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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 전시회 기사에서 전시중인 사진을 무단으로 찍어서 기사화했습니다. 운영 책임자나 사진 소유자의 사진을 허가없이 찍어서 죄송합니다. 사진 소유자와 전시회 운영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점 마음 깊이 사과드립니다. - 기자 말

[기사 수정 : 17일 오후 2시 18분]

지난 12일 낮 고베시 나가타구에 있는 JR신나가타쿠 역 앞 신나가타쿠 근로센터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는 고베 나가타쿠를 중심으로 이곳에 살던 한국 사람들이 옛 사진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은 살길을 찾아서 일본에 건너갔습니다. 처음 와서 살던 1세들은 이미 오래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고, 이제 4세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1세대가 들어와 살기 시작해서 106년이 됐다고 합니다.

재일 코리아 사진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와 전시장 안 모습입니다.
 재일 코리아 사진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와 전시장 안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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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일본 고베시 나가타쿠에 온 사람들은 주로 가죽으로 신발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그간 변화도 있었지만 지금도 이곳에서는 신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사진 전시는 나이 드신 60대와 70대 재일교포 2세가 중심이 돼 사진 180여 장을 전시해 잊혀져가는 재일 한국인들의 생활을 후세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일본에 사는 재일교포들은 '재일 코리아'라는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재일 한국인이라고 하면 남쪽 대한민국만을 뜻하고, 조선이라는 말을 쓰면 북한에 가깝다고 해 한국도, 조선도 아닌 제3의 '재일 코리아'라는 말을 씁니다.

고베시 나가타쿠에 살던 재일 한국인 1세들은 이미 나이가 많아서 돌아가시고, 2세들도 나이가 들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대로 지나면 1세와 2세들이 일궈놓은 삶의 터전이나 생활방식이 사라진다는 위기감에서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이곳은 1995년 1월 한신대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사진 전시는 고베코리아교육문화센터(神戸コリア教育文化センター)가 중심이 돼 준비했습니다. 재일 한국인들에게 전시를 위한 사진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고베를 중심으로 오사카나 다른 곳에 사는 분들에게도 알려 사진을 모으는 데서 첫걸음을 뗐습니다. 모아진 사진은 디지털 작업을 통해서 확대 인쇄하고, 출처와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사진은 2010년, 2012년, 2016년에 걸쳐 세 번 전시회에 전시됐습니다. 이번 2016년 전시는 3월 13일까지 열립니다.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오래전 사진은 지금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도 비싸기 때문에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았고, 찍은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데도 시간과 돈이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특별한 경우 일부러 돈을 들여서 찍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사진에는 단순한 사진에 그치지 않고, 사진을 찍을 때 가졌던 생각이나 기분을 다시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사진도 시간이 지나고 찍은 사람이 사라지면 같이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진 속 일본에 와서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결혼식과 환갑잔치 때 한반도에서 행하던 방식으로 거행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비록 몸은 한반도에서 일본에 와서 살았지만 생각이나 생활 방식은 한국식을 유지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사진전은 사진과 더불어 사라져가는 재일 한국인 1세대의 생활, 그 속에서 느꼈던 기쁨과 삶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에는 3세나 4세보다는 나이 드신 2세들이 더 많아보였습니다.   
 
<참고누리집>神戸コリア教育文化センター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orea.uriecc, 2016.3.12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고베, #나가타쿠, #고베코리아교육문화센터, #결혼사진, #환갑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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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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