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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총선특집으로 전국을 취재하는 #총선아바타 '아이엠피터가 간다'의 취재 이야기입니다. #총선아바타 '아이엠피터가 간다'는 정치블로거 아이엠피터, 길바닥저널리스트, 국민TV 김종훈 기자, 최욱현 PD가 함께하는 선거 프로젝트 취재입니다. 2~3일 한 번씩 정치블로거가 취재과정에서 느낀 솔직한 이야기를 게재합니다.  -기자 말

▲김해시 번화가에 위치한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 사무실 외벽, 대형마트 바로 앞에 있다.
 ▲김해시 번화가에 위치한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 사무실 외벽, 대형마트 바로 앞에 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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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아바타 '아이엠피터가 간다'가 제주, 부산, 양산을 거쳐 김해로 갔습니다. 김해을 선거구에는 천하장사 출신으로 방송 활동을 하는 이만기 새누리당 예비후보, 단수공천을 받은 더불어민주당의 김경수 예비후보, 무소속의 이형우 예비후보가 등록된 상황입니다.

이만기 예비후보와의 인터뷰를 위해 선거캠프에 전화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선거방송 인터뷰 일정을 담당하는 사람이 이만기 후보의 방송 활동을 담당하는 기획사 대표였기 때문입니다.

총선아바타(아래 총): "이분이(담당자) 기획사 대표님이세요?"
이만기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아래 이): "네, 기획사 대표님이세요."

총: "아~그럼 같이 선거 도움 주시고 있는 건가요?"
이: "같이 하고 있는 거예요. 방송은 이 대표님이 하시거든요."
총 "저희처럼 선거 방송 취재도 포함해서요?"
이: "네"
총: "알겠습니다. 이분에게 연락드려보겠습니다."


보통 선거캠프를 방문하거나 일정을 조율할 때는 현직의원은 보좌관, 예비후보는 사무국장 등과 연락하는데, 이번 경우는 참 특이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 20대 총선 김해시 예비후보 이만기인지, 연예인 이만기인지 헷갈렸습니다. 방송 스케쥴을 담당하는 기획사 대표는 3월 6일 저녁에 전화를 걸어와 새누리당 김해시장 후보 관련 일정 때문에 인터뷰가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이만기 후보,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출마 경력 누락'

이만기 새누리당 김해시을 예비후보 공식사이트에 누락된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출마 경력
 이만기 새누리당 김해시을 예비후보 공식사이트에 누락된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출마 경력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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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 후보자를 인터뷰하기 전에는 다양하게 후보자를 조사합니다. 후보자의 공약이나 약력은 물론이고 출마 경력이나 정치 경험, 발언 등을 찾아봅니다. 선거캠프에 들어가기 전에는 주변 시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후보자를 바라보는 지역 민심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이만기 후보의 공식사이트에 들어가 봤습니다. 이만기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마산 합포구에 출마했던 경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약력에는 출마 경력이 빠져 있었습니다. 16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 신청했던 내용이나 2014년 새누리당 김해시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경력도 없었습니다.

그 지역에 계속 출마했지만 떨어졌던 후보는 비록 낙선이나 공천을 받지 못했어도 출마 경력을 기재합니다.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 활동을 했다는 내용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이만기 후보는 이상하게 마산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두 번의 경력 모두 누락돼 있었습니다.

김해시에서 출마하면서 과거 마산 출신으로 마산 사람을 강조하며 마산 지역에 출마했던 과거가 이번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예상해봅니다.

'철새 정치인이었던 까닭은 철이 없었기 때문?'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한 이만기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고, 2015년 페이스북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한 이만기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고, 2015년 페이스북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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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후보는 2004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마산 합포구에 출마하면서 선거공보물에 '지난 3월 12일은 한국민주주의사에 가장 부끄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탄핵안이 통과된 날입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 국회를 가리켜 '3.12 의회쿠데타'라고 밝혔습니다.

이만기 후보는 선거공보물에는 "민주와 정의를 다수의 폭력으로 유린한 3.12 의회쿠데타를 결코 잊지 말아 달라"며 "낡은 세력, 부패세력, 지역주의세력이 야합한 그들만의 잔치는 국민 여러분이 심판해 주셔야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2004년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열풍으로 17대 총선에서 참패했고, 열린우리당 소속 후보들은 대거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이만기 후보는 마산에서 낙선했습니다.

◇ 김현정> 당보다 그 당시에 나의 소신과 맞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그때는 열린우리당이었고 지금은 새누리당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만기> 많은 분들은 철새 이야기를 할 것 같은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철새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사실 이런 구도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요.
◆ 이만기> 아까 말씀드렸듯이 철새가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가는 길은 하나니까요.
◇ 김현정> 철새는 아니다. 혹시 그때그때마다 힘센 여당 이름 걸고 나오려는 건 아니냐 이런 말을 들으실 수도 있는데..
◆ 이만기> 그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의 목표는 정말 서민의 정책 국민과 함께 가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국민과 함께. 새누리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국민과 함께?
◆ 이만기> 지금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여론을 보더라도 평가가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출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014년 2월 19일 이만기 "김해시장 선거, 뒤집기 한판으로 승부">


2014년 김해시장 후보로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했던 이만기 후보는 한나라당-열린우리당-새누리당의 당적 변경에 대해 철새가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가는 길은 하나니까요"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12월 김해을 출마 선언 당시, 여야를 넘나드는 철새정치인이라는 지적이 일자 "그때는 철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낙선 이후 누구는 지역 정치인으로 누구는 방송인으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낙선했던 19대 총선과 2014년 김해시장 후보 경력을 기재했지만,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경력을 누락했다. (이만기 후보는 16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았으나 뒤늦게 공천이 번복돼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낙선했던 19대 총선과 2014년 김해시장 후보 경력을 기재했지만,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경력을 누락했다. (이만기 후보는 16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았으나 뒤늦게 공천이 번복돼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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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에 가서 시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70대 남성은 이만기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김경수 후보가 참여정부 시절 쌓았던 경험과 19대 총선과 2014년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 이후 계속해서 지역 활동을 했다는 점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 이만기> 정치 경험은 제가 한 14년 전에 정치의 꿈을 꾸고 한번 마산에서 국회에 출마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2004년 17대 총선.
◆ 이만기> 16대 총선 때도.
◇ 김현정> 16대 때도? 그럼 16대도 도전하시고 17대도 도전하셨던 거예요?
◆ 이만기>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이만기> 두 번의 정치적 경험이 있고.
◇ 김현정> 그때 당선은 안 됐지만 어쨌든 도전한 것으로도 경험은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만기> 그렇죠
<출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014년 2월 19일 이만기 "김해시장 선거, 뒤집기 한판으로 승부">


이만기 후보도 정치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의식해서인지, 지난 김해시장 선거에 나왔을 당시 당선은 안 됐지만, 정치적 경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낙선했지만, 꾸준하게 정치인으로 지역 활동을 했다면 정치 경력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나 이만기 후보는 낙선과 공천 탈락 이후 정치인보다는 연예인으로 방송 출연 등에 몰두했었습니다. 이를 방송 활동이라고 부르지 정치 경험이나 경력이라고 볼 수는 없을 듯합니다.

'정치 경력이라고 말하면서 총선 출마 경력을 왜 누락했는가?'

"낙선과 공천 탈락 이후 방송 활동하다가 선거 때만 돌아오는 후보를 유권자가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이만기 후보를 만나면 꼭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경력이 누락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만기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굳이 쓸 필요가 없었다. 언론에 모두 공개됐고, 지금 새누리당으로 출마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치블로거로 정치인의 과거 경력과 약력, 발언 등을 조사하다 보면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지역구에서 명함을 돌리는 사람이 과거 무엇을 했는지 잠시라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이만기, #김경수, #김해시을, #총선아바타, #철새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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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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