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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들은 11일~12일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다
 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들은 11일~12일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다
ⓒ 울산시청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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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한 중진의원은 10일 "이번 총선에서는 울산 6개 지역구 중 어느 한 곳도 새누리당이 마음 놓을 곳이 없다. 특히 동구지역은 야권단일화가 되면 상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의 총력지휘부를 하루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당에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 새누리당, 울산 6개 지역구 싹쓸이 쉽지 않을 듯).

이같은 새누리당의 분석에는 동구지역 주력인 조선산업의 불황으로 지난해 1500여 명의 정규직이 정리해고 되고 수천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등 지역분위기가 어수선한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과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새누리당의 이런 우려와 달리 동구에서는 야권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진보후보들이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루기로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후보들이 연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끝까지 완주할 뜻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새누리당에 유리할 수 있다.

울산 동구는 초대부터 전직까지 진보진영에서 구청장을 다수 배출해 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을 발판으로 정몽준 전 의원이 내리 5선을 하는 등 유독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야권이 한 번도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근래들어 급변한 지역분위기로 울산 동구에서 모처럼 야권이 승리할 기세를 잡았지만 후보 난립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울산 동구의 총선 결과는 어떻게 될까.

울산 동구, 4·13 총선 야권이 호기 만났지만...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5만여 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주류를 이룬다. 동구 현대미포조선에도 1만여 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일한다. 진보진영에서 출마한 노동당 이갑용 전 동구청장과 무소속(민주와노동)김종훈 전 동구청장이 10일~11일 현대중공업 조합원 모바일 투표로 단일후보를 확정하기로 한 것도 이들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강한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이외 이 지역에는 더민주에서 손삼호 시당부위원장과 이수영 동구지역위원장 두 명의 후보가 나선 상태다. 앞서 더민주는 지난 9일 울산 동구를 경선 지역 18곳 중 한 곳으로 발표한 바 있어 조만간 더민주 최종 후보가 가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두 후보 중 누가 더민주 최종주자가 되더라도 진보후보와의 연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선을 앞두고 두 후보가 모두 진보후보와의 연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영 예비후보는 "더민주는 그동안 울산에서 입지가 약해 늘 야권단일화의 희생이 돼 왔다. 당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야권연대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삼호 예비후보도 "더민주만의 정책과 비전이 있고 이를 주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야권 연대를 하기 위해 총선 출마한 것은 아니다. 끝까지 완주해 주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조합원인 손삼호 후보는 진보진영 두 후보가 현대중공업 조합원 투표로 단일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 법적인 문제까지 들고 나왔다.

손 후보는 지난 9일 오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 후보 중 유일한 현대중공업 조합원인 나를 제외시킨 채 노조가 단일화를 위한 조합원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며 "이는 대의원 대회 또는 총회 의결 사항으로, '안건에 대해 최소 5일 이상 공고 후 총회 또는 대의원 대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노동조합 규약을 위반한 행위"라고 밝혔다.

또한 "조합원 및 총회 승인없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는 물론 그 때문에 지출되는 경비까지 조합비로 지출된다면 목적 외 공금 부당사용으로 형법위반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노조 측은 "손 예비후보가 문제 삼는 노조 규약 19조에 단일화 과정이라는 내용은 없다"며 "아마 '기타 중요한 사항'이라는 부분을 문제 삼는 것 같은데, 이는 자의적인 해석이다. 이번 단일화 여론조사는 이미 노조 상무집행위 회의를 거쳐 지난 3일 임시대의원 대회에서 노조의 공식입장이라고 보고했다"고 일축했다.

울산 동구 출마 예비후보들, 어떤 공약 내걸었나

현대중공업노조의 진보후보 단일화 투표를 문제 삼은 손삼호 예비후보는 10일 오전에도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발표를 이어나갔다. 그는 "동구의 방어진 내항과 주전 몽돌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조선소가 위치한 동구에 세계적 미항의 해상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이를 통해 자족도시 동구건설, 동구관광 시대 공약을 선언 한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공약은 세계 최대 조선소가 위치한 울산동구 방어진항에서 주전몽돌 해수욕장까지 요트와 유람선이 물길을 가르는 11 km의 왕복 뱃길을 조성하고, 방어진 내항에 부력식 해양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일대에 최첨단 비즈니스타운과 호텔, 해양공원 등 신도시 개념의 관광지를 조성하는 등 울산 동구를 관광도시 중심지역으로 가꾸어 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더민주 이수영 예비후보도 최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동구를 조선해양 중소기업 클러스터 및 기자재 공동물류센터 세계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선해양산업이 위기에 빠져 2014년 3조원, 2015년 1조5000억원 등 적자경영이 누적되면서 구조조정 및 하청업체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다"며 "동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입지하면서 전국 조선해양산업 생산액의 29.7%, 수출액의 30.8%를 담당하는 조선해양산업의 주요 생산기지지만 유일하게 산업단지가 없어 사회, 경제적 문제를 되풀이해왔다. 동구를 조선해양중소기업 클러스터 및 기자재 공동물류센터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편 노동당 이갑용 예비후보는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최대주주가 회사 지분의 10.15%를 보유하고 있고 그 가치는 약 1조원(9,681억원)에 달한다"며 "여기에 1%의 자본보유세를 부과한다면 정리해고와 불안정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며 1%의 재벌에게 1%의 자본보유세를 부과할 것을 공약했다.

무소속(민주와노동) 김종훈 예비후보도 "조선산업 침체와 위기는 기업경영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선업체는 노동자와 함께 위기극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친환경 선박 개발 지원 등 조선산업 고도화와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 원청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는 법제도 개선 추진, 체불임금에 대한 임금채권보장법 강화를 통한 국가적 책임 의무화 추진 등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도 지난 3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18만여 명이지만)30만 주민이 잘 살고 하루 100만 관광객이 찾는 해양관광도시 동구를 만들겠다"며 "근로자 고용안정과 협력업체 직원 처우개선, 퇴직자 재취업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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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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