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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의 '눈'으로 20대 총선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우리 동네 시민기자님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취재도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물론 제보도 환영합니다. <오마이뉴스> 쪽지 또는 이메일(bangzza@ohmynews.com), 언제든 열어놓겠습니다. 우리 동네 지역구는 은평갑입니다. [편집자말]
"단일화해라, 단일화."
"두 분, 손 잡으세요, 손"

20대 총선 선거운동 첫날, 기호 2번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후보와 기호 3번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의 토론이 끝나고 박수 소리 사이로 툭 튀어나온 참가자들의 소감이 그랬다.

31일 오전 서울은평청년회의소(JCI) 주최로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4.13 총선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가 열렸다. 은평갑 지역 후보자 간 첫 공식 대결이 기대됐지만 기호 1번 새누리당 최홍재 후보와 기호 5번 노동당 최승현 후보가 불참하는 바람에 다소 맥빠진 토론회가 됐다. 하지만 '우리 동네'의 현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대한 야당 후보들의 입장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토론회는 GTX와 신분당선 도입에 따른 소비층 이탈 가능성에 대한 대처 방안, 주차 시설 부족 해결 방안, 누리 과정 예산 문제, 청년 실업 해소 및 창업 지원 방안 등 네 가지 질문에 대해 후보자 각각 견해를 밝히는 형태로 진행됐다. 토론회 핵심은 경제 문제였다.

박주민 "큰 빌딩 세운다고 문화경제 발전하나?"

기호 2번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후보
 기호 2번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후보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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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1년에 천 만 명 정도 방문한다. 그런데 거기 가 보면 '와- 대단하다' 할 정도로 고층 건물이 있다거나 한 것이 아니다. 걸을 수 있는 거리,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이다. 사람들이 와서 즐기고 볼거리만 있으면 된다. 대형 건물이 없어도 할 수 있다. 또 대형 건물을 만들려면 재개발을 해야 하지 않나. 그러면 원주민이 쫓겨나게 된다."

박주민 후보가 은평구 경제 발전을 위해 내놓은 해법의 핵심은 문화 콘텐츠 구축이었다.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었다. 박 후보는 "콘텐츠 인프라가 약한 상황에서 교통망만 확충되면 오히려 해당 지역 소비층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필요한 교통망 구축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동시에 콘텐츠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후보는 "DMC 방송 콘텐츠 사업을 수색 지역까지 연결하고 확산시키는 전략이나 여러 우려 속에서도 정착돼 가고 있는 서울혁신파크에 좀 더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내용을 갖출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면서 "또한 홍대나 신촌에서 많은 예술가들이 밀려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유입해서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차 문제에 대한 해법에 있어서도 박 후보는 "기본적으로 공영 주차장 신설 등을 확대 실시할 필요가 있고, 담장 허물기나 주차장 공동 활용 등을 좀 더 고차원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걸어다니기 좋고 자전거 타기 좋고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란 의견을 내놔 이른바 '건설 만능주의'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신호 "알리바바 자본 투입해 은평구 경제 살리겠다"

기호 3번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
 기호 3번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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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가 서울 25개 구 중에서 23위, 24위 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 결국은 경제 문제인 것 같다. 알리바바를 설립한 마윈을 국내에 소개한 적이 있다. 알리바바 자본을 투입해서 지역 경제를 살린다면, 은평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은평구에 한중 문화 콘텐츠 협력 단지를 만들어서 청년 일자리 등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특히 중국과의 교류가 중요한 시기다.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와 자매 결연을 맺어서 은평구 위상을 높이도록 하겠다."

김신호 후보의 해법 역시 문화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있었다. 다만 김 후보는 마윈과의 개인적인 교분을 토대로 알리바바 자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석으로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김 후보는 "은평은 바둑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을 배출한 충암고가 있다"며 "바둑의 거리를 만들어 세계적인 바둑대회를 은평구에서 개최해 우리나라 사람 뿐 아니라 외국인도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도 함께 내놨다.

김 후보는 또한 "은평구에 36년을 살아오면서 주차 시설 부족을 늘 느꼈다"면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차량 구입에 제한을 두는 주차 보증제를 확대 시행하거나 공영 주차장을 더 많이 확보해야 주민들의 주차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지역구 문제만 해결하는 존재 아냐"

31일 오전 서울은평청년회의소(JCI) 주최로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4.13 총선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가 열렸다.
 31일 오전 서울은평청년회의소(JCI) 주최로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4.13 총선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가 열렸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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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과정 예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박 후보는 "최홍재 후보가 토론에 나왔다면 철저히 문제삼았을 것"이라며 "교부금을 늘리거나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예산 편성이라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교육채에 대한 이자 부담 감면 등 보조적 방법을 통해서라도 재정적 보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역시 "아이들 급식비나 누리 과정 예산은 당연히 확보돼야 할 예산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마음 뿐"이라며 "자신의 공약으로 내놨으면 대통령이 끝까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증세를 통해서라도 꼭 확보해야 하는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후보는 "이미경 의원이 추진했던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짓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 사업 등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협조가 굉장히 필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는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국회의원이란 존재는 지역구 문제만 해결하는 존재는 아니다. 권력 남용이나 민주주의 훼손 등 현재 불거지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내가 갖고 있는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스스로 노력해서 국민들을 위해서 뭔가 하기보다는 남을 비난하면서 버티다 보면 당선되는 1번과 2번 기득권의 양당 구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제는 진정으로 국민 편에 서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당 구조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홍재 후보 불참으로 한 때 '시끌'

이날 토론회에 기호 1번 새누리당 최홍재 후보는 토론회에 앞서 계획됐던 일정 문제로 불참했다.
 이날 토론회에 기호 1번 새누리당 최홍재 후보는 토론회에 앞서 계획됐던 일정 문제로 불참했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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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기호 1번 최홍재 후보의 불참 사실을 다른 후보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을 두고 야당 후보측 참가자들이 주최측에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빚어졌다. 주최측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최홍재 후보 선거 사무소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토론회에 앞서 잡혀 있던 일정 때문에 지난 26일 서면으로 불참 의사를 밝혔었다"면서 "그 후 주최측과 시간 조정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아 어제 저녁 전화로 최종적으로 불참 사실을 알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호 5번 노동당 최승현 후보는 노동당 중앙당 차원에서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시작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최승현 후보 선거 사무소 관계자는 "이 때문에 지난 26일 서면으로 참석이 어렵다고 주최측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태그:#박주민, #김신호, #최홍재, #최승현, #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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