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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부산 사하구 괴정동의 노인복지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16일 오후 부산 사하구 괴정동의 노인복지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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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는 부산을 찾았다. 지난 10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을 다녀간 지 불과 엿새만이다. 방문지는 측근들과 깊이 관련 있는 지역구였다. 이를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는 박 대통령이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오전 부산에 온 박 대통령은 해운대구에 있는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은 뒤 서구 수산가공선진화단지를 방문했다. 오후에는 사하구의 노인복지시설에 들러 지역 노인 일자리 사업을 점검했다.

청와대가 밝힌 대통령의 부산 방문 목적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여 그동안의 주요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운영계획을 청취"하고 "어르신들께 안정된 노후를 보장할 것을 약속하기 위한 방문"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반응이다. 특히 야당을 중심으로는 박 대통령의 방문지 선정에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 찾은 부산 서구·사하구는 어떤 곳?

박 대통령이 방문해 기업인들을 만나고 함께 식사까지 한 수산가공선진화단지는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기준 의원의 지역구인 서구에 있다. 유 의원은 이곳에 수산가공선진화단지를 만든 것을 자신의 장관 시절 치적 중 하나로 꼽고 있을 정도다. 다른 예비후보들과 경선을 벌이고 있는 유 전 장관에게 대통령의 방문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르신 일자리 사업 현장 방문을 위해 찾았다는 노인복지관은 사하구 괴정동이다. 사하갑 선거구에 속하는 이 곳은 대통령의 최측근 현기환 대통령 정무수석의 옛 지역구이기도 하다. 18대 총선에서 사하갑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현 정무수석은 이번 총선에도 이 지역 차출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박 대통령 방문에는 현 정무수석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기 위해 만든 '사하경제포럼'이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 전단을 나눠주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박근혜"와 "현기환"을 번갈아 가며 연호했다. 

현재 사하갑은 현 수석이 청와대에 남기로 하면서 김척수 부산시 정책 고문과 허남식 부산시장이 공천을 따내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수석은 대통령이 노인들을 만나는 동안 허 전 시장을 따로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허 전 시장은 현 수석의 조직인 사하경제포럼에서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야당 "민심 붙잡기 위한 애처로운 몸부림" 비판

더군다나 사하갑은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상대적 야권 강세 지역.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들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야권의 전략 지역으로 손꼽힌다. 최 후보는 박 대통령의 지역 방문에 불쾌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최 후보는 "(대통령의) 부산 방문 일정은 선거에 개입하고 영향을 미칠 의도로 보인다"면서 "자신의 공약인 가덕신공항 건설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천 계획도 없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오는 것은 염치가 없는 방문"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논평을 내고 박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규탄했다. 더민주는 "이번 부산 방문이 친박-비박 간 공천 갈등으로 이반된 민심을 붙잡기 위한 애처로운 몸부림이자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 등 TK 지역을 시작으로 부산까지 내려와 총선 지원활동을 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더민주는 "총선이 부산 발전을 위한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이 친박과 비박 등을 둘러싼 공천갈등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선거경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태그:#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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