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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동학대 실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의 아동학대 실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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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최근 5년간 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아이가 15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24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5년간(2010~2014년) 18세 미만 사망자 가운데 154명의 사인이 '학대'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154명의 사인으로는 '의학적으로 학대 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가 42명, '단정할 수는 없으나 학대 가능성이 크다'가 39명, '학대받았다는 의심을 부정할 수 없다'가 73명 등으로 나타났다.

후생노동성 연구팀은 "조사를 의뢰한 962개 의료기관 가운데 371개 만이 회신을 보내왔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154명 가운데 만 1세가 되지 않은 유아가 무려 3분의 2를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사인은 모두 경찰에 통보됐지만, 실제로 가해자가 기소되거나 아동상담소가 학대 사례로 검증에 나선 것은 10% 정도에 불과했다. 아동 학대의 특성상 가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부모가 혐의를 부인할 경우 입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 연구팀의 미조구치 후미타케 일본소아과학회 아동사망등록·검증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파악된 아동 학대사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수많은 학대사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정이라는 '밀실'... 학대 증거찾기 어려워

또한 지난해 학대 혐의가 있다며 경찰이 아동상담소에 통보한 어린이가 전년 대비 28%나 증가한 3만7000여 명으로 2004년 이후 최고를 기록, 일본에서도 아동 학대가 심각한 사회적 병폐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부모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목격하는 등 '심리적 학대'가 전체의 65%를 차지했고, 경찰이 생명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긴급하게 보호한 어린이도 2624명에 달했다.

아동 학대를 수사한 전직 검사는 "피의자를 입건하려면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지만, 아동 학대는 가정이라는 밀실에서 이루어지므로 단편적인 증거밖에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확실한 학대 증거가 없더라도 아동상담소가 보호에 나설 때가 있다"라며 "이를 위해 수사 당국과 아동상담소가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 범위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일본, #후생노동성,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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