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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터는 이미 그 용도가 다했다.'

'재수 없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펄쩍 뛰는 사람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 묘를 조성하던 중, 알 모양의 돌이 나온 게 뉴스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중적이라고까지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솔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호기심을 갖고 있고 은근히 궁금해 하면서 무시하는 척 합니다.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척 합니다. 내숭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하여튼 솔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점(占)을 대한 태도가 그렇고, 풍수를 대하는 사람들 반응이 그렇습니다. 무조건 의존하고 경계 없이 따르는 맹신, 사리분별력을 잃을 정도로 빠져드는 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속 다르고 겉 다른 호기심은 갈증 같은 궁금증, 곰팡이 같은 의구심만을 키울 뿐입니다.

모르면 떳떳하게 묻고, 궁금하면 내 놓고 물으면 됩니다. 모르고 궁금한 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모르면서 아는 척, 궁금하면서도 아닌 척 하는 게 진짜 부끄러운 것입니다.

생활주변에서 실감할 수 있는 <국운풍수>

<국운풍수>(지은이 김두규 / 펴낸곳 (주)해남출판사 / 2016년 2월 25일 / 값 19,800)
 <국운풍수>(지은이 김두규 / 펴낸곳 (주)해남출판사 / 2016년 2월 25일 / 값 19,800)
ⓒ (주)해남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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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운풍수>(지은이 김두규, 펴낸곳 (주)해남출판사)는 풍수가 무엇인지, 우리 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고, 실생활에 어떻게 응용되고 있거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등을 현대적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는 눈높이 풍수입니다.

풍수가 쉬운 건 아닙니다. 전문적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소위 풍수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하는 설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렵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설명입니다. 듣고 있어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를 말들입니다.

뭔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설명은 어렵습니다. 풍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렇게 어려운 말, 한자투성이 말을 입 속에서 우물거리듯 설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조차도 제대로 새기지 못하다보니 설명 또한 어렵기고 헷갈리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풍수'와 '펑쉐이'... 같은 뜻 다른 반응

주변사람들에게, 우리말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 거나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건 없다'고 하면 '당연한 얘긴데 뭐' 하는 반응입니다. '무한불성(無汗不成, 땀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이라고 하면 참 고리타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No pain No gain'이라고 하면 '어이~' 하는 반응입니다. 같은 뜻이지만 우리말, 한자, 영어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풍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말로 '풍수'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세대쯤으로 무시하려는 사람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펑쉐이(Fengshui)'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반응 또한 질 거라 생각됩니다.

"서양에도 풍수가 있는가? 물론이다. '펑쉐이(Fengshui)'라는 이름으로 서양인의 생활 속에 수용되고 있다. 동아시아의 풍수 서적이 번역되어 소개되면서 서양인들도 풍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의 풍수'를 따르는 네서 나아가 그들 나름의 풍수 이론을 개발하여 건축·조경·실내장식 등에 활용하고 있다."(본문 131쪽)

책에서 설명하는 풍수는 듣고 있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막연한 풍수가 아닙니다. 역사, 정치, 경제, 주변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실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청와대 전경
 청와대 전경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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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청와대 터가 좋다는 말인가 나쁘다는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청와대 터는 이미 그 용도가 다했다."(본문 166쪽)

"청와대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였던 두 대통령의 천도론이 무산되면서 '서얼'들이 태어났다. 과천정부청사, 대전정부청사, 세종시 그리고 혁신도시들이 그들이다. 이제 대통령 집무처만 경복궁 후원인 청와대에 남고 국가 중추기관이 대부분 떠나게 된 셈이다.

국무총리실도 세종시로 자리를 옮겼다. 풍수의 핵심은 땅의 기운이 흩어지지 않고 모이게 하는 것인데, 땅의 기운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있음으로써 그 모이고 흩어짐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그 용도가 다했다고 한 것은 사람이 흩어지고 기운이 흩어졌기 때문이다."(본문 170쪽)

역사와 정치, 생활사를 통해 실감하는 풍수

모르고 대하는 풍수는 미신일 수도 있고 혹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새기며 이해할 수 있는 풍수는 자연과의 조화이자, 환경과의 조합입니다.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확률적 순응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근본 없이 파헤친 4대강이 재앙이 되는 건 풍수를 거스른 결과이고, 난개발이 가져오는 문제들 또한 풍수를 거스르는 데서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 거십니다.

책에서는 특히 풍수와 권력과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흥미를 더해줍니다. 역사시간에 배웠던 옛날이야기만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로 대표되는 한·중·일 지도자들과 풍수와의 관계까지를 설명하고 있어 시사적인 관련성까지를 더해줍니다. 

'풍수'가 무엇인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에겐 풍수가 무엇인지를 이 책에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풍수'가 우리 실생활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관련성을 갖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이런 결과와 저런 사례들로 입증시켜 줘, 풍수가 무엇인지를 실감하며 동감하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국운풍수>(지은이 김두규 / 펴낸곳 (주)해남출판사 / 2016년 2월 25일 / 값 1만9800원)



국운풍수 - 나라의 운명을 풍수로 바꾼다

김두규 지음, 해냄(2016)


태그:#국운풍수, #김두규, #(주)해남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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