을 직업병으로 인정한 사례가 없다고 손 내저을 때, 실제로 이 문제를 말한 것은 제보창구로 소식을 전해 온 다친 사람들, 병든 사람들, 죽은 사람들의 가족이었다. 끔찍한 일이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피해자 수는 제보된 숫자다. 보이지 않은 희생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데도 이미 370명이라는 피해를 보고 있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라서 본다면, 이들보다 29배, 300배의 피해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 사건을 재난과 참사로 명명해야 한다.

이 뿐 아니라 직업병 문제 자체가 그렇다고 본다. 엊그제(29일) 산재운동을 하시던 한 분이 스티로폼 파쇄기에 상체 압착되어 돌아가셨다. 산재운동을 하셨던 본인이었는데도. 영세업체를 돌리고, 안전장치 없고, 이런 것에 대한 관리 감독이나 규제가 없는게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전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노동을 통해, 직업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한국사회 산재, 직업병은 재난과 참사라고 부르고 전 사회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토론하는 다산인권센터 박진 활동가. "삼성 직업병 문제는 재난과 참사 문제로 바라보고, 민주주의의 문제, 노동자의 통제권을 통해 알권리를 가져와야 한다. 돈으로만 국한된 게 아니라 제대로 해결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제대로 하도록 만들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100분 토론 토론하는 다산인권센터 박진 활동가. "삼성 직업병 문제는 재난과 참사 문제로 바라보고, 민주주의의 문제, 노동자의 통제권을 통해 알권리를 가져와야 한다. 돈으로만 국한된 게 아니라 제대로 해결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제대로 하도록 만들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반올림

관련사진보기


삼성직업병 문제에서 더 생각해 볼 것은 첫째, 민주주의의 문제다. 그냥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나간 것이 아니라 사건 당사자에 의해 은폐 왜곡된 문제가 있다. 이는 알권리를 억압하는 민주주의의 문제다. 발제문 중 언론보도의 흐름을 봐도 알 수 있고, 삼성이 다른 문제에서도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얼마나 훼손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둘째는 노동자 알 권리를 완전히 배제한 채 입증책임을 노동자에게 씌우는 문제다. 피해자인 노동자가 무거운 부담을 지고 기업은 자유로워지며, 이에 대해 책임지는 정부도 손을 놓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기업은 절대로 사적 영역이 아니다. 안전보건과 공공의 문제에 관련되어 있으므로 기업의 정보는 공적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이런데도 삼성은 사적인 정보인 것처럼 하고 노동조합을 없애서 노동자들의 알 권리 주장 가능성 자체를 말살한다.

셋째, 어떻게 피해자를 대하느냐의 문제다. 세월호참사에서도 알 수 있는데 삼성도 문제제기를 해온 피해자들을 끊임없이 모욕해왔다. 사과도 그렇다. 자기가 주범인데도 마치 조력자인 척 한다. 일본의 위안부 문제 사과와 매우 비슷하다. 단지 군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게 사과의 내용처럼 되어 있고, 군이 실제로 가해자라는 사실은 은폐된다. 삼성도 그러하다.

또한 피해자들에게 '돈 먹고 떨어져라'는 식으로 대하는 것도 심각한 모욕이라 본다. 특히 '산재를 취하하면 돈을 주겠다'는 식으로, 황유미님 가족을 비롯하여 모든 피해자들이 겪어온 일인데, 이건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삼성 고유의 방식이기도 하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재난과 참사 문제로 바라보고, 민주주의의 문제, 노동자의 통제권을 통해 알권리를 가져와야 한다. 돈으로만 국한된 게 아니라 제대로 해결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제대로 하도록 만들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태그:#삼성전자, #반올림, #삼성직업병
댓글

2007년 황상기 씨의 제보로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전자산업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