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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청탁 명목의 뇌물수수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인사청탁 명목의 뇌물수수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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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특수부(부장 김형근)는 지난해 8월 11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청장이 경찰관 인사청탁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재임기간 중 수사권 독립을 앞장서 주장했고, 인사청탁자까지 공개했던 전직 경찰 총수가 집무실 등에서 인사청탁 뇌물을 받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두 얼굴을 가진 전직 경찰총수'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하지만 조현오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부산지역 사업가(정진용씨)의 진술에만 의존한 검찰의 공소사실은 허술했다. 정진용씨는 지난 2010년 8월 19일 3000만 원을 인출해 조 전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의 3000만 원은 같은 해 8월 30일까지 전혀 인출되지 않았다. 게다가 돈을 건넸다는 '시기'(경찰청장 인사청문회 준비기간)나 '방식'(은행봉투째)도 상식에 반하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2000만 원을 건넸다는 지난 2011년 7월 25일과 26일 조 전 청장의 알리바이가 증명됐고, 같은 시기 정진용씨가 돈을 건넸다는 장소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2000만 원 수수 혐의도 무너졌다.

결국 1심 재판부(부산지방법원 제5형사부)는 지난 2월 17일 조현오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현오가 정진용으로부터 3000만 원이라는 큰 돈을 수수할 정도로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손가방에 5만 원 권으로 6묶음을 넣고 갔다는 뇌물공여의 방법도 사회통념상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미) 횡령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또다시) 횡령 혐의가 인정될 경우 집행유예의 선고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앞선 집행유예도 실효됨으로 인하여 장기간의 수형생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진용이 자신 및 가족들의 횡령 혐의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판결했다.   

정진용씨는 40억 원의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긴급체포됐지만 검찰은 1억여 원의 횡령과 뇌물공여 혐의만 기소했다. 거액의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가 사라진 것이다. 이로 인해 정씨와 검찰이 플리바기닝(유죄협상제도)을 벌였다는 의혹이 일었다. 1심 판결문도 이러한 플리바기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검찰은 나를 '매관매직이나 하는 놈'으로 만들었다"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조현오 전 청장은 "검찰은 부산지검 특수부 모든 인력을 동원해 나와 가족, 주변친구들을 팠다"라며 "표적수사가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한 동창은 조 전 청장과 가장 많이 통화했다는 이유로 네 차례 밤샘조사를 받았고, 농협조합장이었던 다른 동창은 126일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조 전 총장이 다니던 골프장과 초등학교 산악회는 물론이고, 국내 모든 항공사의 탑승기록까지 뒤졌다.  

조 전 청장은 "우연이라도 내가 정진용과 같은 비행기라도 탔으면 완전히 뒤집어 쓸 뻔했다"라고 토로하며 가슴을 쓸어넘겼다. 이어 조 전 청장은 "검찰은 나를 '(앞에서는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면서) 뒤꽁무니로는 매관매직하는 겉다르고 속다른 놈'으로 만들었다"라며 "검찰은 나를 '검찰의 공적 1호'라고 하는데 나는 경찰청장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그동안 성역이었던 검찰의 불법행위를 수사선상에 올려 수사했고, 수사권 조정에 나선 것 말고 검찰과 대립각을 세운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죄도 없는 사람을 126일 동안이나 옥살이를 시키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수사구조가 잘못됐기 때문이다"라며 "적어도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권, 기소권 분리를 얘기하면 자꾸 검찰과 경찰이 밥그릇 싸움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밥그룻 싸움이 아니다"라며 "국민 인권을 위해서 어떤 수사제도를 운영하는 게 좋은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 전 청장은 '수사검사들의 태도가 어땠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밖에서 하지 않기로 했다"라면서도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만했다는 것만 이야기하겠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재판부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들을 대부분 배척했다는 점에서 1심 판결은 '검찰의 완벽한 패배'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조현오 뇌물수수 사건' 수사는 그동안 지적되어온 검찰수사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동력을 상실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환기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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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시간 30분간 진행된 조현오 전 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검찰 주장은 증인 신문과정에서 다 깨져 나갔다"

 인사청탁 명목의 뇌물수수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인사청탁 명목의 뇌물수수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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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7일 뇌물수수 사건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당시 심정이 어땠나?
"검찰수사가 시작됐을 때 참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재판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저 나름대로는 재판 진행과정에서 검찰 기소내용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판단이 어떻게 날지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웠다. 다행히 진실을 제대로 밝혀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무죄를 판단해준 재판부에 무한한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 처음부터 '무죄 판결'을 확신했나?
"제가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정상적으로 판단된다면 당연히 무죄일 걸로 생각했다.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사건 때 저는 진실을 얘기했고, 임경묵 등 다른 관련자들은 위증했는데도 이런 사람들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이번 재판 결과도 어떻게 나올지 많이 불안했다. 검사가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사건은 정치적 사건이라고 말했는데 이번 사건은 단순 뇌물사건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많이 기대했다.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주었다."

- 어떤 점에서 '무죄 판결'을 확신했나?
"검찰은 나와 정진용(부산지역 사업가) 사이에 그렇게 돈을 받을 만한 신뢰관계가 있었다고 봤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와 정진용이 호형호제하는 사이였고, 관사로 불러 술까지 마셨다고 본 것이다. 제주도 더호텔 사건도 내가 정진용의 청탁을 받고 경찰관을 내려보냈다는 얼토당토않는 내용을 주장했다. 그런 검찰의 주장들이 증인 신문과정에서 다 깨져 나갔다."

- 검찰이 뇌물수수로 기소했던 사건으로 돌아가보자. 이 사건을 알게 된 때는 언제인가?
"작년 5월이다. 정진용이 검찰에 체포되기 바로 직전에 제가 아는 사람으로부터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라고 통보했을 때 심정은 어땠나?
"제가 공직생활하면서 나름 청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억울하고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제가 경찰개혁을 추진하고 수사권 독립을 소리 높여 주장했던 것도 어느 누구보다 주변을 잘 관리해왔다고 확신해서였다. 그런데 매관매직을 일삼은 부패공직자로 간주돼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에까지 서게 돼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조현오의 두 얼굴' 쓴 <조선>, 무죄 판결 보도하지 않아"

- 특히 전직 경찰 총수여서 심리적으로 더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부담이라기보다 방금 얘기한 것처럼 정말 황당하고 억울했다. 누구보다 깨끗하게 공직생활해온 내가 검찰에서 조사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참담했다. <조선일보>에서는 '두 얼굴을 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 이런 식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제가 돈받았다는 사실은 엄청 크게 보도했지만 내가 무죄받은 것은 보도하지 않았다. 언론행태가 그러면 안 된다. 진실을 보도해야지, 진신을 보도하지 않은 언론사는 존재 가치가 없다.

<조선일보>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아직도 돈을 받은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아직도 내가 무죄받은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것은 아는데 무죄받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

-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정진용씨와는 어떤 사이인가?
"내가 항소심을 앞두고 있어서 되도록 재판과 관련해서는 얘기를 안하려고 하는데…. 내가 부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2008년 2월 27일 정진용이 경찰행정발전위원으로 위촉됐더라. 그 위촉식 때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 저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

정확하게 기억나는 정진용과의 만남은 딱 두 번밖에 없다. 부산지방경찰청 인근 한정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것은 분명하게 기억난다. 그때 철강을 파는 건실한 기업인이라고 보고받았다. 정진용은 단 둘만의 식사를 서너 차례 했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또 하나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은 2011년 초 경찰청장 관사를 방문했을 때다. 그런데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때 집무실에 왔다 간 것은 법정에서 인정했다.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 수행비서가 정진용이 왔다갔다고 해서 인정하게 된 것이다."

- 정진용씨나 검찰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주장한다.
"호형호제했다는 것과 관련해 법정에서 내가 얘기했고, 정진용에게도 직접 물어봤다. '정말 나랑 호형호제했다고 하는데 그게 맞는 얘기냐, 나는 그렇게 하기로 한 적이 전혀 없다, 정진용이 술을 마셔서 기분이 업(up)돼서 나한테 형님이라고 한 적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랑 정진용이랑 호형호제한 기억은 없다, 정진용이 청장님이라고 불렀던 기억밖에 없다'고 말이다. 정진용도 법정에서 자기 입으로 내 이야기가 맞다고 했다.

그런데 신삼길(전 삼화저축은행 회장) 운전기사가 정진용이 청장 관사를 방문했을 데 나한테 형님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정진용이 '형님 저 왔습니다'라고 한 것을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정황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정진용이 업돼서 그런 말을 했을 수는 있지만…."

-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총 4-5차례 서울지방경찰청장 집무실이나 경찰청장 관사 등에서 만났고, 정진용씨에게 경찰행정발전 유공 감사장을 수여했을 정도라면 좀 가까운 사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정진용 본인은 나랑 되게 가깝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내가 정진용을 만난 횟수에 비해 다른 사람들보다 낯설지 않았던 것은 가끔씩 전화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있을 때도 전화를 몇 번 받았다. 술자리 같은 시끌벅적한 데서 전화를 건 뒤에 '청장님 저 경발위(경찰행정발전위원회) 정진용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청장님 편입니다, 다 청장님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청장님 도와 드릴 테니 격려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전화했다.

그래서 나중에 정진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니 평도 좋아서 '아 괜찮은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경발위에서 정진용보다 더 자주 만나는 사람들도 그렇게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데 정진용이 그렇게 전화를 해오니까 머리에 확실하게 각인됐다. 내가 감사장을 준 사람 수가 2500명이 넘는다. 경발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은 이미 감사장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정진용이 특별히 살갑게 전화도 걸어오고 하니까 내가 감사장 하나를 챙겨준 거다."

"우리는 돈을 주고받을 만한 관계가 아니었다"

- 그런데 정진용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을 때는 이미 경발위원에서 해촉된 상태였다.
"나는 몰랐다. 법정에서도 이것이 논란이 됐는데 2009년에 경발위원에서 해촉됐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잘 안만났던 사이니까 해촉된지도 몰랐다."

- 경찰에서는 행발위원, 검찰에서는 범방위원이 있는데 이들이 경찰 간부나 검사들과의 관계를 부풀려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없지 않다. 하지만 부산 경발위원들은 상당히 괜찮았다. 단순한 경제인이 아니라 부산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들이었다. 강희락 청장 때 부산 경발위원을 인선했는데 멤버들이 아주 좋았다. 범방위원들과도 겹쳤다. 잘 안나오는 사람은 정리하고 새로 영입하곤 했는데 정진용은 그때 들어온 것 같다."

- 정말 정진용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면 왜 정씨가 검찰에서 이러한 내용을 진술했다고 생각하나?
"판결문에 다 나와 있는데, 그 판결문에도 그 이유가 극히 일부만 나와 있다. 우리 변호사 주장을 들어보면 그것(횡령 혐의)보다 훨씬 큰 것을 가지고 검찰이 정진용을 협박하고 회유했다. 판결문에도 적시돼 있지만 장기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궁박한 상황에서 뇌물건을 허위로 진술한 것이다."

- 정진용씨는 지난 2015년 5월 9일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됐지만 1-3회까지의 피의자 신문까지는 뇌물공여건을 진술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돈을 준 적이 없으니까 당연한 거다. 설사 자기가 돈을 줬더라도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데 그것을 진술하겠나. 우리는 돈을 주고받을 만한 관계가 아니었다. 제가 할 얘기가 많다. 항소심이 끝나면 아주 구체적으로 얘기할 계획이다."

- 정진용씨가 뇌물공여건을 진술하기 시작한 시기는 횡령,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부인과 내연녀 등이 강도 높은 검찰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직후였다.
"우리 변호사가 법정에서 그렇게 주장했고, 재판부도 그것을 받아들여서 판결문에 반영했다."

- 결국 1심 재판부의 판단처럼 "자신과 가족들의 횡령 혐의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뇌물사건을 허위로 진술했다고 보는가?
"우리 변호사도 계속 그렇게 주장했고, 1심 판사도 그것을 받아들였다."

"처음부터 '조현오'를 노린 표적수사였다"

 인사청탁 명목의 뇌물수수 혐의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표적수사였다.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분명하다.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차례 기각됐다. 수사하는 사람들은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되면 그 수사는 끝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검찰은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됐는데도 부산지검 특수부 모든 수사인력을 동원해서 나를 팠다. 저와 가족, 주변 친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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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처음부터 조현오 전 청장을 노리고 관련진술을 받아냈다고 보는가? 아니면 정진용씨가 살기 위해 조현오 전 청장을 끌여들였다고 보나?
"사실 송영조 조합장(부산 금정농협)을 취재하면 제가 이것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모든 수사의 초점은 처음부터 조현오에 맞춰져 있었다. 판결문을 보면 정진용이 40억 원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돼 있다. 40억 원도 재판부가 인정한 액수다. 그 40억 원 횡령만 해도 정진용은 장기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라. 정진용이 나한테 3000만 원 준 것과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사람이 40억 원을 횡령한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크게 처벌받겠나? 그런데도 검찰은 조현오에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정진용이 긴급체포됐을 때 그 사유가 횡령이었다. 하지만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에는 횡령액수가 대폭 줄었고(1억여 원), 조현오 뇌물공여 부분만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 검찰이 처음부터 조현오 전 청장을 노렸다고 보나?
"표적수사였다.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분명하다.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차례 기각됐다. 수사하는 사람들은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되면 그 수사는 끝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검찰은 정진용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이나 기각됐는데도 부산지검 특수부 모든 수사인력을 동원해서 나를 팠다. 저와 가족, 주변 친구들을…."

- 정진용씨는 신삼길 전 회장의 여비서 계좌에 3000만 원을 송금한 뒤 거기에서 3000만 원을 인출해 2011년 8월 19일 조현오 전 총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진용씨가 송금한 3000만원은 2011년 8월 30일까지도 인출되지 않았다.
"정진용이 신삼길 여비서 계좌를 빌려서 거기에 돈을 송금한 뒤 그 돈을 찾아서 나에게 갖다 줬다고 하는데 그 돈이 안 빠져나갔다. 그런데 신삼길은 여비서를 시켜서 자기 사무실 금고에 있는 돈을 종이봉투에 넣은 뒤 쇼핑봉투에 담아서 운전기사를 통해서 아미가 호텔에 있던 정진용에게 줬다고 했다. 하지만 신삼길 운전기사는 법정에서 자기는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 이 사건 주요 인물들의 진술이 그렇게 크게 엇갈렸는데.
"조폭인 이승우는 '정진용과 내가 식사를 하고 있는데 신삼길 운전기사가 그 돈을 가져왔고, 정진용이 그것을 받아서 조현오 전 청장에게 줬다'고 했다. 그런데 정진용은 자기가 돈을 인출해서 내게 줬다고 했다. 이렇게 네 사람(정진용-신삼길-이승우-운전기사) 이야기가 다 다르다."

- 그렇게 되면 검찰의 공소사실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그러니까 무죄받았지 않나. 심지어 가방 부분도 웃긴다. 정진용은 돈을 인출해 손가방에 넣어서 나한테 갖다 줬다고 했다. 그런데 잠자는 시간 이외에 정진용과 항상 붙어다닌다는 이승우는 법정에서 '정진용이 손가방을 들고 다니냐?'는 질문을 받고 '정진용은 손가방 안들고 다닌다, 카드와 돈만 넣는 머니클립 반지갑만 갖고 다닌다'고 답변했다. 정진용은 손가방에 돈을 넣어서 내게 갖다 줬다는데 이승우는 '정진용은 가방 같은 것 들고 다니는 거 싫어하는 성격이다'고 했다. 이것은 완전히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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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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