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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 인생학교' 개교식 및 제1회 입학식 '꿈틀리 인생학교 개교식 및 제1회 입학식'이 22일 오후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꿈틀리인생학교 강당에서 30명 학생과 학부모 및 정승관 교장, 오연호 이사장, 토마스 리만 덴마크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꿈틀리인생학교는 행복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의 '애프터스콜레'(중학교 졸업생들이 고교 입학 전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1년짜리 기숙 학교)를 모델로 했다. ⓒ 권우성
학생들의 재치있는 가족 소개에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권우성
정승관 교장이 꿈틀리 인생학교 교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 권우성
"꿈틀리 인생학교, 아자! 와아~"

학생들에게 '옆을 볼 자유'를 선사할 꿈틀리 인생학교(이사장 오연호)가 22일 문을 열었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이날 오후 2시 인천 강화군 옛 신성초등학교 부지에서 개교식 및 1회 입학식을 열고, 첫 입학생 30명을 맞았다.

1년 과정의 기숙형 인생설계학교인 꿈틀리 인생학교는 아시아 최초의 덴마크형 에프터스콜레(Efterskole)이다. 학생들은 '국영수'가 아닌 농사짓기, 밥하기, 토론하기, 공부하기, 여행하기 등을 하면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기르게 된다.

덴마크 전역에 자리잡고 있는 에프터스콜레(약 250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친(9학년) 학생들이 인생을 설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들어가는 덴마크 특유의 교육 제도다. 덴마크 중학교 졸업생 약 30%가 고등학교 입학 전에 에프터스콜레를 선택한다.

꿈틀리 인생학교의 첫 입학생들은 남학생 20명, 여학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중학교 졸업생이 17명,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입학한 학생 8명, 비인가학교 출신 학생 2명, 홈스쿨링 학생 3명). 서울, 경기, 충청, 부산, 인천, 대전, 광주, 전남, 경상, 제주 등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은 이날부터 기숙 생활을 시작해, 내년 2월 10일까지 동거동락하게 된다.

경쟁 아닌 더불어 함께, "역사적 도전 시작"

꿈틀리 인생학교의 공동교장은 정승관 전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아래 풀무학교) 교장과 아내 김희옥 전 풀무학교 교사가 맡았다. 풀무학교 졸업생 3명(류하늬, 조은겨레, 유승민)은 학생 10명 당 1명씩 배정돼 담임 선생님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글나눔, 공놀이, 영어, 철학, 과학 등의 교과 선생님이 배정돼 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특별활동 선생님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입학식에는 꿈틀리 인생학교의 주인인 학생 30명과 학부모, 오연호 이사장(<오마이뉴스> 대표기자), 정승관·김희옥 공동교장, 토마스 리만(Thomas Lehmann) 주한 덴마크대사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학생들이 직접 가족들을 소개하고 있다. ⓒ 권우성
1년간 함께 생활하게될 친구들의 가족 소개를 경청하고 있다. ⓒ 권우성
토마스 리만 덴마크 대사가 꿈틀리 인생학교 입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꿈틀리 인생학교 정승관 교장이 학생들의 자기 소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입학생들은 친구들 앞에 서서 각자 자기소개를 하며 설렘과 기대의 마음을 드러냈다. 윤동현군은 "일반 학교를 다니면 대학에 갈 때까지 계속 직진만 하게 될텐데, 이런 기회를 통해 다른 길을 한 번 찾아보고 싶었다"며 "내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여기 함께 있는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게임 때문에 많이 시달렸다"고 말한 이준서군은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이곳에 오게 됐으니, 1년 동안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갈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고 덧붙였다.

개교식 및 입학식에 참석한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응원과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오 이사장은 "여기 모인 꿈틀리 인생학교 제 1회 입학생은 30명 밖에 안 된다. 또래 학생 100만명의 0.00003% 밖에 안 된다"라며 "그러나 여기 모인 학생들은 매우 뜻깊은 질문을 대한민국 학생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가 만든 이 꿈틀리 인생학교는 단순한 또 하나의 학교가 아니다. 사람은 왜 사는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더불어 행복한 인생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나누는 공동체"라며 이 아름다운 도전에, 이 역사적인 도전에 동참한 학생 여러분, 학부모 여러분, 선생님 여러분, 그리고 꿈틀리 주민 여러분께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도 온 마음을 다해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교장도 "(꿈틀리 인생학교에선) 경쟁을 통해 남을 앞서는 원리가 아니라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어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그 힘으로 사회 전체에 힘을 주고 나아가 세계 시민으로 당당히 나설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할 것으로 믿는다"라며 "우리의 시작은 매우 미약하지만, 뒤집어보면 오늘 우리는 이제 막 봄이 움트는 자연의 품에 안긴 작지만 예쁜 학교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만 대사는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 시스템이 한국에서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믿는다"라며 "이곳에서 앞으로 성장할 여러분의 발자취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태그:#꿈틀리, #인생학교,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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