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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성 섬진강변의 철길을 따라 가는 레일바이크. 봄기운 가득한 강바람까지도 달콤하다.
 곡성 섬진강변의 철길을 따라 가는 레일바이크. 봄기운 가득한 강바람까지도 달콤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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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은 언제라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매화와 어우러진 새봄의 섬진강변은 화사하다. 강변을 따라가는 숲길도 오롯하다. 강변의 철로 위를 따라 걸을 수도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급한 것도 아니다. 평탄하다.

강변의 증기기관열차는 옛 추억을 싣고 오간다. 레일바이크도 새봄의 낭만을 노래한다. 달콤한 강바람을 호흡하며 쉬엄쉬엄 걷기 좋다.

섬진강 둘레길 얘기다. 길은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오지마을에서 압록마을까지 이어진다. 총길이 15㎞에 이른다. 길만 좋은 게 아니다. 마을마다 옛 간이역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정겨움이다.

 침곡역에 잠시 멈춘 증기기관열차. 역에는 증기기관열차가 지난 길을 달리는 레일바이크를 타려는 여행객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침곡역에 잠시 멈춘 증기기관열차. 역에는 증기기관열차가 지난 길을 달리는 레일바이크를 타려는 여행객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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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변의 철길을 따라 숲으로 가는 섬진강 둘레길. 강과 강변 풍광이 내내 동행하는 길이다.
 섬진강변의 철길을 따라 숲으로 가는 섬진강 둘레길. 강과 강변 풍광이 내내 동행하는 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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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곡역에서 섬진강 둘레길로 접어든다. 지난 3월 20일이다. 침곡역에는 레일바이크를 타려는 여행객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레일바이크는 증기기관열차가 오가는 시간을 피해서 탈 수 있다.

둘레길은 사람은 물론 숲속 동물들이 오간다. 길은 침곡에서 압록 방면으로 이어진다. 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열차가 다니는 철길과 나란히 간다. 자동차가 달리는 17번 국도와 자전거도로도 그 옆으로 줄을 맞췄다. 섬진강은 민물고기들의 세상이다.

 섬진강변을 따라 숲으로 흘러가는 섬진강 둘레길. 왼편으로 섬진강과 강변 풍광이 펼쳐진다.
 섬진강변을 따라 숲으로 흘러가는 섬진강 둘레길. 왼편으로 섬진강과 강변 풍광이 펼쳐진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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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의 강변을 따라 숲길로 이어지는 섬진강 둘레길. 길도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심하지 않고 평탄하다.
 섬진강의 강변을 따라 숲길로 이어지는 섬진강 둘레길. 길도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심하지 않고 평탄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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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이 푹신하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좋다. 숲은 울창하지 않지만, 격이 다르다. 곰솔과 적송이 보인다. 리기다소나무도 간간이 있다. 1970년대 녹화사업의 공신이다. 닥나무, 대팻집나무도 눈에 띈다. 닥나무의 껍질은 한지의 재료로 활용된다. 나뭇결이 단단한 대팻집나무는 대패를 만들 때 쓴다.

어렸을 때 추억이 서린 때죽나무도 보인다. 독성을 품은 열매를 찧어서 물에 풀어 고기를 잡던 기억이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등 참나무 형제들도 많다. 숲속 동물들에게 겨우내 먹을거리를 내준 착한 나무들이다.

 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나는 편백숲. 면적은 넓지 않지만, 강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좋다.
 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나는 편백숲. 면적은 넓지 않지만, 강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좋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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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백숲 사이로 증기기관열차가 지나고 있다. 그 너머로는 국도와 섬진강이 지난다.
 편백숲 사이로 증기기관열차가 지나고 있다. 그 너머로는 국도와 섬진강이 지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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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에서 만나는 계곡물 소리가 반갑다. 아담한 물길에서 물이 졸졸졸 흐른다. 계곡 옆으로 허름한 집 한 채가 서 있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모습에서 예사 건물이 아님을 직감한다. 밀양박씨 문중의 제실로 쓰이는 영사재(永思齋)다. 해마다 한식 무렵에 여기서 제사를 지낸다. 제실의 입구를 지키고 선 벽오동나무도 애틋하다. 봉황이 깃든다는 상서로운 나무다.

영사재를 지나 옛 샘터를 만난다. 겉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마실 수 없는 물이다. 샘터를 지나니 편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숲에 나무의자도 놓여 있다. 편백 쉼터다. 한량인 척, 잠시 머물렀더니 내 몸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흐르는 것 같다.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편백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이 내려다보인다. 김용택 시인의 표현처럼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이지 않고 모여 흐른다. 그 강을 배경으로 증기기관열차가 세월을 노래하며 지나간다. 편백 너머로 스쳐가는 열차가 더 멋스럽다. 강변 풍경도 여유롭다. 낭만이 넘실댄다.

 마천목 장군과 섬진강 도깨비살 유래비. 두계마을 건너편, 섬진강변에 세워져 있다.
 마천목 장군과 섬진강 도깨비살 유래비. 두계마을 건너편, 섬진강변에 세워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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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늦은 시각의 섬진강변 풍경. 해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강변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오후 늦은 시각의 섬진강변 풍경. 해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강변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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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는 마천목(1358~1431) 장군과 도깨비살에 얽힌 얘기가 전해진다. 조선개국 공신인 마천목 장군이 어렸을 때 이야기다. 섬진강에 고기를 잡으러 나간 마천목이 하루는 푸른색 돌 하나를 주워서 돌아왔다.

밤이 되자 도깨비들이 몰려와서 두목을 돌려달라고 했다. 두목을 돌려주면 무엇이든 다 하겠다고 애원했다. 마천목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폭이 넓고 물살이 센 강에 살(발)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도깨비들이 살을 만들어줬다는 얘기다.

강 건너편에 도깨비공원이 들어선 것도 이런 연유다. 마천목 장군과 도깨비살에 얽힌 전설을 토대로 만들었다. 자신보다도 더 큰 도끼를 치켜 든 도깨비상이 섬진강을 바라보며 서 있다. 그 뒤로 크고 작은 도깨비 조각이 즐비하다. 동화작가 김성범씨가 꾸며놓은 도깨비마을이다.

 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난 히러이.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이다.
 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난 히러이.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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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난 진달래꽃 군락. 연분홍 빛깔의 꽃이 봄의 한가운데로 이끈다.
 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난 진달래꽃 군락. 연분홍 빛깔의 꽃이 봄의 한가운데로 이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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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엮어서 만든 숲길 다리와 계단도 멋스럽다. 나무다리 건너편에 활짝 핀 노란 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산수유도, 개나리꽃도 아니다.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까이 가서 보니 히어리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만 자라는 특산이다. 이파리가 없는 나무에 꽃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꽃이 흡사 나무의 열매 같다. 노란 꽃이 밑으로 늘어진 모양에서 여성들의 귀걸이가 떠오른다.

탁 트인 숲길에서 만나는 풍경도 수려하다. 뿌우웅∼ 때마침 증기기관열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온다. 섬진강변을 찾을 때마다 듣는 소리지만, 매번 마음 설레게 한다. 잠시 멈춰 서서 열차가 지나는 풍경을 한 번 더 눈에 담는다.

열차가 내뿜는 하얀 연기에서 옛 추억이 몽실몽실 피어난다. 숲길에서 만나는 한 무더기의 진달래꽃도 반갑다. 연분홍 빛깔의 꽃이 봄의 한가운데로 이끈다.

 가정마을의 섬진강 출렁다리에서 내려다 본 섬진강 풍경. 봄기운을 머금고 힘차게 흐르는 강물을 따라 자전거가 오가고 있다.
 가정마을의 섬진강 출렁다리에서 내려다 본 섬진강 풍경. 봄기운을 머금고 힘차게 흐르는 강물을 따라 자전거가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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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들. 섬진강변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도로 풍경이다.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들. 섬진강변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도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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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솔방 해찰하다보니 어느새 가정역이다. 증기기관열차에서 내린 여행객들이 섬진강 출렁다리를 건너고 있다. 강변의 도로를 두 바퀴로 하늘거리는 자전거도 봄바람을 가르고 있다. 느릿느릿 흐르는 강물에서 먹이를 찾는 왜가리도 강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섬진강 둘레길은 가정역을 지나면서 폐선이 된 기찻길을 걷는다. 1999년까지 익산∼여수 간을 이어주던 전라선 철길이다. 두 팔을 벌려서 균형을 잡으며 철로의 레일 위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 같다.

 철길의 레일 위를 걷는 여행객들. 섬진강 둘레길에서는 섬진강변의 철길을 따라 걷는 색다른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철길의 레일 위를 걷는 여행객들. 섬진강 둘레길에서는 섬진강변의 철길을 따라 걷는 색다른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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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곡성나들목에서 구례방면으로 곡성읍을 지나 섬진강기차마을로 연결된다. 여기서 17번 국도를 타고 압록방면으로 가다보면 레일바이크를 타는 침곡역과 만난다. 내비게이션은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침곡리 45-6.

이 기사는 전남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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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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